가정의 달에 건강검진을...
매일 아침마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산을 찾지만 가는 세월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신체 부위중 하나 둘 제 기능이 약화되면서 적신호를 보내온다. 2년마다 하는 의료보험 관리공단 검진으로는 원인을 찾지 못해, 정밀진단을 받아야지 하면서 시간만 보낸다. 금전적인 문제에 앞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단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고 성장한다. 군에 입대하기 위한 신체검사를 처음으로 받고, 다음은 직업을 갖기 위해 건강검진을 받는다. 이후에는 매년 직장에서 실시하는 검진을 의무적으로 받는다. 어려운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기 위하여 그리고 직장을 계속 다니기 위해서, 건강상 문제가 없기를 빌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걱정을 하게 된다.
이제는 현직에서 은퇴하여 의료보험관리공단에서 2년마다 실시하는 검진이 전부다. 그 외는 상황에 따라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으면 대부분 노환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며칠 후에 결과가 나오는 검사를 받으면 그동안 늘 불안하다. 그것은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습관 때문인 것 같다. 검사하는 종류가 치유가 힘든 중병 일수록 그 정도는 깊어진다.
그중에서 지금도 제일 걱정을 많이 했던 기억이 가끔 떠오른다. 10여 년 전 중추절 전에 다소 이상한 증세가 나타나, 대학병원에 있는 지인에게 이야기 했더니 검사를 받자고 한다.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날 대학병원에서 위와 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 장 내시경에서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고 적출된 부위를 임상병리실에 가져다주라는 것으로 끝이 난다.
다음날 명절을 보내기 위하여 고향으로 낙향한다. 누구한테 검사과정을 이야기 할 수도 없고, 혼자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상상의 나래만 편다. 며칠을 그렇게 보내니, 결과는 좋았지만 체중이 많이 빠진다. 그 후부터는 검사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졌다. 병은 널리 알리라는 우리의 속담도 있지만, 진단결과가 고치기 힘든 병이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이 크다.
매년 맞이하는 가정의 달에 올해는 딸이 색다른 선물을 주어 감동을 준다. 이제는 종합건강검진을 받을 나이가 되었다고, 엄마와 같이 예약을 했으니 받으라 한다. 딸의 성화에 못 이겨 종합건강 검진센터로 가는 발길이 가볍다. 기본검사에 지금까지 전혀 받아보지 않던 초음파 검사 중 경동맥 과 갑상선검사를 하고, C.T 촬영으로 뇌와 요추 검사를 받았다.
매스컴으로 보던 둥근 통속에 사람이 들어가면 얼마나 답답할까? 폐쇄공포증이라도 느끼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하나의 기우였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만60세 이상은 전 검사료에서 20%를 할인해주고 있다. 사고로 인해 한번 병원에 입원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큰 병 없이 건강하게 살아왔다. 지금까지 건강한 삶을 누리게 한 주님과 부모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자신이 태어난 해로 다시 돌아온다는 전통적인 육십 간지를 넘기다 보니, 한 번쯤은 자신의 몸을 체크해봐야 될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부모의 마음을 읽었는지, 박봉에도 불구하고 진단비용을 마련한 딸의 효심에 감사하다. 이러한 효행에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보통사람인 자신에게 또한 만족한다. 검사가 끝났으니 담담한 마음으로 그 결과를 기다려야겠다.
2011. 5월 건강검진을 받고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