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서울 외곽지역 산행

호명산-가평,청평역,정상,기차봉,호명호수,상천역

leepuco 2012. 4. 28. 22:28

  4년 전 초등학교 친구들에 이어 먼저 산을 다니게 시작한 아내의 권유로 마지못해 따라 나섰던 산행이 이제는 익숙해졌다. 그동안 100대명산, 백두대간, 가평53산 등 여러 산을 찾기 위해 배낭을 맨날이 220일나 된다. 그동안 산을 좋아하는 산객들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받기만 했던 도움을 산에 가까이 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줄 때가 된 듯싶다. 우선 초등학교 동창들에게 주고자 산악모임을 주선한다.

 

 

 

 

 

  솔뫼 성지로 많이 알려진 송산(松山=솔뫼)리에 소재한 초등학교(우강 33)이름을 따서 솔뫼 산악회라 한다. 첫 정기산행을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는 가평 53산 중의 하나인 호명산(虎鳴山, 632.4m)으로 간다. 첫 산행에 참여하는 동창 7명이 상봉역에서 만난다. 출발(9:40)한 전철 안 모습은 찐 계란을 이마에 깨어 먹으며 졍겨운 이야기를 나누던 기차와는 다르다.

 

 

 

 

 

  춘천 가는 길에 있는 산들을 가려고 많이 탔던 경춘선 기차안의 모습이 이제는 추억이 되어 그립다. 얼마 전 까지 있던 기차 청평역에 비교하여 월등하게 잘 지어진 전철 청평역(10:27) 2번 출구(호명산 방향)로 나온다. 전 역사에서 유원지를 돌아 20여분 걸리던 날머리가 더 가까워졌다. 올라야 할 정상을 바라보며 등산로 입구 표시판(10:33)이 지시하는 방향 따라 건너야 할 조중천 앞(10:37)에 도착한다.

 

 

 

 

최근에 많이 내린 비로 인하여 조중천 물은 많이 불어나, 물살마저 빠르다. 징검다리(10:39) 옆은 물이 찰랑찰랑 거리고, 다리 중 하나가 옆으로 비껴져 있어 아슬아슬하다. 하마터면 500m 후방에 있는 철교로 돌아갈 뻔 했다. 응달져 음산하기만 하던 들머리(10:40)도 이제는 밝은 모습으로 바뀌었다. 역사가 이전하면서 등산로 안내도(10:41)도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하고, 등산로도 알기 쉽게 설치돼 있다.

 

 

 

 

  오늘은 1코스인 청평댐전망대정상기차봉호명호수큰골능선상천역으로 간다. 들머리에서 간단한 준비운동을 하는데, 오랜만에 하는 구령이 어색하다. 물이 흐르는 작은 골짜기(10:48)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4년 전에 아내와 함께 왔던 기억이 오래도록 남아 첫 산행지로 택했다. 처음부터 깔딱(10:52)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보니 미안하다. 첫 이정표(10:56)에서 보는 거리 표시가 만만치 않다.

 

 

 

 

 

  거북이 약수터(10:56)를 지날 때는 몰랐는데, 산행 후반에 물이 부족하여 고생들 했다. 이산은 코스 중에 여기 외에는 식수를 보충할 곳이 없다. 충분히 물을 준비하라는 사전 공지를 못한 것이 후기 글을 쓰면서 아쉬웠던 점이다. 약수터 옆에 주민들을 위한 체력단련 체육시설(10:57)이 좀 이용하고 가라 한다. 나무 봉 계단(11:07) 옆으로 새롭게 단장한 이정표가 이색적으로 제작돼 시선을 끈다.

 

 

 

 

  며칠 전만 해도 만개한 꽃나무가 꽃비를 뿌려주더니, 3~4일 사이에 신록의 세상으로 바뀌었다. 싱그러움이 가득한 신록의 오솔길(11:11)에서 움츠렸던 가슴을 편다. 전망대(11:27)에서 보는 청평 땜과 신청평대교의 풍경(11:28)이 오늘따라 시야가 좋아 한 폭의 그림이다. 전망대 옆 쉼터의 편안한 의자에 앉아 행동식을 하며 쉬어간다. 상림의 초콜릿 경자가 배낭을 가볍게 하자는 오이와 사과가 꿀맛이다.

 

 

 

 

 

  정상을 앞두고 대성사에서 올라오는 2코스 갈림길(12:19)이 나올 정도로 코스는 간단하다. 정상까지의 거리는 짧은 대신 가파른 경사가 어렵게 한다. 힘들어 하면서도 부드러운 흙산이어서 다행이라는 말에 위안을 얻는다. 산행대장 하기가 얼마나 힘든 가를 이제서 처음 해보니 알겠다. 전에 있던 표시석(‘08.6.7 산행시)보다는 월등하게 좋아진 표시석(12:18)을 만져본다. 모두가 무사히 정상까지 도착한다.

 

 

 

 

 

 

  정상에서 후미 팀이 올 때까지 25여분 기다려 각기 인증 샷(12:19~12:45)을 완료한다. 기다리는 동안 정상 주변을 돌아보면서 주위를 조망해 본다. 오늘은 비온 뒤 개였을 때 조망과 같이 아주 깨끗하게 보인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오늘의 최종 목적지 호명호수(12:20)의 푸른 물빛까지 보인다. 북한강 반대편은 경춘 국도(12:21)와 주변의 많은 건물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주변의 야생화들은 아직은 이르다.

