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국내여행

석가탄신일 즈음하여 순천 선암사를 ...

leepuco 2013. 5. 20. 10:22

   석가 탄신일 연휴를 맞아 멀리 순천에 있는 천년고찰 선암사(仙巖寺)를 찾는다. 2년 전 한 겨울에 조계산 산행을 무박으로 떠나, 어두운 새벽 선암사를 들머리로 하여 조계산 정상에 올랐다가 송광사로 하산했었다. 송광사와 더불어 순천이 자랑하는 두 사찰인데, 전자는 두 번씩이나 돌아보았는데, 후자는 거쳐만 가 안타까웠다. 오늘 아내와 함께 조용한 산사를 여행 온 일행들과 어울려 새벽에 거닐어 본다.

 

 

 

 

  조계산 도립공원 안내도가 말하듯, 두 사찰을 있는 등산로가 있어 많은 산객들이 찾는다. 또한 식사준비 없이 가볍게 갈 수 있는 트레킹코스는 옛날 스님들은 걸어 다녔다고 한다. 선암사 안내도를 보면서 조계산 선암사의 유래도 알아본다. 백제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창건했다는 설과 신라 말 도선 국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있고, 창건된 년도는 확실한 문헌기록이 없다. 매표소 입장료는 성인기준 2,000원이다.

 

 

 

 

  입구 왼쪽의 울창한 계곡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가 고요한 산사의 새벽을 연다. 빨리 다가온 여름이라고 하지만, 사찰로 오르는 길에는 두꺼운 겨울옷이 생각 날 정도로 춥다. 몸은 춥더라도 계곡의 신선한 공기가 마음속을 깨끗하게 정화 시켜주는 듯하다. 옛 선암사 표시석이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아래가 절단되어 있다. 오늘 여행자 중에는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출사 온 사진 동호인들도 많이 보인다.

 

 

 

 

  첫 번째 만나는 부도(浮屠)와 부도비(浮屠碑)는 사찰을 위해 헌신한 선승들의 사리를 모신 곳이다. 석탑, 비석, 원형의 모습 등 다양한 부도를 지나자니 마음이 숙연해 진다. 계곡 위로 보이는 승선교는 원래 암반위에 설치하였으나, 세운지 290년이 되자 균열로 떨어져 나가 200311월 대대적인 수리를 했다. 다리를 구성하던 147개 홍예석 중 노후 되어 재사용이 불가한 석재 30개를 전시하고 있다.

 

 

 

 

  무지개 모양을 한 돌다리는 길이 14m, 높이 7m, 너비 3.5m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보물 제400호 선암사 승선교(昇仙橋)라고 한다. 선녀가 내려오는 누각이란 뜻을 지닌 강선루(降仙樓)가 계곡과 어울려 아름답다. 도 기념물 제46호인 삼인당(三印塘)은 긴 알 모양의 연못 안에 섬이 있는 독특한 양식이다. 선암사 사적에 따르면 신라 경문왕 2년 도선국사가 축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인이란 제행무상인(諸行無常印), 제법무아인(諸法無我印), 열반적정인(涅槃寂靜印)의 삼법인을 뜻하는 불교의 중심사상이다. 2년 전에 무박으로 와서 왼쪽 등산로 따라 갔지만, 오늘은 대웅전에 오르기 위해 일주문을 통과한다. 도유형문화재 제96호인 일주문(一柱門)9개의 돌계단을 앞에 두고 있으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시에도 전화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도유형문화재 제41호인 대웅전에 도착한다.

 

 

 

 

  대웅전은 조선시대 정유재란(1597)으로 불에 타 없어져 현종 1(1660)에 새로 지었다. 그 후 영조 42(1766)에 다시 불탄 것을 순조 24(1824)에 지어 오늘에 이른다. 석가모니불을 모신 대웅전은 선암사의 중심 법당이다. 앞마당에는 동서로 삼층석탑(보물 제395) 2가 나란히 서 있다. 어제 석가탄신일 행사가 있어 많은 신도들이 다녀갔을 텐데, 주위는 깨끗하고 홍련 등이 아름답게 걸려 있다.

 

 

 

 

 

  주위에 있는 부속건물들을 돌아보며, 이른 아침 산사의 고즈넉함을 즐겨본다. 건물 사이에는 어제 행사하며 걸어 놓은 각양각색의 연등들이 즐비하다.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며, 염원과 소원을 비는 연등에는 봉헌한 사람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대웅전 앞 중앙에는 현 대통령의 이름도 있다. 문화재자료 제214호인 측간(厠間)1920년 이전에 지은 것으로, 밖에는 뒤깐(: 대변소)이라는 표시가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남자와 여자가 사용하는 칸이 양옆으로 나뉘어져 있다. 재래식 화장실에서는 보기 드문 구성이라고 한다. 경내를 두루 돌아보고 나서는 편백나무 숲 이정표를 보고 찾아 나선다. 표시 따라 가다보니, 지난번 정상인 장군봉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 이정표이다. 오르는 도로는 너덜도 있고 거리도 만만하지 않다. 야외 학습장을 지나, 마지막 이정표를 지나니 짙푸른 숲이 보인다.

 

 

 

 

  숲 아래 여기저기 삼림욕을 할 수 있는 원두막 쉼터가 있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그러한지 찾는 사람이 없어 적막하다. 편백나무측백나무 과로 흔히 노송나무, 일본에서는 히노끼 라고 부른다. 높이는 40m, 지름 2m정도 까지 자라며, 공기 중 유해물질 제거, 항균, 면역기능 증대 효과와 아토피, 알레르기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소나무나 잣나무보다도 월등히 피톤치드를 많이 발산한다.

 

 

 

 

  그러나 오래 머물 수 있는 시간도 안 되고, 새벽이 되어 아무도 없다보니 심호흡만 수차례 하고는 발길을 돌린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강선루를 지나, 버스가 있는 곳으로 온다. 주차장 옆은 상가인데 주로 식당들이 즐비하다. 단체로 매식한 백반(8,000)은 반찬 수도 많고 담백하여 맛이 있었다. 아침 2시간여의 선암사 산책은 고요 속에 싱그러움을 느끼며, 나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2013. 5. 18().    선암사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