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가을 창공이 산행하기 좋은 계절임을 알린다. 음악과 산사랑 산악회 따라 춘천 삼악산(三岳山: 654m)으로 아내와 함께 간다. 의암호와 북한강에 뿌리를 내리고 우뚝 솟아있는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산은 풍광이 아름다워 산림청의 100대 명산에 선정되어 있다. 이산의 유래는 정상인 용화봉(654m)과 청운봉(546m), 등선봉(632m)의 3개의 봉우리가 바위산으로 이루어져 삼악산이라 불린다고 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3년 전 홀로 다녀왔던 코스와 동일하다. 의암 매표소로 올라 정상을 밟고, 등선폭포 매표소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상봉역에서 출발(9:02)한 전철이 강촌역에 도착(10:07)하니, 강가에 있었던 강촌역이 안쪽으로 1km정도 들어와 있다. 한 때 우리 산방에서 기차를 타고 많이 찾았던 낭만이 있던 강촌역이 새롭게 바뀌었다. 역 앞의 이정표는 당시 모두 왔던 산, 유원지, 폭포들로 정겹다.
오늘은 산도리님께서 산행대장으로 등극하여 첫 산행 리딩 하는 날이다. 많은 산우들이 축하하기 위해 참석하여, 인원은 17명이다. 뒤풀이를 약속하고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차량을 이용한다. 들머리 등산로 입구에 내리니, 의암댐(10:32)과 의암호 건너편으로 춘천시내로 가는 터널(10:32)이 시선을 끈다. 의암 매표소(10:36)에서 티켓을 구입(성인:1,600원, 단체 30인 이상: 1,400원)해 산행을 시작한다.
등산로 입구(10:38)에는 삼악산장과 상원사의 안내판이 올라가면서 잠시 들려 달라 한다. 등산로 안내도(10:38)를 보면 이곳에서 올라 등선폭포로 하산하는 코스가 일반적이지만, 더 긴 코스를 원한다면 능선을 타고 등선봉을 거쳐 하산하기도 한다. 긴 코스는 등산로에 표시되어 있듯이 암릉구간이 위험하다고 한다. 악자가 들어가는 의미를 느끼게 한다. 입구부터 있는 돌계단(10:40)과 너덜길이 힘들게 한다.
삼악산장(10:46)에 올라서니, 의암호가 조망되기 시작한다. 산장을 지나서 새 대장의 리드에 따라 인사를 나누고 산을 다시 오른다. 3년 전 혼자 오를 때는 지금 시간보다 다소 이르기는 하였지만, 상원사 경내(11:01)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고 주위에서 산객들을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오늘은 멀리서부터 불경소리가 들려오고, 동행하는 이들도 많다. 이정표(11:02)는 오르는 산행거리가 1.95km임을 알린다.
상원사 좌측으로 나있는 등산로는 철제계단으로 시작하여 경사가 가파른 너덜 길(11:08)과 지그재그 길(11:18)로 이어진다. 내일 남해안으로 상륙하겠다던 태풍 산바가 빨리 올라오는지 빗방울이 떨어져 긴장하게 한다. 그러나 일시적일 뿐, 흐린 날씨에 바람마저 불어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가 된다. 안부에 도달하니, 깔딱고개 이정표(11:24)와 함께 정상까지는 절반 정도 남았다고 한다.
큰 바위 아래(11:25) 깔딱고개에서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를 보충한다. 이정표 옆 경고판은 매년 낙석이나 실족 사고가 빈번한 곳이니, 등산객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암릉을 때로는 손까지 짚으며 올라야 하기에 미리 스틱을 접고, 쇠 난간 줄(11:34)을 잡고 오르기 시작한다. 경사가 급하고 아래는 단애를 이루고 있어 위험한 구간(11:38)이다. 입장료로 각종 안전장치를 했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오를수록 조망이 뛰어나, 힘들게 오르면서도 자주 뒤를 돌아보게 된다. 등산로 입구에서는 의암댐과 의암호의 일부만 보일 뿐, 춘천 시내는 보이지 않는다. 산은 높지 않지만 오를수록 의암댐(11:43)과 의암호에 안의 붕어섬과 중도(11:49)의 풍경이 아름답다. 안전시설물 난간(11:58)을 잡고 오르던 곰과 여우님 “산이 힘든 것 같으면서도 재미가 있다”고 한다. 이 산의 매력을 잘 표현하는 말인 듯싶다.
