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인기명산 100위(한국의 산하)

19. 명지산-가평,익근리,승천사,삼거리,정상,화채바위봉,원점회귀

leepuco 2014. 6. 28. 09:18

  솔뫼 산악회에서 지난달 다녀 온 한라산을 제외한 일반산행으로 최고 높은 산을 간다. 작년 이때쯤 해발 1,000m가 넘는 연인산(1,068m)을 다녀 온 후, 두 번째로 더 높은 명지산(明智山,1,267m)에 도전한다. 장시간 산행이 예상되어 해가 긴 하지를 택했더니, 일찍 찾아온 더위가 심술을 부린다. 며칠째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계속오더니, 오늘은 소나기는 없지만 기온이 30도까지 오른다하여 걱정이다.

 

                               < 오늘의 산행코스 개념도 >

 

                                   < 등산로 안내도 >

 

                       < 10:05, 명지산 입구 주차장과 상가 >

  고정 멤버인 5(봉황님, 샛별님, 산토끼님, 거북이님, 푸코)이 상봉역에서 춘천행(8:16) 전철을 탄다. 새로운 역(신내, 천마산)들이 추가되어 1시간이나 소요되어 가평역에 도착(9:15)한다. 급히 내려가 택시를 타려 했더니, 운 좋게 시내버스가 2(가평버스터미널,남이섬)나 기다린다. 가평 버스터미널에서 용수동행 버스로 환승(9:30), 익근리에서 하차한다. 평일이어 버스는 한산하고 일찍 도착(10:05)한다.

 

          < 10:06, 산행 들머리(익근리 생태계 감시초소) >

 

                              < 10:07, 입구는 포장된 임도 >

 

                                < 10:08, 첫 이정표가 좀... >

   오늘의 산행코스는 중간에 힘들어 포기하는 친구가 있을지도 몰라 원점 회귀하는 계곡코스를 택한다. 명지산 산행들머리이자 생태 탐방 학습원 입구를 지나 산행을 시작한다. 포장된 임도를 따라 오르다 보면 우측의 물레방앗간이 옛 추억들을 떠오르게 한다. 첫 이정표는 정상(명지1)까지의 거리를 6km로 표시하고 있는데, 정상에 있는 두 개의 이정표(정상 사진 밑에)는 모두 제 각각(5.3km, 7.5km)이다.

 

                                 < 10:15, 승천사(昇天寺) 일주문 >

 

                                    < 10:25, 거대한 미륵불 >

 

                                   < 10:37, 울창한 숲길이 >

  가평읍에서 북쪽으로 약20km 지역에 위치한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이 산은 경기도에서 최고봉 화악산(1,468m)에 이어 두 번째 높은 산이다. 수림이 울창하고 산세가 웅장하여 정상에서 보는 조망이 장관을 이룬다. 외롭게 서있는 일주문을 지나니, 대웅전 앞의 거대한 미륵불이 우리 일행들을 반갑게 맞아 준다. 사찰까지 임도는 햇볕을 받아가며 오느라 어려웠지만, 이후부터는 울창한 숲속으로 걷기가 수월하다.

 

                            < 11:09, 명지 폭포 입구(60m 아래) >

 

                                  < 11:15, 명지 폭포의 모습 >

 

< 11:21, 명지 폭포에서 >

  가파르고 미끄러운 계단으로 60m 내려가서 명지폭포를 만난다. 두 번을 찾았는데, 그 때마다 계곡에는 수량이 많아 폭포를 정면에서 볼 수 없었다. 오늘은 가물어서 인지 계곡 반대편으로 쉽게 건너가 폭포의 장관을 본다. 명주(明紬)를 강원, 경기 지역에서는 방언으로 명지라 부른다. 옛날 명주실 한 타래를 모두 풀어도 그 끝이 바닥에 닿지 않았을 정도로 폭포의 길이가 깊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 11:40, 돌로 포장한 임도 >

 

                               < 11:57, 삼거리 갈림길 >

 

                          < 11:58, 가고 싶었던 다리를 건너 >

  시멘트 포장길에 이어 흙길 이제는 돌로 포장된 임도 따라 다양하게 오른다. 5년 전에는 아내와 함께 건너편 상판리(서쪽)에서 올라, 귀목고개명지3명지2정상명지4봉을 거쳐 익근리로 하산했다. 4년 전에는 산악회 따라 오늘 계획된 코스로 원점회귀 하려다, 왼편 등산로(명지2봉 방향)가 밤새 내린 폭우로 통제되어 건너지 못했던 다리다. 당시에는 우측 명지4봉 방향으로 만 오르고 내려왔다.

