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테마 산행

서울둘레길 6~7코스 일부(안양천,봉산구간)-인공폭포에서 서오릉입구 시계까지

leepuco 2014. 6. 15. 09:04

  대기권 불안정으로 어제부터 모레까지(6.10~6.13) 전국적으로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우박까지)를 주의하라는 일기예보다. 30도를 오르내리는 지상의 뜨거운 날씨와 상공에 머무는 영하 15도의 차가운 날씨가 충돌하기 때문이란다. 오늘은 가평의 명지산을 산행하기로 했는데, 어제 저녁 내렸던 소나기는 무서울 정도였다. 만남의 장소 상봉역에서 산행지를 협의해 변경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집을 나선다.

 

< 서울둘레길 전체 8코스 개념도 >

 

< 6-2코스 잔여구간(양화인공폭포가양역) 2.6km >

 

 < 7-1코스 분할구간(가양역서오릉로 시계) 13.31km >

  명지산은 산도 높고(1,267m), 계곡도 깊어 천둥, 번개, 폭우 등에 위험하다. 참여한 봉황님, 샛별님, 산토끼님, 거북이님과 긴급회의를 한다. 어제 내렸던 소나기와 오늘 기상예보 소나기 주의로 걱정 중인데, 서울둘레 길로 변경을 타진하니 모두 환영이다. 새벽부터 오느라 고생 했는데, 발길을 2호선 당산역으로 돌리자니 미안하다. 봄에 벚꽃 구경하러 왔다가 완주하지 못한 둘레길 6코스(안양천)구간으로 간다.

 

 < 9:10, 당산역 1번 출구에서 환승 >

 

< 9:26, 양화 인공폭포 >

 

< 9:27, 인공폭포 아래 이정표 >

  당산역에서 3개역 거리에 사는 친구는 개찰을 2시간 전에 했는데, 내릴 때는 3개역 기본요금만 빠지는 것 같다고 한다. 기계가 감히 사람의 행동까지 감지할 수는 없는 모양이다. 장소를 바꿔 미안도 한데, 교통요금은 할증과는 무관해 다행이다. 당산역 1번 출구에서 버스로 환승해, 지난번에 멈추었던 양화인공폭포까지 가는데, 정류장 이름이 영등포 아리수정수센터로 변경되어 하차하는데 헷갈려 애 먹는다.

 

< 9:46, 안양천과 한강의 합수지점, 이야기 정거장 >

 

                        < 9:47, 정거장 앞에는 가을의 전령사가 >

 

                    < 10:12, 한강공원 산책길로 가양대교를 향해 >

  인공폭포는 옛 명성을 찾지 못한 체, 낮잠만 자고 있다. 계단 아래 이정표에서 지난번에 이어 트레킹을 시작한다. 안양천 날머리는 최근 관리가 소홀했는지 악취가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부유물도 펜스를 쳐 놓았지만, 수거를 안 해 한강으로 빠져나간다. 합수점인 이야기 정거장엔 평일인데도 많은 시민들이 나와 여가를 즐긴다. 정거장 앞에 일찍 핀 코스모스가 더위 뒤에는 가을이 성큼 다가옴을 알려준다.

 

                                < 10:16, 한강공원 염강 나들목 >

 

                                < 10:20, 근린공원 옆에 들꽃이 >

 

                                < 10:22, 한강공원 진입 이정표 >

  시원스런 한강 바람을 맞으며 가양대교를 향해 산책로 따라 간다. 한강공원의 둔치 도로는 방화대교 방향으로 계속 이어지나, 둘레길 코스인 가양대교를 건너기 위해서는 올림픽대로 밑 염강나들목 지하보도를 건너야 한다. 지하보도 위로 올라서자 공사를 하고 있어 왼쪽 길로 우회하여, 근린공원 옆에 핀 예쁜 야생화를 볼 수 있었으나, 한강공원 진입로 표시를 보니 오른쪽 길을 택했어야 했는데 돌아 왔다.

 

                         < 10:31, 가양대교 진입 고가도로 >

 

                    < 금년 2월 트레킹시, 7코스시작 가양역 3번 출구>

 

                            < 10:33, 가양대교 인도로 진입 >

  어차피 7코스의 시작지점인 가양역은 생략하고, 가양대교를 직접 타기로 한다. 한강공원 이면도로 따라 직진하니, 가양대교 진입 고가도로가 앞을 막는다. 왼편으로 조금 내려가면 가양역, 오른편은 가양대교 오르는 길이다. 다리 끝나는 지점에서 한강둔치로 다시 내려가는데, 가는 방향 오른쪽 끝은 내려가는 시설이 없다. 신호등을 건너 다리 왼편 인도교로 오른다. 한강다리를 걸어서 건너기는 쉽지 않다.

