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행
날씨가 좋아야 고생을 하지 않는다는 울릉도-독도여행을 가을여행지로 정하고 아내와 함께 떠난다. 해외여행을 패키지여행으로 다녀서인지, 편리성 때문인지 처음으로 국내여행을 여행사에 의뢰한다. 이른 새벽부터 준비를 하여 잠실의 약속된 장소에 5시에 나간다. 여러 곳을 경유하여 20명의 인원이 포항으로 출발한다.
출발지가 묵호와 포항이 있는데, 포항에서 출발하는 배가 크다고 그곳을 택한다. 포항은 매일 정기적 운항이 되는데, 묵호는 평일 같은 경우 인원이 적으면 결항이 되는 부정기적 운항을 한다고 한다. 쉽게 못 떠나서 늦게 간다고 생각했는데, 버스에 오르니 일행 팀 중 제일 젊어 아직도 많은 사람이 찾고 있음을 알게 된다.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내려가며, 7시에 금강휴게소에서 잠시 휴식한다. 9시30분에 포항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하여 인근에 있는 영일만 식당에서 여행사가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한다. 타고 갈 배는 대아고속해운(주)의 ‘썬플라워호’는 대형여객선(승선인원:920명, 묵호항-씨플라워호:423명)으로 안심이 된다.
10시부터 승선을 시작하여 10시30분에 출항한다. 만약을 대비해 탑승 전 멀미약까지 복용을 했지만, 바람 없는 청명한 날씨에 순항을 한다. 3시간이 조금 지난 13시40분에 도동항에 도착한다. 숙소에 여장을 풀어 놓고, 그곳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하는데 열악한 분위기여서 어색하기만 하다.
만남의 장소인 소공원에서 14시30분에 만나 오후 일정으로 육로관광이 시작된다. 중형버스에 20여명을 태우고, 해안도로를 따라 섬 전체를 관광한다. 섬 둘레가 56.5km인데 마지막 구간이 도로(4.4km)가 없어 갔던 길을 돌아와야 한다. 내년부터 공사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난공사 구간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 예상된다.
수심 2,000m 해저에서 화산 분출로 이루어진 섬은 대부분 산이다. 인구는 최고 3만 명까지도 되었으나, 현재는 1만여 명이 주거하고 있다. 생활여건이 안 좋아 많이 떠났지만, 최근에는 독도가 관심을 끌면서 관광객이 많이 찾아 다소 안정이 되고 있다. 아들(독도)이 부모(울릉도)를 먹여 살리는 형태라 한다.
동서 10km, 남북 9.5km의 섬은 3무(도둑, 공해, 뱀), 5다(향나무, 바람, 미인, 물, 돌)이다. 해양성기후로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은 온난하다. 연중 맑은 날씨는 평균 54일인데, 우리가 3일을 보내고 왔다. 겨울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눈이 많이 내려 강설일이 135일이나 된다. 겨울에는 관광객도 없어, 휴면상태라 한다.
해안도로는 외길과 2차선으로 되어있다. 유일하게 신호등이 두 곳이 있는데, 모두 외길터널 앞에 설치되어 진입여부를 알린다. 해안선의 풍경은 파란바다, 바다에 솟아난 바위섬, 초록빛 산, 붉은색의 암벽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다. 먼저 하차 한곳은 거북바위로 큰 바위에 조그마한 거북이가 매달려 있다.
죽은 말이 살아난다 하여 부쳐진 이곳의 특산물 ‘마가목 열매’의 시음장에서 홍보 설명도 들어본다. 이 장소에서 내려 본 해안 풍경이 아름답다. 별도 입장요금 3,000원을 내고 들어가는 ‘예림원’은 분재, 수석, 야생화를 전시하고 있다. 이곳 전망대에서 얼굴바위와 코끼리바위(공암)를 보게 된다.
이곳 경치에 반한 세 선녀가 바위가 되었다는 삼선암이 우뚝 솟아 있다. 끝나는 도로에서 간 길을 돌아오면서, 산속에 있는 분화구 나리분지를 간다. 분화구 안에서 마을을 형성하고 살고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한다. ‘독도는 우리 땅’노래로 유명해진 가수가 친구들과 함께 앞좌석에 앉아 분위기를 띄운다.
성스러운 모습이라 부쳐진 성인봉(聖人峰)은 해발984m인데, 섬 어느 곳에서도 주봉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유일하게 이 분지에서만 보인다고 한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일몰이 지기 시작하자 두꺼비바위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돌아오는 길에 호박엿 공장을 들려 각기 선물을 사는 것으로 일정을 끝낸다.
다음날 오전은 독도여행으로 보내고, 오후는 자유시간이다. 성인봉에 등산을 할까도 했으나, 악산이어 운동화로는 곤란하다해 날씨마저 더워 포기하고 선택옵션을 택한다. ‘내수전 일출전망대’와 ‘봉래폭포’ 두 곳을 가는데 13,000원이 추가된다. 동백나무, 소나무 숲을 지나서 목재계단을 오르면 전망대가 나온다.
