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책 이야기

떠난다 쓴다 남긴다 - 루이스 퍼온 조벨 外

leepuco 2012. 1. 30. 12:56

 

  우리는 일상에서 탈피하여 어디론가 떠나고픈 여행의 충동을 많이 받으며 살아간다. 삶이 힘들고 어려운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는 더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자 한다. 그러나 매일 반복되는 생활과 여건들이 그 굴레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과 경제적 여건을 조금씩 준비하곤 한다. 그 기간이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어렵게 떠난다.

 

 

  누구나 당시의 낭만과 즐거움을 가슴에 오래 담아 두고 싶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희미해져 간다. 여행에서의 일들을 사진이나 글로 담아 오랜 추억으로 간직하고자 하는 욕망은 같다. 내용의 양은 차이가 나지만, 일기, 여행기, 메모 등의 형식으로 남긴다. 이 한권의 책은 기술하는 방법 등을 쉽게 정리하여 알려주고, 하고자 하는 의욕까지 고취시켜 준다.

 

  얼마 전부터 시간적 여유가 많아지면서 자주 가는 등산과 여행이 이제는 취미가 되어 삶의 활력소가 된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 산행은 일주일에 한두 번, 여행은 기회가 더 적어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 산행과 여행을 통하여 자연과 함께 하며, 자연의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고 감동을 글로 표현하기 시작한지도 3~4년이 되어간다.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리다 보면, 일주일이 빠르게 지나간다. 글로 표현하다 보면 스스로 한계를 느낄 때가 많다. 이 책은 그러한 문제점을 타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너무 많은 것을 자세하게 적으려 하지 말고, 핵심적인 사항들만 다루어라. 정보와 문체 그리고 재미를 위해서는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 8시간 글을 쓴다면 4시간을 독서하라.

 

  날짜를 알아볼 수 있는 사물을 사진 배경으로 삼지 말자.  많이 알아야 한다. 많이 알고 있는 것을 적재적소에 잘 표현하여 훌륭한 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외에도 작가는 아니더라도 글쓰기를 좋아한다면 꼭 필요한 사항들이 정리되어 있어 한번 읽도록 권유하고 싶다.

 

- 책 속의 주요 글, 구절을 정리해 보면 -

여행 작가는 무엇을 묻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며, ‘누가그리고 어떻게’, 더 중요하게는 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여행에 자신의 시각을 더하고 독자들과의 연관성을 끌어내는 사람이다. 독자들을 더 즐겁게 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험심을 발휘하여 잠자고 있던 감각을 깨우고, 헤르만 헤세가 말했듯이 인간의 진정한 직업은 자신에게로 향하는 자신만의 길을 찾는 것임을 깨닫는 사람이다. (17)

 

여행 작가는 또한 호기심(원한다면 시끄러움도)많은 성격과 언제나 관찰하고, 엿듣고(비유해서 말하자면), 열쇠구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준비성을 길러 주위에서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를 늘 살펴야 한다. 에너지가 충만해야 하고, 열심히 일할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건강해야 하고, 불편함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하고, 감수성이 예민하고 지각력이 있어야 하며, 사람을 묘사하는 데 뛰어나야 하고, 다양한 사안에 관심을 가지며 박학다식해야 한다. (20)

 

편집자와 독자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플러스 밸류는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보편성, 현재 사회적 이슈와의 관련성, 경험에 깊이를 더해주는 배경지식, 누구도 지나칠 수 없는 진실이 담긴 주제, 확신에서 오는 탄탄한 논리, 신뢰를 무너뜨리지 않는 광범위한 조사, 유기적으로 잘 배치된 정보, 문장력 등 여러 가지 장점에서 온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편집자의 요구나 독자가 예상하는 수준보다 더 완성도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22)

 