 

                              < 12:06, 바위 돌로 이뤄진 계곡 >

 

                            < 12:13, 아직도 신록 빛깔의 숲속 >

 

                                   < 12:21, 원시림 같은 숲 >

  이곳 삼거리까지는 완만한 오르막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이제부터 남은 구간이 너덜 길에 경사가 급해 걱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다리부터 정상까지는 처음 가는 길이기에 기대가 되기도 한다. 우측의 명지4봉 방향보다 거리가 다소 짧아 급격한 경사도 예상된다. 계곡에는 바위들이 많아 길 찾기가 만만치 않고, 때로는 신록 빛깔의 아름다운 숲에 이어, 원시림 같이 우거진 숲속도 지난다.

 

                          < 12:25, 명지2봉으로 가는 갈림길 >

 

                                    < 12:30, 이끼 낀 계곡 >

 

                        < 13:03, 나무 봉으로 이루어진 계단 >

  이제 서서히 오르는 속도가 떨어지면서 가다가 쉬기를 자주 반복한다. 왼쪽에 있는 명지2봉으로 가는 갈림길 이정표이다. 울창한 숲은 햇살마저 통과를 시키지 않아 저녁이 된 것 같이 어둡고 계곡에는 이끼 낀 바위들이 많다. 평일이어서 인지, 더워서 인지, 산객을 만나면 반가울 정도로 오늘 만난 등산객은 종일 10여명도 안 된다. 지그재그로 나무 봉으로 만든 계단을 오르며 고도를 올리기 시작한다.

 

                                 < 14:06, 야생화 노루오줌 >

 

                           < 14:21, 나무 봉으로 만든 데크계단 >

 

                          < 14:30, 주능선에 오르니, 정상이 100m >

  화성 태안에서 버스 4대로 와서 다른 일행들은 계곡에서 피서를 하는데, 정상까지 다녀오겠다고 한 여성 5명이 힘차게 오른다. 정상을 가까이 두고 제한된 출발시간 때문에 포기하고 내려가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 4~5년 전에 오를 때는 괜찮았는데, 오늘은 친구들과 재미있게 가는데도 힘들다. 세월이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이름 모를 많은 야생화들의 응원 속에 명지산 주능선에 올라서니, 정상이 코앞이다.

 

                              < 14:32, 이름 모르는 야생화(1) >

 

                           < 14:35, 정상 아래에 있는 이정표 >

 

                                   < 14:36, 정상 표시석 >

  산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야생화들의 이름을 가끔 잘 아는 산우들이 있어 배워보지만, 쉽게 잊고는 사진을 찍으면 일련번호만 붙이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정상 아래에 있는 이정표는 익근리까지 5.3km를 표시하고 있다. 잠시 후 하산 방향에 있는 이정표는 7.5km, 들머리에 있던 이정표는 6.0km로 되어 있으니 셋 중에 어느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모두 무사히 정상을 밟아 기쁨이 두 배다.

 

< 14:42, 정상 표시석과 함께 >

 

                                < 14:42, 정상에서 조망한 계곡 >

 

                    < 14:43, 하산방향에 있는 이정표(익근리:7.5km) >

  명지산은 전국에 백운산이나 청계산처럼 이름이 많은 것도 아닌데, 어느 사람이 표시석에 가평이란 글씨를 써 놓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주변 산 중에서 해발이 높아, 계곡 아래를 내려다보니 하늘을 나는 듯하다. 국망봉, 광덕산, 화악산, 칼봉산 등이 운무로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상을 밟고 나서 식사하려다 보니, 늦은 점심(14:45~15:40)이 된다. 준비한 정상주를 한잔씩 하니, 그 어느 때보다 맛이 있다.

