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테마 산행

북한산 둘레길 15~13구간일부 – 회룡역에서 송추유원지까지

leepuco 2013. 1. 27. 19:22

 

  지난해 혹서기에 시작한 북한산 둘레길 산행을 이번 혹한기에도 이어서 시작한다. 추운 날씨에 무리한 산행을 하면 건강을 해칠 수가 있어 가벼운 둘레길을 택했는데, 이러한 배려가 무색하게 비가 내린다. 엊그제가 대한이었는데, 비가 오다니 이상기후이다. 집 나서기 전에 오늘의 코스를 예습하기 위해 작년에 다녀온 후기 글을 블로그에서 본다. 우연히 작년과 같은 시기에 이틀(1.21)차이가 난다.

 

 

 

 

 

 

 

  15구간 안골 코스{4.7km로 난이도는 중()}에서 시작한다. 오늘 구간은 사패산을 가운데 두고 주위를 맴도는 길이다. 1호선 회룡역에서 10시에 5총사 중 1명이 빠진 4이 함께한다. 회룡 탐방지원센터에서 회룡역(10:07)으로 오기는 몇 번 했지만, 반대로 탐방지원센터를 찾아가려고 하니 약간의 알바를 한다. 이슬비가 내려 우산을 받쳐 들고 가니, 겨울속의 비가 그런대로 운치 있다.

 

 

 

 

 

 

 

 

  회룡 탐방지원센터(10:30)에서 계곡을 가운데 두고 이정표(10:31)가 말해주듯 왼쪽은 둘레길 도봉동 방향과 회룡사를 경유해 도봉산 또는 사패산을 연결하는 능선길이고, 오른쪽은 가야 될 둘레길 안골 길이다. 이제는 둘레길 곳곳에 설치해 놓은 구간표시 대문(10:33)이 볼 때마다 반갑고 정겹기만 하다. 데크 계단을 올라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자니, 주위는 잔설이 남아 있고 길은 녹아 미끄럽다.

 

 

 

 

 

 

 

  순환 자동차 전용도로 밑 굴다리(10:48)를 통과하여 호암사 입구(10:49)를 지난다. 회룡역에서 내려 이곳 굴다리 전 에서, 호암사를 경유해 사패산에 올랐던 기억이 떠오른다. 순환도로와 한동안 병행하여 걷다보니 자동차들의 질주로 인한 소음이 계속 따라온다. 직동공원에 입구(11:11)에 들어서면, 공원 자체에서 방송하는 음악 소리가 감미롭다. 공원 한가운데를 둘레길이 통과한다.

 

 

 

 

 

 

 

  1년 전, 평상에 앉아 혼자 식사하던 쉼터(11:11)를 지나자니, 시선이 그곳에 잠시 머문다. 의정부 시민들이 자주 찾는 시민공원이지만, 동절기에 비까지 내리니 놀러온 어린이나 가족들을 볼 수가 없다. 공원 산책로를 따라 숲길을 걷다보니, 흙길이 질퍽거려 등산화에 붙어 걷기가 불편하다. 공원이 끝나가는 축구장 옆에 포토 존(11:22)이 있다. 어느 예술가의 작품으로 보이는 돌문(11:23)인데 설명이 없다.

 

 

 

 

 

 

 

  차가운 이슬비를 맞으며 푸른 인조 잔디구장(11:26)에서 축구하는 젊은이들이 부럽기만 하다. 축구장을 끝으로 공원을 벗어나, 왼쪽 방향으로 턴하면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축구장 입구 지붕이 있는 쉼터에서 행동식을 하며 쉬어간다. 군 시설 벙커들(11:52)이 즐비한 언덕을 오르는데, 응달이 되어 눈이 그대로 있어 상당히 미끄럽다. 사패산 가는 능선 따라 가다가 안내 표시(12:00)를 보며 우측으로 간다.

 

 

 

 

 

 

 

  불로약수터와 체육시설(12:01)이 있는 공간부터는 내리막 눈길로 아이젠을 착용한다. 물이 흐르고 있던 안골 계곡(12:14)은 흰 눈으로 덮여 구분하기 힘들 정도이다. 아스팔트 포장이 된 도로를 한참 오르면 우측으로 14구간 산너머 길 코스{2.3km로 난이도는 상()}가 기다리고 있다. 거리는 짧으나 사패산 정상과 비슷한 높이까지 올라야 하는 힘든 구간이다. 도로로 직진하면 사패산 정상으로 간다.