사는 곳 근처로 여행을 가든, 더 먼 곳으로 여행을 가든, 당신이 쓰는 여행기는 출판될 수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이 출판물들은 모두 무언가 대가를 준다. 우리가 곡 돈을 바라고 글을 쓰는 건 아니고, 또 왠지 작가의 영혼에는 가격표가 붙으면 안 될 것 같긴 하지만 한편으로 여행 작가는 전문직이고 일에 대해서는 정당한 대가를 받을 권리가 있다. 물론 비결은 글을 쓰기 전에 시장을 철저히 연구하고, 당신의 글에 가장 적당한 정기 간행물을 찾아 글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면 당신의 글을 팔아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55)

 

최고의 단체 여행은 어떻게 선택할까? 여행 사진가인 앨스티치는 자기가 가고 싶은 지역의 가장 끌리는 단체 여행 일곱 개에 순위를 매겼다. 이용 항공사와 장비, 식사제공 횟수, 여행 기간, 호텔 등급, 출발지와 도착지, 여행 옵션, 실제 방문한 도시와 지역, 가격 등을 목록으로 만들어서, 자신과 아내가 마음에 든곳을 보며 어떤 단체 여행이 가장 좋을지, 또 비용대비 어떤 단체 여행이 가장 큰 가치가 있을지를 판단했다. (65)

 

여행 작가에게는 계절도 중요한 요소이다. 뉴잉글랜드의 가을 색채나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 공원의 진달래 축제에 관계된 글을 쓴다면 당연히 고생을 무릅쓰더라도 정확한 시점에 그 곳에 가야 할 것이다. 자연에 관해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벚꽃이 언제 만개할까? 페어리 펭귄이 언제 바다에서 줄지어 나올까? 여행안내소, 상공회의소, 현지주민, 그 지역으로 자주 여행하는 사람들로부터 정확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70)

 

여행 중에는 우연한 만남을 많이 가지자. 비행기, 기차, 또는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말을 걸자. 알고 보면 그 사람이 유쾌한 여행 동반자가 될 수도 있고, 여행지의 중요한 이야기를 알려줄 수도 있다. <중략> 절대 질문하기를 망설이지 말자. 전 세계 어디에서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들은 낯선 이들을 도와주려고 하며, 종종 당신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을 보여주기 위해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수고를 감수한다. (116)

 

완성된 글을 여러 번 보면 볼수록, 다듬을 수 있는 단어를 더 많이 발견하게 될 것이다. 퇴고하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말자. 루이즈는 대학 때 책을 여러 권 쓰신 유명한 교수님께 수업을 들었는데, 교수님은 항상 작문 숙제를 대여섯 번씩 고쳐서 제출하라고 하셨다.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루이즈가 질문하자 교수님이 이렇게 대답했다. “문제가 있다면, 아마 내게도 무슨 문제가 있을 걸세, 나도 대여섯 번씩 글을 다시 쓴다네.” (163)

 

화제의 전환은 독자에게 다음 문단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이다. 우리는 모두 게다가’, ‘이와 비슷하게같은 전형적인 현재형 단어와 구, 그리고 전환에 쓰이는 그러나’, ‘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등의 전치사에 익숙하다. 또 인과 관계를 나타내는 그 결과’, ‘왜냐하면’, ‘따라서등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말들은 너무 많이 사용되니, 독자를 이야기의 다음 단계로 안내하는 다른 단어를 찾아보자. ‘다음날 아침’, ‘이듬해’, ‘6시쯤처럼 시간을 이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좀 더 모호한 시간 전환으로 커피가 차가워졌다, 수선화가 피었다, 우리배가 바다로 나가자 등도 될 수 있다. (164)

 

나를 속이려는 사람들 천지야. 패키지여행은 재미있었지만, 돈 낸 만큼의 가치는 없었어.” 이렇게 불평만 늘어놓는 여행 이야기는 장황하고 지루하다. 여행기를 쓸 때는 반드시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자. 재킷을 가져가라거나 패키지 여행을 피하라고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에 대해 징징거리지는 말자.(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