 

                      < 15:50, 명지 4봉 능선으로 하산 시작 >

 

                       < 15:55, 오를 때보다는 편한 능선 길 >

 

                       < 16:11, 화채바위봉(1079, 명지4) >

  식사하면서 시간을 보니, 하산해서 타려했던 1740(종점 출발기준)버스는 맞출 수가 없다. 막차인 20시 버스를 타기로 하고, 여유 있게 하산키로 한다. 명지4봉까지는 능선길이다 보니, 오를 때 경사 급한 길보다는 걷기가 훨씬 편하다. 정상에서 1.0km 내려온 화채바위봉(1079)에 있던 명지4봉이란 표시가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왼쪽 사향봉(1,013m)으로 내려가도 원점회귀 하는 새로운 길이 보인다.

 

                      < 16:35, 대형 평상이 있는 곳의 이정표 >

 

                            < 16:48, 숲속의 나무계단 >

 

                             < 16:53, 너덜 길인 계곡을 지나 >

  봉우리는 위험하다고 오르지 못하게 하여 우측으로 우회하면서 내려간다. 이곳부터는 계곡으로, 삼거리까지는 급경사와 너덜 길을 조심을 해야 된다. 비교적 산세가 험난하지 않고, 명지계곡의 시원스런 물소리를 들으며 산행할 수 있어 많은 산객들이 찾는 명산이나 오늘따라 힘든 것을 보면 한계를 느끼는 듯싶다. 이정표 옆 대형 평상에서 쉬었다가는 많은 나무계단과 바위로 된 계곡을 힘들게 내려간다.

 

                                 < 17:13, 명 지 계 단 >

 

                          < 17:28, 삼거리를 지나 중간 이정표 >

 

                               < 17:37, 족욕을 한 명지계곡 >

  명지계단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는 돌계단만 내려오면, 갈림길 삼거리(17:27)가 멀지 않기에 안도의 한숨을 쉬어본다. 중간 이정표를 지나 여름철이면 피서로도 많이 찾는 명지계곡에 발을 담근다. 차가운 물에 20여분 무릎까지 푹 담그고 났더니, 고생한 발과 무릎의 피로가 풀리면서 몸도 날아갈 듯 가벼워진다. 알탕을 하기에는 시간이 지체될 것 같아 다음으로 미루고 하산을 서두른다.

 

                          < 18:34, 이름 모르는 야생화(2) >

 

                    < 19:12, 날머리 익근리 생태계 감시초소 >

 

                         < 19:15, 명지산 입구 버스 정류장 >

  날머리에 도착하여서는 막차가 20시에 있는 줄 알면서도, 변동사항이 있나하고 정류장부터 가본다. 6시간이면 충분한 산행을 9시간10(10:05~19:15)이나 걸리는 완전 거북이 산행이었다. 날씨가 더운 탓도 있지만, 체력의 한계도 절실하게 느끼면서 왜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린 구체적인 이유는 모르겠다. 아무튼 앞으로는 이 곳 명지산보다 높은 산은 오르기 어렵다는 것을 다 같이 공감한다.

 

                                < 19:17, 뒤풀이 식당 금자네 >

 

< 19:30, 두부김치와 가평 잣 냉면으로 >

 

                     < 9:21, 가평버스터미널 시내버스 시간표 >

  정류장 인근에 있는 식당에서 두부김치와 냉면으로 간단하게 뒤풀이를 끝내고 상경한다. 종점에서 8시에 출발하는 버스가 오지 않아 애를 먹이더니, 825분에 도착한다. 다행스럽게 어둠이 찾아와 손님이 없어 빨리 가평역까지 가서 다행이다. 912분 상봉행 전철을 탔는데, 인천인 거북이님은 집에 잘 도착했는지 궁금하다. 친구들에게 좋은 명산을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은 내 욕심이 그만 친구들만 고생시킨 것 같아 미안하다. 친구들! 수고 많았습니다.

 

 

                                                   2014. 6. 25(). 명지산 산행을 하고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