오르는 암벽(12:05) 틈에서 자라는 소나무들이 빼어난 풍경의 운치를 더해준다. 이제는 의암호 오른쪽으로 춘천 시내의 빌딩 숲(12:10)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같이 동행하는 산우들은 탄성과 함께 가슴에 담고, 아찔한 곳까지 가서 사진에 남기느라 바쁘다. 홀로 이 구간을 오를 때는 힘들더니, 오늘은 함께 오르니 어렵지가 않다. 이제 가파른 경사는 없고, 평탄한 암릉이 시작되는 정상 능선의 이정표(12:17)다.
말 발굽모양(12:25)의 안전장치를 밟고 오르는 재미도 있다. 철제 계단과 쇠줄 난간(12:31)이 병행하는 바위 오르기도 정상을 앞두고 마지막이다. 정상 전에 의암호를 마지막으로 보는 전망 포인트(12:32)이다. 혼자 올라와 보았을 때 보다는 정겨운 산우들과 함께 어울려 보는 풍경이 더 환상적이다. 이제 능선은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와 여름내 땀 흘리며 오르느라 수고한 가슴을 어루만져 준다.
정상 아래에 위치한 이정표(12:38)를 보니, 하산할 등선폭포 옆으로 삼악산성 가는 길이다. 맥국산성으로도 부른다 하여 검색하니, 삼국시대 때에 춘천지역에 ‘맥’이라는 부족국가 쌓은 성이라고 한다. 한때는 궁예가 왕건에게 패하여 패잔 군졸들과 함께 피신처로 사용도 했다고 한다. 이제는 많은 산객들에게 알려져서 인지 정상은 혼잡하다. 정상 표시석(12:41)에서 겨우 인증 샷(12:42)만 찍고 하산한다.
운동장 같이 넓은 큰 초원에서 식사할 줄 알고 내려가는데, 선두가 그 곳 전에서 식사장소를 택한다. 솜사탕님 준비한 양푼 비빔밥(12:50~13:30)이 오늘의 특별 메뉴로 인기가 많다. 스텐 양푼을 준비하여 오고, 충분한 양념에 주위의 산우들 밥까지 넣고 비비니 푸짐하고 맛있는 식사가 된다. 큰 초원(13:37)을 지나면, 333계단(13:43)이 기다리고 있다. 계단을 다 내려가면 작은 초원(13:51)이다.
데크 계단(13:59)을 내려가니 작은 개울에서 흐르는 물이 폭포까지 이어진다. 얼마 후 오른쪽 흥국사(14:03) 사찰로 오른다. 지난번 산행 시는 흥국사를 못 찾고 내려와 어디 있는지 궁금해 했는데, 오늘 보니 길가 위에 있다. 산행대장이 왜 필요한지 새삼 느낀다. 후삼국시대 궁예가 이곳에 궁궐을 짓고 절을 지어 나라의 재건을 염원했다고 한다. 흥국사 이정표(14:09)가 반 가까이 내려 왔다고 한다.
내려 갈수록 수량은 많아지며 계곡도 넓어(14:13)진다. 옛날 퇴적된 모래 암석들이 높은 압력과 온도를 받아 굳어진 것으로, 이 규암 층이 지각운동이 일어나면서 절리(암석의 나란한 결)들이 갈라져 이곳과 같은 깊은 협곡(14:47)이 생성되었다고 한다. 데크로 내려오면서 주렴폭포, 비룡폭포, 옥녀 담, 흰 비단 천을 펼친 것 같은 백련폭포, 신선이 학을 타고 나는 듯한 승학폭포(15:00)등을 보면서 내려온다.
승학폭포(15:00)에서 인증 샷을 찍고는 마지막으로 신선이 노니는 듯한 분위기라고 하는 등선 제1폭포(15:08)와 제2폭포를 보게 된다. 등선계곡을 걷다보면 주왕산 계곡과 흡사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날머리의 안내판(15:11)이 산행의 종료를 알린다. 의암호의 멋진 풍광, 암릉을 넘는 묘미, 편안한 숲속의 하산 길, 깊은 협곡에서 떨어지는 멋진 폭포 등이 산행을 마친 산우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등선폭포 입구(15:11) 아래는 많은 음식점들이 성시를 이루고 있다. 약속된 버스로 식당가는 길에 있는 옛 강촌역은 레일바이크 정거장(15:29)으로 바뀌어 있다. 차량을 제공한 물갯말 음식점(15:32)에서 닭갈비와 막국수로 뒤풀이를 끝내고(15:35~17:00) 강촌역까지 걸어가 귀가길에 오른다. 산행대장으로 등극하여 첫 산행을 명산으로 리딩하느라 수고하신 산도리 대장님! 감사합니다. 함께 산행한 산우님! 수고 많으셨고 즐거웠습니다. (산행거리:5.5km 추정, 산행시간:4시간30분)
‘12. 9. 16(日). 삼악산 산행을 마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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