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 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지나간다. 어느 누가 말했듯이 세월의 흐름은 자신의 나이만큼이나 빠르게 지나가는 것일까! 음악과 산사랑 산악회의 송년 산행(도봉산)에 참여 한 후, 한 달여 만에 때 늦은 신년 인사를 나누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氣)가 세다는 강화도 마니산(摩尼山: 472.1m)으로 새해의 기를 받으러 아내와 함께 간다.
지금까지 두 번의 산행은 상방리 매표소를 중심으로 하는 원점회귀였는데, 오늘의 산행코스는 정수사를 출발해 상방리 매표소로 내려온다. 방이역(7:57)→오금역(8:04)→고속버스터미널 9호선급행(8:42)→김포공항 도착(9:09)→완행 환승 개화역 도착(9:21)한다. 시내구간의 급행은 처음으로, 순식간(27분)에 김포공항에 도착한다. 일본 지하철은 종류도 5~6까지 되던데, 우리도 이제는 차별화가 필요한 듯하다.
개화역 출구에는 리딩 대장님께서 준비한 25인승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공항버스를 아직도 기다린다는 총대장님은 산행 중에 만나기로 하고, 반갑게 만난 산우 16명은 개화역을 출발(9:45)한다. 초지대교(10:23)를 지나 강화의 넓은 들판을 달리다 보니 차창으로 마니산(10:34)이 시야에 들어온다. 주차장(10:45)과 함께 간이 매표소(1,500원)가 이곳까지 지킨다. 인사를 나누고, 들머리 이정표(10:55)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주로 많이 이용되는 들머리는 상방리, 함허동천, 정수사 세 곳이다. 화도 면소재지인 상방리가 버스터미널이 있어 많은 등산객과 관광객이 찾고, 다른 두 곳은 군내버스만 하루 몇 회 운행되어 교통이 불편하다. 오늘은 리딩 대장님 배려로 입구에서도 상당한 거리를 들어오는 정수사 까지 편하게 온다. 정수사 계곡(10:56)은 바위산을 입증이라도 하듯 너덜길(10:57)이 계속된다. 10여분 만에 주능선(11:05)에 도착한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였지만, 일찍부터 암릉 지역이 나오면서 위험하다는 안내판(11:07)이 긴장을 하게한다. 며칠 전 내린 눈이 그대로 있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 바위에는 눈은 없으나 흙길 밑은 빙판이 많다. 풍화작용에 의해 어쩔 수없이 쪼개져가는 바위(11:11)를 보면서 자연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껴본다. 푸르른 멋진 소나무 한그루(11:14)가 숨을 고를 시간적 여유를 준다.
겨울철 산행이 위험해서인지, 진입을 통제하고 우회로를 이용(11:21)토록 한다. 그 후에 나타난 짧은 암봉(11:37)은 피할 수 없는 정면 돌파이다. 하단 부분은 바위를 잡고 오르고, 상단부분은 로프를 당겨 올라야 한다. 산행 경력이 짧아서인지 바위 앞에 서면 몸이 굳어진다. 몸은 천근만근이고 손에 잡고 당겨야 할 곳과 발을 옮겨 차고 올라야 할 곳이 마땅치 않다. 땀은 비 오듯 하고 네발로 당분간(11:47) 오른다.
많은 산우들이 암릉이 있어야 산행의 묘미가 있다고 하는데, 언제 그 기분을 느낄 수 있을지 전혀 진전이 없다. 후미대장님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통과하니, 밀린 숙제를 마친 듯 후련하다. 이정표와 함께 함허동천 가는 계단(11:52)이 또 한 번 오라고 한다. 전망 포인트에서 보는 답과 바다의 조망(11:54)이 힘들었던 만큼 더 감동적으로 다가 온다. 인천공항과 이야기로 듣던 많은 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보호 소나무 앞(11:55)에 도착하니, 3년 전 여름(2009년 6월)에 아내와 함께 늦게 올라 와 아쉽게 뒤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함허동천으로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그곳에서 막차시간(17:10)을 맞출 수가 없었다. 정상과 참성단(12:03)을 눈앞에 두고, 갈증과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앨리스님이 준비한 햄과 볶은 김치로 주유시간을 갖는다. 시루떡처럼 쌓아올릴 바위(12:27)를 밟으며, 낯익은 길에서 여유를 즐긴다.