 

                < 10:40, 가양대교를 건너자 철새들이 축하공연을 >

 

               < 10:43, 가양대교 중간에서 본 행주산성과 방화대교 >

 

                < 11:09, 한강둔치로 내려와 대교 밑에서 휴식하고 >

  누구나 걸어서 한강다리를 건넌 경험은 지금까지 열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 일 것이다. 어떠한 계기가 되어 누군가와 함께 건너야만이 건널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다리를 건너기 시작하자 한 무리의 철새들이 축하공연을 하고 지나간다. 다리 중간에서 멀리 행주산성과 그 전에 있는 방화대교를 사진에 담아 본다. 중앙의 아치트러스(arch truss)교는 비행기의 이착륙을 형상화한 디자인이라는데 아름답다.

 

                            < 11:10, 난지도 한강공원 생태습지원 >

 

                         < 11:20, 노을공원 오르는 지하도(558 계단) >

 

                        < 11:24, 노을공원 아래 길게 뻗은 산책로 >

  승강기를 타고 한강둔치로 내려와 뙤약볕 아래 다리 건너느라 달구어진 몸을 다리 밑 그늘에서 식히며 쉬어간다. 앞에 보이는 길로 가지 않고, 옆에 있는 난지도 한강공원 생태습지원 안으로 들어간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맹꽁이, 무당개구리, 한국산개구리, 청개구리 등이 집단서식하며 철새 및 조류 관찰 조망대 까지 있다. 노을 공원으로 오르는 계단 아래쪽의 넓고 길게 뻗어있는 난지 순환 길로 간다.

 

                       < 11:38, 메타세콰이어 숲길 산책로 >

 

< 11:45~12:45, 메타세콰이어 숲에서 점심을 >

 

                   < 12:53, 하늘공원아래 맹꽁이 출현지역 >

  노을공원 철문을 지나 길 건너 하늘공원으로 진입하니, 메타세콰이어 숲에서 피톤치드를 뿜어내며 쉬어가게 유도한다. 숲에는 케이블 T.V 교육방송 촬영 나온 팀 및 신혼부부 웨딩 촬영 팀들이 바쁘게 카메라에 멋진 풍경을 담는다. 먼 거리의 산을 간다고 모두 일찍 나와 시장기를 느껴 일찍 점심시간을 갖는다. 숲 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한강의 강바람을 맞으며, 숲 길 중앙의 탁자에서 하는 식사가 환상적이다.

 

                             < 12:59, 하늘공원 오르는 계단 >

 

                < 13:00, 아치형 육교에서 바라본 월드컵 경기장 >

 

                           < 13:07, 월드컵 경기장 서문 >

  하늘공원으로 오르는 차도 입구에서맹꽁 맹꽁오랜만에 들어보는 정겨운 소리가 들린다. 소리 나는 방향으로 가 보았더니, 맹꽁이 출현지역이라는 입간판이 반갑다. 하늘공원으로 걸어서 지그재그로 오르는 계단은 바라 보기만하여도 힘이 든다. 월드컵 경기장 주위로 평화의공원, 난지한강공원, 난지천공원 등과 함께, 지나온 노을공원, 하늘공원이 합해져 5개 전체를 월드컵공원이라 칭한다고 한다.

 

                  < 13:11, 북문 광장 옆 담소정(談笑亭) 팔각정 >

 

                    < 13:18, 불광천으로 내려가 산책로 따라 >

 

                        < 13:40, 불광천에서 차도로 오르기 전 >

  2002년 한국과 일본이 공동 주최한 월드컵 주경기장(66,806명 수용)서문을 지나니, 오른쪽으로 북문 광장이 드넓게 위치하고 있다. 한쪽 코너에는 우리 전통 양식인 담소정의 팔각정과 연못이 당시 경기장을 찾았던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홍보물이 되었을 것 같다.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3번 출구를 지나, 불광천으로 내려가 산책로를 걷는다. 25분 정도 걸으면, 증산역을 앞에 두고 차도로 오른다.

