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테마 산행

여주 여강길 4코스(5일장터길)- 신륵사에서 영녕릉까지 걷기

leepuco 2017. 5. 31. 12:35

   옛 직장 모임을 17년째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데, 얼마 전 까지도 봄과 가을에는 한 번씩 산에 올랐다. 최근에는 하나 둘 무릎이 안 좋다고 하여 등산이 어렵게 된다. 난이도가 없는 둘레길이라도 다녀오자는 의견이 많아 추진하기로 한다. 다녀왔던 여주의 여강길 4코스(5일장터길)가 안성맞춤이어 추천하고 리딩까지 하기로 한다. 오랜만에 함께 야외로 나갈 생각에 설레고, 모두 완주할지 걱정도 된다.

                     < 여강길 4코스 5일장터길 개념도 >

                      < 10:38, 경강선 여주역 종점 >

            < 10:58, 4코스 출발지점인 봉미산 신륵사 일주문 >

   판교역에서 10시에 만나 여주행 1015분 전철을 타려 했는데, 모두 일찍 나와 953분 출발한다. 출발지인 경강선은 평일인데도 출발지인 판교역에서 빈 좌석이 없을 정도이다. 경강선이 처음 개통하고서는 탑승객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많이 알려져 주위 관광지를 많이 찾는다. 여주역에서 신륵사까지는 버스를 두 번 갈아타야 해서, 참가 인원 5명이 택시(5,800) 2대로 일주문 앞 주차장에서 내린다.

                    < 11:05, 수령이 600년 된 향나무 보호수 >

                       < 11:07, 신륵사의 극락보전(대웅전) >

                    < 11:08, 두 가지 사이로 관세음보살님 >

   여주하면 떠오르는 것이 신륵사이듯 누구나 많이 왔던 사찰이기에 일주문에서 4코스를 시작하려 하자, 20~30년 전의 추억을 생각하며 돌아보고 싶다고 한다. 매표소에서 요금을 받지만, 경로는 무료라 그냥 통과한다. 경내로 들어오니, 수령이 600년이나 된 향나무가 멋진 모습으로 오랜만에 온 회원들을 반긴다. 극락보전을 돌아 나오니, 은행나무 두 가지 사이로 기도하는 관세음보살님 모습이 보인다.

                        < 11:11, 강월헌(江月軒)3층 석탑 >

                    < 11:22, 일주문 앞 4코스 시작지점 안내판 >

                           < 11:28, 황포돛배 선착장 >

   신륵사를 다녀간 대부분은 사찰 경내보다도, 바위 위에 세워진 정자 강월헌(江月軒)3층 석탑의 추억을 이야기 할 정도로 여강(驪江)을 바라보는 풍경이 멋지다. 신륵사는 남한강 상류인 여강이 흐르는 강가 봉미산 남쪽 기슭에 지어진 사찰이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강가에 위치한 사찰로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25분이 지나, 일주문으로 다시 나와 본격적으로 트레킹을 시작한다.

                       < 11:29, 강 건너 동산 위에 영월루() >

                      < 11:34, 현대식 건물로 지어진 여주박물관 >

                          < 11:42, 보행자만 건너는 연인교 >

   겨울철에 왔을 때는 황포돛배 선착장이 동면 중에 있더니, 지금은 시즌이라고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강 건너 영월공원 동산위에 지어져 전망이 좋은 영월루를 줌으로 당겨 본다. 남한강을 건너기 위해 강변도로로 올라오니, 여주박물관이 현대식 건물로 멋지게 지어졌다. 남한강을 건너는 다리는 두 개, 자전거와 보행자만 건너는 연인교와 차량만 다니는 여주대교로 구분되어 걸어서 건너기가 편하다.

                < 11:48, 연인교가 끝나는 지점의 이정표와 안내판 >

                < 11:49, 신륵사 방향으로 물살을 가르는 황포돛배 >

                     < 11:52, 제방 길 아래 강변 산책로로 >

   다리 밑으로 유턴하여 가라는 이정표와 안내판이 있는데, 조정되기 전 옛날 안내도이다. 다리 밑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불편해, 자전거 길 데크로 계속 내려온다. 제방 위로 나있는 차도와 연결이 일찍 안 되고, 강변 산책로 따라 가려니 그늘이 없어 불편하다. 멀리 세종대교가 잘 보일 정도로 쾌청한 날씨에 미세먼지까지 없어, 걷기 좋은 날씨이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겹게 간다.