강화도에서 제일 높다는 정상(12:38)의 표시봉은 새롭게 교체되어 있다. 원래 이름은 두악(頭嶽)으로 머리산, 마리산이라 불리었다. 마리란 머리를 뜻하는 고어로 강화도뿐만 아니라 전민족의 머리로 상징되어 민족의 영산이라 한다. 또한 한반도의 가장 중심에 위치하여, 이곳에서 한라산의 백록담과 백두산의 천지까지의 거리가 똑 같다고 한다. 전국체전 성화가 칠선녀에 의해 채화되는 장면(12:42)을 사진으로 본다.
건너편 단군왕검께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려고 쌓았다는 높이 6m의 참성단(12:51, 사적 제136호)은 전에는 공사 중 이었는데 공개하고 있다. 오르는 길은 데크로 설치되어 편하게 오를 수 있다. 매년 전국체전 성화 채화는 물론 개천절에는 개천대제가 성대히 거행된다. 데크에서 건너편 헬기장(12:52) 정상을 바라보고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은 계단로를 피하고 단군로를 택한다. 372개의 나무계단(12:54)으로 내려간다.
전망대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섬들을 조망(13:01)하고 내려와 점심식사(13:15~13:55)를 한다. 식사 시간의 화제는 뒤풀이에 있을 숭어회에 관한 이야기가 쏟아진다. 참숭어, 보리숭어, 개숭어, 구별법, 훌치기낚시 등등 기대가 크다. 연락이 안 되던 총대장님께서 지나가다 식사장소로 내려와 반가움을 나눈다. 능선에서 오른쪽 계곡 매표소 방향(14:01)으로 하산한다. 하산 길은 흙먼지가 날릴 정도의 육산(14:19)이다.
들머리가 가까워지며 돌계단(14:28)이 모처럼 나온다. 갈림길 이정표(14:32)가 말해주듯, 하산한 단군로 코스가 계단로 보다 길지만 계단이 없어 많이 선호한다. 매표소 앞 국민관광단지 입구(14:37)에서 산행을 종료한다. 사찰 사유지를 통과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은 국립공원도 무료입장인데 받는 이유를 모르겠다. 산행거리는 5.3km, 소요시간은 식사 시간 포함하여 3시간42분이 소요되었다.
화도버스 터미널까지 걸어서 이동하여, 매시 정각에 출발하는 신촌행 버스(14:51)에 오른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강화도의 들판에 설치된 추억의 썰매장과 수로의 얼음판 들이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온다. 초지대교를 건너 참숭어 뒤풀이를 위해 포구에서 내린다. 대명항(15:28)에도 산에서 보던 이정표가 산객들을 반긴다. 수산물 직판장(15:30)에 먼저 들려 활기찬 시장 구경을 하고 뒤풀이 장소로 이동한다.
시장의 많은 생선 중에 눈길이 가는 생선 동아(숭어새끼?)가 있다. 고향에서 즐겨먹던 구이를 연상하니 입안에 침이 고인다. 인근의 바닷가에서 잡은 싱싱한 동아를 석쇠에 놓고 굵은 소금을 뿌려, 콩깍지 불에 구워먹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차량을 제공하면서 멋진 마니산까지 리딩 해준 대장님의 선창에 따라 음악과 산사랑을 외치며 따뜻한 정을 다시 느끼게 한다.
참숭어, 삼식이, 광어 세 종류의 회와 주고받는 정겨운 술잔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1시간30분이 흐른다. 산은 높지 않았지만, 산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즐거움을 체험하였기에 귀가하는 발길들이 모두 가볍다. 특히 녹음이 우거진 푸른 산도 좋지만, 수묵화의 산세와 가시거리가 좋은 바다 풍경은 오늘의 백미였다. 산행과 옛 추억의 겨울여행을 동시에 한 멋진 나들이다.
‘12. 01. 29.(日) 마니산 산행을 마치고서.....
'산 이야기 > 100대 명산 산행(산림청)' 카테고리의 다른 글
13. 유명산-가평,휴양림입구,북능,정상,입구지계곡,원점회귀 (0) | 2012.06.29 |
---|---|
12. 도봉산-도봉동,도봉산역,천축사,신선대,오봉,여성봉,송추 (0) | 2012.06.20 |
10. 내장산-정읍,추령,정상,8봉종주,벽련암,내장사 (0) | 2011.11.15 |
9. 한라산-제주,인천항,제주항,성판악,정상,원점회귀 (0) | 2011.11.01 |
8. 명성산-포천,산정호수,책바위,팔각정,등룡폭포 (0) | 2011.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