왼편으로는 멋진 해안선과 수평선, 죽도, 관음도가 보이며, 오른편에는 ‘저동항’이 선명하게 보인다. 망원렌즈로 1가구 부자(父子)가 살고 있다는 죽도를 보니 코앞에 사람이 보일 듯하다. 배로 20분 거리의 이 섬을 오르려면 나선형 364계단을 올라야 한다. 전기는 풍력발전기가 있으나, 식수는 빗물을 이용한다.
봉래폭포의 입장료는 별도로 1,200원씩 지불한다. 매표소에서 등산을 하듯 한참을 오르니, 폭포를 구경하기 좋게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낙차가 30여m에 이르는 3단 폭포로 이루어져 더위에 지친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도동과 저동의 식수원이 된다. 내려 오다보니 너와집 모델하우스도 있고, 게이트볼장도 있다.
2시간 정도의 옵션투어가 일찍 끝나, 항구 양쪽으로 있는 해안산책로 중 오른쪽 짧은 왕복 20분 코스를 택하여 산책하고 일정을 끝낸다. 저녁은 각자 해결하게 되어, 회집을 숙소에서 소개받으려 문의 한다. 오징어 회 외는 특별한 생선이 없고, 회를 시켜도 부수적으로 나오는 음식이 없다고 어시장을 권유한다.
어제 밤에 이어 계속 오징어회만 먹을 수 없어, 재방어회를 추가한다. 양념가게의 안내를 받으면 야채, 양념과 함께 매운탕까지 맛있게 들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한 오징어 회는 동해안과 맛이 틀려, 어제에 이어 계속 먹어도 부드럽고 단맛이 난다. 짧은 여행이지만 마지막 밤이라 일찍 숙소로 들어가기가 싫다.
떠나는 날 일정이 시작되기 전 하나라도 더 보고 가려고 부지런을 떤다. 6시에 숙소를 떠나, 어제 못 가본 왼편쪽 왕복 1시간 20분 코스를 아침운동으로 한다. 비와 바람, 파도가 오랜 세월동안 조각해 놓은 기암절벽의 해안 산책로도 비경이다. 가다보니 바다위로 떠오르는 일출도 우연히 보게 되는데 장관이다.
최종코스인 도동항등대에 오르게 되고, 그곳 전망대에서 보는 반대편 저동 항 무지개다리 산책로도 아름답다. 이곳 도동항 산책로와 산으로 연결이 된다. 저동항의 방파제와 촛대바위도 선명하게 보인다. 마지막 일정이 9시부터 유람선 관광에 나선다. 작은 유람선을 타고 섬 주위를 돌면서 육로관광을 보충한다.
배가 출발하자 갈매기가 승객이 던지는 새우깡을 따라 같이 속도를 내어 따라온다. 주상절리 현상에 의해 장작을 패어 차곡차곡 쌓아놓은 듯한 공암(코끼리바위)도 가까이 확인한다. 울릉도 3대 비경 중 1경으로 배를 잠시 멈추고 촬영시간도 준다. 2경인 삼선암도 가까이 보게 되니 그 규모가 웅장하다.
무인도인 관음도의 쌍용굴은 3경으로 유람선을 타야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가다가 중지되어 버린 도로의 끝도 보인다. 2시간의 유람선 관광으로 공식적인 일정은 모두 끝나자, 아내는 시간이 남는다고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자 한다. 도동항에서 15분정도 걷게 되니 도동 약수공원이 나온다.
다시 오르막을 강한 햇볕을 아랑곳 하지 않고 오른다. 케이블카(요금:7,500원)를 타고 5분정도 오르니, 독도까지 보인다는 망원렌즈가 있는데 맑은 날인데도 수평선의 안개로 안 보인다. 숲속 길을 왕복 20여분 걸으면, 밑을 보면 아찔할 정도의 산꼭대기에 해안 전망대가 설치되어 아름다운 해안선을 본다.
반대편 방향에는 시가지 전망대가 있어 도동읍내의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려와서 독도박물관과 울릉향토 사료관을 들리어 전시물을 보고 13시가 넘어 숙소로 돌아와 식사를 하고 떠날 준비를 한다. 식사 중에 나오는 나물 중 더덕은 무취무미하다. 향은 식물로 보면 자기가 생존하기 위한 독소라 한다.
독소를 내지 않아도 적합한 토양이기에 향이 없다. 명이나물(절임)과 부지갱이 나물을 처음 먹는다. 오래전 먹고 살 것이 없을 때 이른 봄에 새순이 돋아나 생명을 잇게 해줘 이름 지어졌다. 식사 는 따개비 밥, 홍합 밥, 오징어내장 탕 등이 특이하다. 숙소가 열악하여 최근에 지은 리조트가 좋은데, 단점은 교통이 나쁘다.
언제 성인봉을 등산하러 오겠지 하면서, 등산을 못한 아쉬움을 달랜다. 오후 3시30분에 도동항을 떠나, 포항에 6시40분에 도착한다. 포항에서 7시 10분에 지정된 버스로 상경하는데, 약간의 정체가 되어 자정이 훨씬 넘어 귀가하는 2박3일(9.9-9.11)의 짧고, 알차고, 보람되고, 의미 있는 여행이 되었다.
‘08. 9. 12. 울릉도에 다녀와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