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공연을 보러 멀리 신도림역에 위치한 디큐브 아트센터로 간다.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할 지역에 이름도 낯선 공연장이 있다. 대중 교통수단의 발달은 우리의 생활과 문화적 거리도 그만큼 좁혀 놓았다. 설 명절의 공식적인 행사를 마치고, 연휴의 마지막 날 딸의 예매로 공연을 보면서 조용히 새해를 맞는다. 공연장이 있는 디큐브 씨티(D-CUBE CITY)빌딩은 백화점과 호텔까지 있는 대규모 빌딩이다.
일찍 도착해 시간도 보내고 요기도 할 겸, 백화점 지하 2층 한식 저잣거리로 내려간다. 간단히 요기하고 차 한 잔 후 들어가려는데, 눈길을 끄는 찻집이 있다. 1개월 전 대만 여행에서 맛있게 먹었던 버블티를 판매하고 있다. 상호와 차 이름이 같은 공차(貢茶)에서 대만 화시지에 야시장에서 먹었던 홍차밀크 버블티를 마신다. 맛은 똑 같으나, 가격이 대만은 25圓(우리 돈:1,000원정도)에 비해 5,000원을 넘는다.
공차는 기원전 1,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왕족들만이 즐기던 왕실 차에서 유래된 품격 있는 차라고 한다. 버블티의 본 고장인 대만에서 2006년부터 시작되어 지금은 홍콩, 마카오, 싱가폴, 말레이시아, 필리핀과 중국 전역에 걸쳐 총 180여개 매장으로 확대되는 중이라고 한다. 안내 포스터 따라 7층 공연장으로 올라간다. 티켓을 구입하고 올라간 공연장은 예상 했던 것보다 큰 규모(1,2층, 1,242석)이다.
1,2부로 나누어 총 2시간40분의 공연이다. 막이 오르면서 현대 박물관에서 고대 이집트 왕국의 유물들을 관람하고 있다. 거대한 고분 앞에서 전생에 인연을 가졌던 두주인공이 스치며 지나가는 것으로 슬픈 사랑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집트가 인접 국가인 누비아(Nubia)을 침공하면서 포로가 된 노예 속에 ‘아이다(Aida)’공주가 있다. 공주는 거칠게 다루는 이집트 군인들에게 맞서 대항한다.
이를 지켜보던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는 누비아 출신의 ‘메렙’과 함께 공주를 이집트의 공주인 ‘암네리스’에게 선물로 보낸다. 장군의 아버지 ‘조세르’는 자기의 아들을 이집트의 공주와 전략적으로 결혼 시키고 파라오를 독살하여 왕이 되려는 음모를 꾸민다. 결혼을 앞둔 장군은 누비아의 공주에게 점점 사랑에 빠지게 된다. 잡혀 온 누비아의 왕과 노예들은 결혼식 날 탈출을 시도한다.
누비아 포로들의 탈출로 결혼식은 무산되고, 장군은 현지로 가서 누비아의 왕과 노예들을 돕는다. 그러나 누비아의 공주는 장군과 함께 남겠다고 하여, 둘은 파라오로 부터 형을 받게 된다. 파라오는 각각 이집트의 사막에 묻으라고 명하지만, 이집트의 공주는 자비를 베풀어 두 사람을 함께 매장하여 영원토록 같이 있게 한다. 첫 장면과 같이 현대인들이 고대 박물관을 관람하는 장면으로 막은 내려온다.
줄거리는 일반적인 사랑이야기 이지만, 침공한 국가의 장군과 침공 당한 나라의 공주가 사랑을 하면서 겪는 갈등과 마지막 운명이 안타깝다. 고대의 시대적 배경을 그대로 표현한 무대, 박물관, 수영장, 노예선, 왕궁 등은 환상적이었다. 호화 캐스팅과 출연진 모두의 열연을 무대 바로 앞에서 보니, 더 가슴을 뛰게 하였다.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보아 온 뮤지컬 중 최고였다.
2013. 2. 11. 뮤지컬 아이다를 보고 나서......
'문화 이야기 > 문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0) | 2014.02.16 |
---|---|
뮤지컬 삼총사 (0) | 2013.04.05 |
뮤지컬 달고나 (0) | 2012.05.08 |
뮤지컬 광화문 연가 (0) | 2012.02.08 |
뮤지컬 드라마 벽속의 요정 (0) | 2011.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