 

                        < 13:41, 차도로 오르니 횡단보도 옆에 >

 

 

                     < 14:00, 체육공원 옆 봉산(烽山, 209m)입구 >

 

                 < 14:40~15:30, 능선 중간에서 소나기 피한다고 >

  불광천 산책로 중간에 있는 디지털미디어시티 역 인근에서 오늘의 산행을 일찍 종료할까 의사 타진하니, 모두 봉산을 오르겠다고 한다. 하천에서 올라와 횡단보도로 차도를 건너니 주택가이다. 산 아래 있는 증산체육공원까지 힘들게 오른다. 들머리에서 휴식하고, 산속으로 들어가니 신선한 공기가 기분을 금방 상쾌하게 한다. 주로 햇볕을 받으며 포장된 도로만 오다가 산속에 들어오니 새로운 에너지가 생긴다.

 

                              < 16:11, 능선 숲속의 오르막 >

 

                            < 16:16, 정상을 앞 둔 데크 계단 >

 

                             < 16:20, 봉산의 정상 팔각정 >

  높지 않은 능선을 오르고 내리는데, 검은 먹구름과 함께 비바람이 불어온다. 번개와 천둥소리가 가까이 들리더니, 빗방울이 한 두 방울씩 떨어진다. 걸음을 재촉해 지난번 식사했던 정자에 도착해, 소나기를 피한다고 휴식한다. 50여분을 기다려도 천둥, 번개만 요란할 뿐 비는 내리지 않아 다시 능선을 오른다. 그만그만한 봉우리를 넘고 넘는데, 한번 왔는데도 여기가 정상이겠지 하고 오르면 아니고를 반복한다.

 

< 16:22, 정상 팔각정에서 >

 

< 16:24, 엣 통신수단 이었던 봉화대 >

 

                           < 16:25, 소나기 내리기 직전 검은 먹구름 >

  서울 둘레길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봉산을, 두 번이나 정상을 밟는다. 숲이 우거진 능선은 흙길로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니, 주위의 주민들이 운동 삼아 많이 올라와 걷고 있다. 넓은 봉산 정상에는 멋스럽게 지어진 팔각정과 옛날 봉화를 올렸던 봉화대가 일행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인증 샷을 여기저기 카메라에 담았더니, 소나기가 자신의 면모를 보여준다. 팔각정으로 올라 진짜 비를 피하며(16:30~17:00) 쉰다.

 

                        < 16:35, 팔각정에서 본 비 내리는 정상 >

 

                           < 17:09, 수국사로 내려가는 갈림길 >

 

                                < 17:17, 날머리 음식점 주차장 >

  소나기를 피해 30여분 기다리면서 생각하니, 명지산에서 둘레 길로 산행지를 바꾼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비가 완전히 그칠 때 까지 기다릴 수 없어, 빗줄기가 약해지자 우비를 꺼내 입고 하산을 서두른다. 비를 피한다고 1, 2차 합해 1시간 20분을 쉬었더니, 하산 길 발걸음이 가볍다. 지난번 지리를 잘 몰라 하산했던 수국사 이정표를 지난다. 날머리 장작구이 음식점 주차장이 운동장처럼 넓다.

 

                       < 17:28, 서오릉과 벌 고개 이야기 >

 

                    < 17:33, 뒤풀이는 두부전문 음식점에서 >

 

 

 < 17:49, 두부전골과 함께 >

  오늘 트레킹 한 거리 15.91km, 점심식사 1시간, 비 피한 1시간20분 포함하여 7시간50분이나 소요되었다. 날머리 차도 옆에 서오릉에 관련된 전설의 안내판이 있다. 조선조 7대왕인 세조의 장남인 덕종(추존 왕)20세로 일찍 죽자, 유명한 지관이 묘 자리를 서오릉으로 정한다. 땅속에 있던 많은 벌들이 지관에게 날아가 공격해 숨지게 한다. 벌의 집을 왕릉으로 한 지관에게 벌이 벌을 내렸다 해서 벌 고개이다.

 

  서오릉에 위치한 두부 전문 음식점(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소재)에서 뒤풀이를 한다. 20여분 비를 맞고 내려와서 인지, 두부전골이 얼큰하고 맛이 있어 장시간 트레킹의 피로를 풀어준다. 한강 둔치와 다리를 걷고, 월드컵 여러 공원의 산책, 봉산 능선의 트레킹 등 즐겁게 보낸 행복한 하루였다. 비 피한다고 1시간20분씩이나 쉬면서 생각하니, 쉬는 것도 산행의 일부였다. 앞으로는 많이 쉬어가며 갑시다. 친구들! 수고 많았습니다.

 

 

                                      2014. 6. 11(). 서울둘레길 트레킹을 하고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