 

 

 

 

 

 

 

  산너머 길 대문(12:28)을 통과하여 경사가 심한 오르막을 오르는 구간이다. 오늘 걷는 구간은 물론 전 코스를 보더라도 제일 힘든 구간이라 생각한다. 능선에는 데크 계단(12:36)과 흙길 그리고 바위들이 번갈아 있지만, 주로 데크 계단이 많아 힘들다. 잠시 주춤하던 이슬비가 고도를 높여서일까 싸락눈(12:51)으로 변한다. 힘든 구간인데 한손에 우산을 들어, 스틱은 펼치지 못하고 걷는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전망대(13:05)에서 멋진 조망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눈이 내리니 한치 앞도 안 보인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사패산 정상과 암릉의 모습도 볼 수가 없어 아쉽다. 대부분 각 구간마다 하나씩 있는 포토 존(13:06)에서 인증 샷을 남긴다. 눈 덮인 조망사진(13:07)을 닦은 후, 아쉬움을 사진으로 대신한다. 아무도 찾지 않는 전망대에서 나무위에 우산을 걸치고 점심(13:10~13:50)을 한다.

 

 

 

 

 

 

 

   전망대 옆 올려놓은 듯한 바위(13:50)를 카메라에 담고, 식사 후 산행을 시작한다. 사패산 정상으로 오르는 능선에서 오른쪽 계곡(14:01)으로 내려간다. 계곡은 고도가 높아서인지 내린 눈이 그대로 있고, 싸락눈마저 계속 내려 설국(14:02)으로 변한다. 등산로 발자국마저 눈으로 덮여, 길이 보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까지 할 정도이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그대로 보고 갈 친구들이 아니다.

 

 

 

 

 

 

 

  많이 보아온, 눈 위에서 펼쳐지는 영화나 드라마의 명장면을 흉내라도 내보고 싶지만 그러하기엔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시대에 있었던 추억의 장면들을 연출하며 사진에 담는다. 이정표(14:12)를 보니 원각사 입구가 많이 남아 있어 하산을 서두른다. 작은 계곡을 넘는 사패교(14:28)를 지나 오늘의 목표지점인 원각사 입구이다. 13구간 송추마을 코스{5.3km로 난이도는 하()}가 시작된다.

 

 

 

 

 

 

 

  일찍 산행이 종료되어 아쉽다고 송추유원지까지 2.0km를 더 가자고 의견일치를 이룬다. 송추마을길 대문(14:48)을 벗어나 왼쪽은 원각사 오르는 길, 왕복 30여분정도 소요되기에 포기한다. 오른쪽 도로 따라 내려오면 국립공원 북한산 사패산 입구(15:00)에 이어서 원각사 입구 표시석(15:05)이 나온다. 버스를 타기위해서는 표시석 오른쪽의 굴다리를 통과해야 하지만, 연장하여 더 가야하기에 직진한다.

 

 

 

 

 

 

 

  작년에는 군부대 정문(15:10)에서 큰 도로로 나가, 인도 따라 차량매연을 맡으며 지루하게 걸었던 기억이 난다. 1년이 지난 오늘은 정문 옆으로 새로운 둘레길이 만들어져 있으니, 관계자들의 수고에 감사하며 간다. 부대 철조망 담(15:18)에는 미관을 위해 구간마다 홍보 사진을 걸어 두었다. 난이도가 하()이듯 평탄한 길이 계속되니, 연장된 이정표(15:20)따라 가더라도 큰 부담이 없어 다행이다.

 

 

 

 

 

 

 

  2km 연장된 송추유원지 입구 고가도로 밑(15:24)에서 산행을 종료하고, 버스 타려고 정류장으로 나간다. 작년에는 둘레길 따라 그냥 통과했고, 4년 전 오봉과 여성봉을 가려고 이곳에 왔을 때의 정류장 주위 풍경과는 전혀 다르다. 허름해진 중국집 건물(15:37)이 새롭게 지어졌고, 대형마트, 북경오리 대형음식점 등이 즐비하다. 추억의 맛 집을 찾아 의정부행 버스를 타고 부대찌개 거리(16:10)에 도착한다.

 

 

 

 

 

 

 

  젊은 시절에 몇 번 승용차로 왔기에, 버스로 물어물어 찾아온다. 정류장 이름도 명물찌게로 명명하여 관광거리로 육성하는 듯하다. 길가는 사람에게 맛있는 집을 소개해 달라 했더니, 50년 전통의 오뎅식당(16:11)을 알려준다. 내부에 들어갔더니, 옛날에 아내와 함께 왔던 그 집이다. 앉아마자 나온 찌개(16:22, 8,000)맛은 옛날만큼 맛이 없으니, 입맛도 많이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의정부역(17:10)이 걸어서 올 정도로 가깝다. 설경 속에서 함께 보낸 친구들 즐거웠습니다.

 

 

                                           2013. 1. 23(). 북한산 둘레길 산행 하고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