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3일전)에 다녀온 북한산 단풍이 너무 아름다워, 귀가해서 바로 오늘의 산행장소를 변경했다. 그러나 월요일 비와 함께 바람까지 불고 추워져, 단풍이 다 떨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 한다. 갑작스런 변경 때문인지 솔뫼산악회의 산행할 인원은 3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마음만은 친구들과 멋진 단풍을 같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설렌다. 지난주 추천 받은 멋진 단풍코스에 대한 기대도 함께 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지난번과 같이 아카데미 탐방지원센터를 들머리로 하는 것은 동일 하지만, 오르는 코스는 칼바위를 타지 않고 대동문으로 직접 오른다. 능선에서는 추천받은 비경의 단풍코스를 가기위해 성곽을 타지 않고 숲속으로 대남문까지 가서 구기동으로 하산키로 한다. 3명이 수유역 1번 출구에서 1번 마을버스로 들머리까지 가서 산행을 시작(10:30)한다. 왼쪽 구천계곡의 구천교(10:32)를 건넌다.
마을버스에서 탔던 대부분이 4.19탑을 지나 백련사 입구 정류장에서 내린다. 개념도를 살펴보니, 백련사로 오르면 중간에 진달래 능선을 만나고 그곳에서 대동문으로 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내리는 것을 보면 그 코스가 좋아 보이니, 다음에는 그리로 한번 가봐야겠다. 갈림길 이정표(10:42)에서 대동문 표시방향으로 기수를 잡는다. 구천폭포(10:46)의 힘찬 물소리를 옆으로 들으며, 암릉(10:51)을 오른다.
얼마 되지 않아 바위 위로 올라서니, 수유동 일대의 도심건물들(10:52)이 한눈에 들어온다. 3일전 산행할 때 한 산우에게 이 코스에 대하여 물었더니, 육산의 능선으로 편한 길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곳곳에 험한 바위에 철제 난간들을 설치해 놓아 쉽지가 않다. 능선도 아니고 계속하여 물소리가 들리는 계곡(11:03)이다. 다행이 계곡은 능선 보다 단풍이 더 예쁘게 들어 아름다운 단풍(11:09)을 많이도 본다.
칼바위 능선에 미치지 않는 바위너덜 길(11:14)은 오히려 산행의 묘미를 더한다. 초보자도 누구나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난이도는 없다. 높이를 더 할수록 단풍은 더 곱게 물들어, 비로 걱정했던 마음을 말끔히 씻어준다. 한순간에만 볼 수 있는 단풍이기에 우리는 더 그 모습에 감탄하게 되는 듯싶다. 단풍과 함께 인증 샷(11:17)을 찍으며, 여러 각도로 디카(11:19)에 담아보지만, 똑딱이의 한계를 느낀다.
전 세계적으로 수도(首都)안에 명산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없다고 한다. 우리는 수시로 올라와 대자연의 품속에서 4계절의 변화하는 풍경을 볼 수 있으니 복 받은 시민이다. 초등학교 동창들이 늦게 반세기만에 북한산을 처음 찾아 단풍을 볼 수 있어 감사하다. 계속되는 계곡(11:33)길은 초반보다 편하지만, 돌계단이 많다. 우이동에서 오는 진달래능선과 만나(11:49)더니, 이어서 대동문(11:50)이 나온다.
대동문에 도착하니, 흐리던 날씨는 이슬비를 간헐적으로 뿌린다. 우의를 배낭에서 꺼낼지 고민을 하는데 그친다. 우리의 모임을 위해 비가 피해 간다는 엉뚱한 생각까지 해 본다. 3일전 추천을 받았던 단풍의 비경 코스를 찾아 가는데 이정표는 화장실 방향(11:52)만 가리킨다. 가르쳐준 길 따라 무조건 가니 멋진 단풍의 숲(12:02)이 나온다. 단풍을 만끽하며 내려가니, 현 위치가 파악되는 이정표(12:13)가 있다.
직진하면 대남문으로 거리(1.1km)도 가깝고, 우측은 북한산성 탐방센터(4.4km)로 가는 길로 한번 갔던 길이다. 대남문 방향으로 조금 더 오르다 보니, 왼편으로 보국문 가는 삼거리이다. 목적지 대남문이 가까이 있고, 단풍도 북쪽이라 지기 시작하고, 계곡으로만 가다보니 전망도 없어 보국문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오르는 길의 노란 단풍(13:21)이 시선을 끈다. 정릉으로 내려가는 보국문(12:30)과 이정표다.