 

 

 

 

  정상에서 식사하기에는 햇볕이 강해 능선을 따라 호수 방향으로 가면서 자리를 잡는다. 잠시 내려가다 우측 아래에 있는 넓은 공터(12:50)에서 점심을 한다. 영춘의 족발과 막걸리, 영숙의 과실주, 미영의 새우튀김, 재옥의 유부초밥 등 천상의 뷔페(12:50~14:05). 습관성 컵라면을 꺼냈더니, 도시락을 추가로 준비했다고 그걸 먹으라 한다. 산에 다니고 나서 처음으로 동료가 싸온 식사를 하니, 대장도 할 만하다.

 

 

 

 

  식사를 마치고 호명호수로 가는 능선 양옆에 만개한 진달래꽃(14:28)이 솔뫼 산악회 첫 산행을 축하해준다. 봄바람에 흔들리는 가느다란 가지 위에 핀 연분홍 꽃을 보면 철쭉과는 달리 가련함에 연민의 정을 느낀다. 그래서 옛 선인들이 진달래꽃을 많이 노래한 듯하다. 전에 없던 나무 데크(14:35)를 지나 기차봉(619m, 14:41)쉼터에 도착한다. 유일한 암릉에는 로프(14:57)가 설치돼 있어 안전을 유도한다.

 

 

 

 

  지난번 산행 시 능선 따라 곧장 갔다가 알바를 했던 경험이 있어 메모까지 해서 잘 보고 있는데, 오른쪽으로 로프가 설치돼 안전하게 유도(15:11)한다. 3코스인 범우리(3.9km)에서 올라오는 갈림길 안부 삼거리 장자터 고개(15:32)에 도착한다. 호명호수로 진입하는 철조망 문을 통과해 마지막 오르막에서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한다. 기다렸던 하이라이트 호명호수를 보는 전망 포인트(15:44)에서 감탄한다.

 

 

 

 

  감탄을 많이 하면 젊어진다 해서 유도하려 했는데, 모두가 먼저 탄성을 자아낸다. 심야 전력을 이용하여 북한강 물을 끌어올리고, 전력 소비가 많은 낮에 전력을 생산하는 인공호수가 이제는 관광지가 되어 즐겁게 한다. 봄의 전령사(15:54)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산중이다 보니 늦게 만발했다. 피로한데도 산책로를 따라 호수 주변을 걷자고 해서, 팔각정(홍보관, 16:04)올라가는 계단과 위령탑(16:07)을 지난다.

 

 

 

 

 

  관리 사무실 앞 버스정류장(16:09)에는 12회 운영되고 있는 버스 시간표가 있다. 때 맞춰 5분 뒤에 청평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는 군내버스가 있다. 너무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기에 버스 타고 내려가자는 의사를 타진하니 동의를 하지 않는다. 호수에는 하늘을 나는 거북이 아래 또 하나의 거북이(16:10)가 물위에서 좌우로 움직이며 인사를 보낸다. 옆에는 대형 백조 한 쌍(16:10)이 정겹게 마주하고 있다.

 

 

 

 

 

  호명호 표시석(16:21)을 마지막으로 보고, 본격 하산을 시작한다. 전에 있던 직원 사택은 없어지고 공터로 남아 있다. 하산 길 큰골 능선 전에 신설된 가평 올레길 이정표도 상천역을 표시하고 있어 망설인다. 그 위쪽에 있는 이정표(16:26)따라 상천역(북쪽능선)방향으로 하산한다. 로프가 길게 이어진 급경사(16:32)길이 당분간 이어진다. 험하지 않은 능선만 가면 되니 안심은 되나, 지쳐 있어 거북이 걸음이다.

 

 

 

 

  자기네 음식점으로 오라는 우회로가 정식 코스처럼 유혹하는 현수막을 뿌리치고 곧장 능선(17:34)으로 가니 날머리이다. 지하차도 철길 건너니, 매표도 않던 간이역은 최신형 대형 건물로 변신했다. 새로운 전철역 아래 가장 크고 멋진 식당 함지박에서 뒤풀이(18:00)를 한다. 후덕하신 사장님과 맛깔스런 음식 맛이 첫 산행 완주의 흥을 돋아준다. 어둠이 내려온 상천역(19:22)을 떠나 귀가 길에 오른다.

 

  날머리를 출발(10:40)해 뒤풀이에 도착(18:00)하니, 7시간20분 소요되었다. 등산로 안내도에 나와 있는 1코스는 5시간이면 충분하다. 2시간20분이나 초과된 완전 사부작 산행인데도 기분은 좋다. 앞으로 매달 사수(네번째 수요일)에 정기산행을 하기로 한다.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건강하게 지내는데, 작은 역할이라도 했으면 한다. 한 달에 한번이 두 번이 되고 나아가 매주가 될 때까지, 내 건강이 허락하는 한, 1명의 친구가 나와도 산행은 계속한다.

 

 

 

 

                                                  ‘12. 4. 27() 호명산 산행을 마치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