              < 11:59, 민물고기를 판매하는 수상가옥에서 차도 위로 >

                   < 12:02~13:05, 여주 쌀밥 집에서 쌀밥정식을 >

                           < 12:05, 여주 쌀밥집의 메뉴판 >

   강가에 수상가옥을 짓고, 민물고기를 잡아 판매하는 집이다. 차도로 오르는 계단이 없어 산책로로 계속 오다, 계단을 오르면 차도와 함께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점심할 장소로 미리 공지하였던 여주 쌀밥 집에 들어가 쌀밥정식을 주문한다. 먼저 나오는 음식에, 이 고장(양평군)에서 나오는 맛있기로 소문난 지평막걸리를 시켜 목부터 축인다. 많은 반찬에 기름진 여주 쌀밥의 풍미를 느끼는 식사가 된다.

                      < 12:32, 주문한 쌀밥 정식의 상차림 >

                    < 13:13, 좌측 5일장으로 유도하는 이정표 >

               < 13:21, 5일장을 보고 나오면 만나는 대로사(大老祠) >

   얼큰한 된장, 순두부찌개, 제육볶음 등이 맛이 있었으며, 가지 수가 많은 반찬이다 보니 양이 적어 추가 요청하면 더 가져다준다. 식사를 끝내고 강변 따라 5분정도 가면, 시청 담을 끼고 골목 안으로 들어가야 5일 장터가 나온다. 오늘은0이나5로 끝나지 않아 장터를 가는 것이 의미가 없어 강변 따라 계속 직진한다. 장터를 다녀오면 만나는 지점인 대로사에 들려 역사공부를 하고 간다.

                            < 13:25, 추양제(秋陽齊) >

                         < 13:27, 대로서원(大老書院) >

                         < 13:55, 숲속 오솔길을 걸어 >

   역사에 해박한 일행의 설명을 들으며 송시열 선생의 사당 대로사(大老祠)에 들리어 공부를 하며 쉬어간다. 1785년 정조가 영릉(寧陵)에 행차하다 생전의 송시열이 여주에 머물 때마다 이곳에서 영릉을 바라보고 효종을 기려 통곡하며 후진들에게 북벌의 대의를 주장했다는 말을 듣고 사당을 짓게 하고 친히 비문을 지었다. 송시열에 대한 존칭대로(大老)의 명칭을 붙여대로사(大老祠)라 했다.

                        < 14:04, 양섬 위를 지나는 세종대교 >

                        < 14:07, 세종산림욕장 입구계단 >

                     < 14:15, 계단 위 갈림길에서 전망대로 >

   여주 고려병원(13:47) 옆을 지나자, 숲속 오솔길로 바뀌어 여유롭고 편안하게 걷는다. 함께 어울려 산에 열심히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평지도 빨리 걸을 수가 없으니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다. 우측에는 강가 모퉁이에 만들어진 양섬 위를 긴 세종대교가 지나가고 있다. 세종대교 아래를 통과하여 세종산림욕장 입구에 도착한다. 오늘 코스 중에서 낮은 능선을 넘어야 하는 제일 어려운 구간이다.

             < 14:18, 능선 전망대에서 바라 본 여주시내와 여강 >

            < 14:34, 세종산림욕장을 내려와 차도로 녕릉을 향해 >

                   < 14:41, 녕릉(寧陵) 입구 매표소 >

   평지만 걷다가 야트막한 능선을 넘으려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려니 힘이 든다. 능선 위의 전망대에 오르니, 발아래 양섬을 비롯하여 오늘 걸어왔던 남한강 강변과 여주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림욕장을 내려와 차도에 서니, 왼쪽 길에는 세종대왕릉 가는 표시가 있고, 오른쪽은 효종대왕릉 안내표시가 있다. 가까운 효종대왕릉을 먼저 들린 후에, 능 안의 왕의 숲길 따라 세종대왕릉으로 넘어 가기로 한다.