보국문 성곽으로 올라서니, 건너편으로 보이는 칼바위 능선(12:32)이 3일전 다녀갔다고 정겨워 보인다. ‘산성 주능선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의 조망대에서 삼각산의 유래가 된 세 봉우리(12:42)를 주위의 풍경과 함께 가슴에 담아본다. 고려시대부터 불러 내려온 삼각산은 백운대(836m), 만경대(799m), 인수봉(810m)을 일컫는다. 북한산의 명칭은 조선조 숙종 때 북한산성을 축조한 이후부터 부른 것으로 추정한다.
성곽능선(12:43) 위의 단풍은 지기 시작하여 3일전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렵지만, 아직 능선 아래의 단풍은 당분간 며칠 더 지속될 것 같다. 북한산 삼각봉을 바라보는 전망대에 이어 이번에는 도시의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12:45)인데, 날씨가 흐려 제대로 볼 수가 없어 안타깝다. 대성문, 보현봉, 대남문,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성곽과 능선(12:46)이 단풍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으로 다가온다.
성곽 따라 가자니 식사할 장소가 여의치 않아 시간이 늦어진다. 대성문 위 쉼터(13:00) 가 식사하기엔 안성맞춤이다. 목적지가 눈앞에 보이니 여유가 있다고, 점심시간(13:00~14:30)이 길어진다. 대성문(620m, 14:32)은 국민대에서 형제봉 능선으로 오며 일선사부터 본 멋진 단풍으로 기억에 남는다. 이정표를 보니, 산성 능선 중에서 아직 가보지 못한 대성문과 대남문 사이의 거리가 300m밖에 안 된다.
대성문에서 대남문으로 가는 길이 단풍이 멋진 우회 길(14:34)과 계단이 많은 성곽 길이 있는데, 산토끼님이 보현봉의 모습을 가까이 보고자 하는 내 마음을 읽는다. 식사를 마치고 경사가 급한 돌계단(14:35)을 오르자니 숨이 목에까지 찬다. 멀리서 보던 보현봉(普賢峰, 714m, 14:45)을 가까이 보니, 모습이 웅장하다. 북한산 봉우리 중 제일 기가 세어, 무속행위 등이 성행하여 2026년까지 출입금지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대남문이 내려다(14:50) 보인다. 대성문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대남문(14:58)을 통과하여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하면서 종전에 가고 싶어도 못 갔던 150m 옆에 있는 문수사에 들리기로 한다. 솔뫼산악회는 아직 회원은 많지 않지만, 회원이 원하는 곳이라면 구석구석 찾아가는 것이 장점이다. 커다란 바위 안에 약 40평 규모의 천연동굴 굴법당(15:02)이 먼저 우리 일행들을 반겨준다.
문수사(文殊寺)는 고려예종 4년(1109년)에 대감탄연국사께서 개산(開山)하였고, 국사께서는 주위의 절묘한 기암괴석과 경관에 매료되어 이곳에 문수암을 지었다고 한다. 문수봉 아래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는 대웅전(15:03) 앞에서 주위의 풍광을 보며 쉬어간다. 건너편 보현봉(15:03)에서 뻗어 내린 사자능선 아래 구기계곡 따라 하산한다. 구기계곡의 단풍(15:24)도 울긋불긋 곱게 물들어 있다.
구기 분소까지 내려오는 2.5km가 오늘 따라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몇 번이고 쉬면서 사부작사부작 내려온다. 이 코스로 온지가 오래되어서, 이렇게 돌계단(15:54)과 데크 계단(16:06)이 많은 줄을 기억하지 못 한 것이 친구들께 미안하다. 나이가 들었거나 무릎이 약한 사람은 피해야 할 코스인 듯싶다. 승가사와 문수사로 갈라지는 삼거리(16:15)를 지나자, 깨끗한 물이 흐르며 계곡은 더 넓어진다.
물고기들이 놀고 있는 깨끗한 계곡을 건너는 여러 다리(16:34)를 지나며 하산한다. 구기동 탐방지원센터(16:42)를 지나서도 마을 길 따라 많이 내려간다. 뒤풀이는 할머니 두부집(17:00)에서 두부와 궁합이 맞는 막걸리 한잔으로 산행의 피로를 푼다. 올해는 가까운 북한산에서 대동문을 기점으로 오른쪽 왼쪽으로 두 번씩 단풍구경하는 행운을 얻었다. 설악산, 내장산 등의 단풍 명소가 부럽지 않았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이 단풍시기에 맞춰 꼭 북한산을 찾아 매년 정례화 시키도록 노력해야겠다. 우리 산악회의 전속 모델이 빠져 더 멋진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 아쉽다. 짧은 거리(7.0km추정)를 6시간30분에 걸쳐 산행하는, 산행이 아니라 단풍놀이나 다름없다. 두 친구들! 함께 해주어 고맙고, 수고 많았습니다. 다음 산행 때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납시다.
2012. 10. 24(水). 북한산 단풍을 보고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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