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 떠난 섬 여행- 인천 삼형제 섬(신도,시도,모도)
손자들에게 여객선 승선과 갯벌 체험을 해주고 싶은 섬 여행 계획이, 오랜만에 실현되어 가까운 인천으로 가족이 함께 떠난다. 여름방학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려 미루어 오다가, 찬바람이 나서 일자를 잡았더니 여름을 내주기 싫은 늦더위가 30도를 오르내리며 맹위를 떨친다. 음악과 산사랑 산악회의 산행도 이번 주 공교롭게 인천 삼형제 섬으로 결정되어, 섬에서 만나는 기쁨을 나누게 되었다.
< 인천 삼형제섬(신도,시도,모도) 위치도 >
< 신도 구봉산(九峰山, 178m) 등산 안내도 >
< 9:18, 공항철도 영종도 운서역 광장 >
삼형제 섬으로도 불리는 신도, 시도, 모도는 1955년 이전까지는 분리된 섬이었는데, 이후 다리가 놓이고 보강되어 현재는 상시 통행이 가능한 세 섬이 되었다. 이동 동선이 장거리에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니, 일찍 서둘러 가까운 5호선 지하철역에서 만나 출발(7:32)한다. 공덕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하여 운서역에 도착(9:15)한다. 307번 버스를 타려고, 대각선 방향 편의점 옆 정류장으로 이동한다.
< 9:44, 삼목 선착장(신도, 장봉도) 매표소 >
< 9:58, 갈매기들과 손자들의 추억 쌓기 >
< 9:59, 하선하기 전, 카페리 선상에서 >
10시10분 카페리를 승선해야 되는데, 유일하게 운행되는 307번 버스가 일찍 오지 않아 택시를 탄다. 선착장까지는 가까워 요금이 5,000원을 넘지 않아, 인원이 많으면 택시가 더 유리하다. 신분증을 제시하고 편도 티켓을 구입(성인 기준: 2,000원)하니, 임시 배편이 있어 일찍 오르게 한다. 갈매기들과 손자들이 새우깡으로 추억 쌓기를 하는 동안, 배는 곧 도착(소요시간: 10분)하니 내릴 준비하라 한다.
< 10:00, 내려야 할 신도 선착장이 눈앞에 >
< 10:04, 환영 아치가 있는 신도 바다역 >
< 10:22, 구봉산 등산로 입구 >
삼형제 섬을 2013년 3월에 산악회 따라 처음 오고, 그 이듬해 7월에 초등학교 동창들과 두 번째, 오늘은 세 번째 이다보니 낯이 익다. 트레킹 코스는 3개의 섬을 들려 마지막 조각공원까지 다녀와, 종점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것으로 약 10km를 걷는다. 손자들이 아직 어리다보니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절반 정도인 수기해변까지로 한다. 선착장에서 내려 등산로 입구까지는 차도 따라 10여분 걸으면 된다.
< 10:30, 구봉산 등산로 이정표 >
< 10:33, 신도1리 마을 가는 갈림길 >
< 10:36, 숲속 임도따라 편안한 길(앞 봉우리 정상) >
구봉산 정상이 있는 첫 번째 섬 신도는 주민들이 순박하고 성실해서 믿을 신(信)자를 붙여 명명되었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들머리 오르막은 풀들을 깍지 않아 걷기가 불편하지만, 얼마 후 능선부터는 임도로 편안한 길이 계속된다. 정상(해발 178m)이 높지도 않은데다, 넓은 임도로 서서히 우회하여 오르게 되니 등산이 아니라 가벼운 산책코스이다. 가는 동안 우측으로 바다와 건너편 인천공항이 조망된다.
< 10:58, 구봉정(九峰亭) 쉼터 겸 전망대 >
< 11:06, 구봉정 앞 10시 방향 등산로, 우측 우회임도 >
< 11:19, 멀리 보이는 시도를 향해 임도 내리막 >
들머리부터는 마땅히 쉴 곳이 없어, 손자들에게 구봉정에서 쉴 거라고 달래며 올라 왔다. 산악회로 보이는 7~8명의 어른들이 막걸리 파티를 벌리고 있어, 앉아 쉴 공간이 없다. 잠시 서성이며 조망만 보다가, 임도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정상은 구봉정 앞 이정표에서 직진하여 능선 따라 다소 올라야 한다. 두 번 올랐지만 정상에는 삼각점과 돌무더기만 있을 뿐이고, 아이들이 힘들어 할까봐 임도를 택한다.
< 11:21, 제 기능을 잃은 성지 약수터 >
< 11:31, 시도 가는 연도교 갈림길 >
< 11:36, 구봉산 등산로 입구 이정표 >
처음 임도로 내려오다 보니, 능선 따라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것보다 거리도 멀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지루할 정도로 임도가 계속되다가, 나오는 성지 약수터는 제 기능을 잃은 지가 오래된 것 같다. 정상을 올랐다가 능선에서 내려오는 등산로는 두 곳이나 임도와 합류하여 같이 간다. 작은 소나무 동산을 올라 시도 연도교로 가라고 이정표가 안내한다. 반대편 등산로 입구이자 날머리로 나온다.
< 11:39, 우측으로 보이는 신도-시도 연도교 >
< 11:43, 연도교를 건너 시도(矢島)로 >
< 11:51, 우측으로 보이는 시도의 해당화길과 개질 >
지금까지는 정상으로 오르는 능선이 아닌 둘레길 같은 임도를 걸었고, 앞으로도 최종 목적지 수기해변까지는 평지이기에 산행보다는 여행에 가깝다. 시도(矢島)는 고려 말 강화도 마니산에서 군대를 양성하던 중 이곳 시도를 과녁 삼아 활 연습을 했다 해서 화살 시(矢)를 써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손자들은 물 빠진 두 섬 사이 넓은 갯벌에서 서식하는 작은 게들의 움직임을 보고는 놀라고 신기해한다.