                               < 영녕릉(英寧陵) 안내도 >

                   < 14:47, 재실 내에 있는 거대한 느티나무 >

                   < 14:48, 천연기념물 제459호인 회양목 >

   두 능의 한글 이름이 같은 영릉이어 일반인들은 세종대왕 능만 있는 줄 알고 효종의 능은 잘 모른다. 양쪽의 주차장은 무료이고, 입장료는 500원이며 경로는 무료이다. 재실 안으로 들어가니, 나무의 황제라고 하는 거대한 느티나무 옆에, 수령이 300여년 되었다는 천연기념물 회양목이 신기하다. 원래 작고 낮게 자라는 나무인데, 이렇게 크게 자란 나무는 쉽게 찾아 볼 수 없어 생물학적 가치가 높다.

                            < 14:54, 효종대왕릉 입구 홍살문 >

                        < 14:58, 위에 있는 효종대왕릉 앞에서 >

                 < 15:00, 동원상하릉 형태로 아래 인선왕후의 능 >

   효종(孝宗, 1619~1659)은 제16대 인조의 둘째 아들로 병자호란 후, 1637(인조 15) 소현세자와 함께 볼모로 청나라에서 8년간 고초를 겪는다. 귀국 후 1645년 소현세자가 갑자기 세상을 뜨자, 세자에 책봉되어 1649년 왕위에 오른다. 인선왕후(仁宣王后, 1618~1674)는 병자호란 후 효종과 함께 청나라에 있을 때 현종을 낳는다. 하나의 산줄기에 상하로 봉분을 배치한 동원상하릉의 방식으로 특이하다.

                  < 15:04, 왕의 숲길 따라 세종대왕릉으로 이동 >

              < 15:19, 소헌왕후와 합장릉인 세종대왕릉 앞에서 >

          < 15:29, 정문으로 나오며 뒤돌아 본 정자각과 영릉(英陵) >

   누구도 능을 오르려 하지 않아, 혼자 빨리 올라 인증 샷 찍고 내려와 왕의 숲길로 이동한다. 영릉(英陵)은 서울 헌릉 서쪽에 있었던 것을 예종1(1469)에 여주로 옮겼다. 세종이후 세조의 왕위 찬탈과 함께 골육상쟁이 일어나자, 세종의 영릉자리가 좋지 않아 후손들이 화를 당한다고 생각했다. 이후도 세조의 맏아들 의경세자(성종의 아버지)가 죽고, 둘째 아들 예종도 병약해서 능을 옮긴 사유라고 한다.

                       < 15:33, 정문 옆에 있는 세종대왕상 >

                            < 15:34, 세종대왕릉 정문 >

               < 15:37, 세종대왕릉역 까지 운행하는 시내버스 >

   세종(世宗, 1397~1450)은 태종의 셋째 아들로 14186월 양녕대군이 세자에서 물러나자. 세자로 책봉된 뒤 같은 해 8월 경복궁 근정전에서 왕위에 올랐다. 소헌왕후(昭憲王后, 1618~1674)1408(태종 8)에 충녕대군(세종)과 가래를 올렸다. 세종과 사이에 82녀를 두어 조선 왕비 가운데 가장 많은 자녀를 둔 왕비가 되었다. 좌우에 계단을 두어 쉽게 능침까지 오를 수 있어, 단체 인증 샷도 찍는다.

                < 16:52, 곤지암역 인근, 최미자 1관에서 뒤풀이 >

                          < 16:48, 최미자 1관 상차림 표 >

                     < 16:52, 주문한 수육과 대박 막걸리 >

   신륵사 관광, 여강길 4코스 걷기, 여주 쌀밥 점심식사, 영녕릉 참배까지 소요된 시간은 4시간36분으로 사부작 산행치고는 빠른 편이었다. 정문을 나오자마자 50분에 1대씩 있는 전철역 가는 버스가 있어 가까스로 탑승한다. 점심을 먹은 지가 오래되지 않아 망설이다가, 일정대로 곤지암역에 내려 소머리 국밥집에서 수육과 막걸리로 뒤풀이를 한다. 걱정과는 달리 모두 완주해주어 감사하고, 함께 오랜 시간 같이하여 기쁘다. 다음 달에도 밖에서 만나 트레킹 하자고 하니, 좋은 코스를 찾아 봐야겠다.

 

                                                 ‘17. 5. 19() 여주 여강길 4코스를 걷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