< 11:52, 신도, 시도, 모도 관광 안내도 >
< 11:52, 연도교를 건너 우측 수기해변 길로 >
< 11:54, 해당화 뚝방길 따라 >
연도교를 건너 우측으로 보이는 예쁘게 핀 해당화 뚝방길 따라 가는데, 우측의 축대가 높아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물 빠진 갯벌의 고랑에서는 물이 찼을 때 쳐 놓은 그물에 물 빠지며 잡힌 고기를 주민들이 주어 담느라 바쁘다. 어린 시절 고향에는 서해안 바다가 깊숙이 들어온 갯고랑이 있었다. 갯벌에서 게 잡으며 놀던 추억의 이야기를 손자들에게 들려주면서 즐겁게 걷는다.
< 11:55, 건너편 신도, 갯고랑에서 고기 잡는 주민들 >
< 12:08,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 >
< 12:15, 해안선 따라 가는 개질을 피해 >
그림으로 보던 천일염 염전과 창고가 왼편에 있어 열심히 설명해 주었더니 아이들은 시큰둥하다. 긴 장대를 잡고 두 발로 힘껏 밟아 물을 퍼 올리던 재래식 기구(수차)도 없고, 일하는 염부들도 보이지 않아 한가하기 때문 인 듯하다. 막내 손자 녀석은 많이 걸어서인지, 멀다고 보채기 시작한다. 갈림길에서 물 빠진 해안 개질 따라 돌아가는 것도 운치가 있는데, 직접 수기해변으로 직행하는 길을 택한다.
< 12:26, 슬픈연가 드라마 세트장 >
< 12:26, 해안가 계단으로 내려가는 이정표 >
< 12:34, 갯바위 길, 바위에는 자연산 굴들이 >
수기해변으로 내려가려 했더니, 공사를 하면서 아래쪽이나 위쪽으로 우회하여 내려가라고 한다. 위쪽으로 올랐더니, 젊은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렸다는 슬픈 연가의 드라마 세트장이 나온다. 한때 인기가 많았다고 하는데, 12년 이상되다보니 폐허 건물이 되었다. 같은 배를 타기로 한 산악회 산우들을 쉽게 만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보이지 않는다. 전화하니 세트장에서 내려가는 계단 아래서 식사 중이다.
< 12:36, 바다 건너편에 강화도 마니산이 >
< 13:05~14:30, 갯바위길 코너에서 삼겹살 파티 >
< 14:40, 수기해수욕장을 거닐어 >
산행공지에 가족과 오기에 댓글도 안 달았더니, 깜짝 놀라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시도 이름의 유래처럼 강화도 마니산에서 화살을 쏘면 이곳에 떨어질 듯 가깝게 느껴진다. 수기해수욕장(秀奇海水浴場)에서는 취사가 금지되어, 갯바위길 코너에서 삼겹살 파티를 연다.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삼겹살과 맛배기 라면 맛은 최고였다. 식사를 먼저 끝낸 두 아이가 갯벌에 나가더니, 급한 손짓을 하며 오라한다.
< 14:48, 드라마 풀 하우스 세트장이 있었던 표지판 >
< 14:57, 세트장 표지판 앞에서 >
< 13:02, 수기해변을 떠나 선착장을 향해 >
소리를 내면 게들이 도망가니, 조용히 오라는 손짓이었다. 12년 전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드라마「풀 하우스」를 아내와 함께 보면서「저렇게 아름다운 곳이 어디일까? 가보고 싶다」했는데 오랜만에 같이 왔다. 처음 왔을 때는 노후한 세트장이 있었고, 두 번째는 철거되어 아무것도 없었고, 오늘은 표지판이라도 세워져 있어 다행이다. 돌아 갈 길이 멀기에 서둘러 선착장으로 갈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 15:06, 수기해변 입구 버스 정류장 >
< 15:33, 시도리 양조장(풀하우스 입구) 버스 정류장 >
< 16:57. 지연되어 다가오는 임시 배편 세종 5호 >
수기해변 입구 버스 정류장은 종점인 모도로 가는 버스이기에 지나친다. 과거 두 차례 모도 종점에서 타고 왔던 경험을 살려 시도리(삼거리) 정류장까지 걷는다. 중간에 있는 두 번째 버스 정류장에서는 이솔라 카페가 있어 냉커피 한 잔하면서 가까운 삼거리까지 간다. 예상한 방향에서 버스가 오는데, 만원을 이뤄 앞 뒤 문으로 나눠 탈 정도다. 이번 버스는 신도 마을을 구석구석 돌아서 선착장에 도착한다.
< 17:12, 앞에 보이는 삼목선착장 >
< 19:44, 집 인근의 마포 갈비집에서 뒤풀이 >
< 19:54, 돼지갈비와 소주 한잔으로 피로를 >
장봉도에서 오는 정기 여객선은 만원으로 경유하지 않고 직행한다. 임시 배편 세종 5호가 올 때까지 기다려, 늦게 삼목 선착장에 도착한다. 이제는 장봉도와 삼형제 섬이 알려져 많은 산객과 여행객들이 찾는 것 같다. 선착장에서 기다리는 307번 버스를 타고(17:26), 운서역으로 와서 귀가한다. 집 근처의 마포 갈비집에서 뒤풀이하면서, 손자들에게는 유익한 하루였기를 바라며 행복했던 일정을 마무리한다.
2016. 9. 4. 인천 삼형제 섬을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