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모임인「더 폼」에서 뮤지컬「형제는 용감했다」란 작품을「북서울 꿈의 숲」에서 무대에 올린다고 한다. 오랜 기간 동안 직장 일 하면서 취미 활동으로 뮤지컬 동아리를 해오던 딸이, 이번 공연이 자신의 마지막 연출 무대라고 꼭 보러 오라고 한다. 공연 장소가 옛날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함께 다녀왔던 강북구 번동 드림랜드라고 한다. 옛날 추억을 회상하며 아내와 함께 공연장을 찾아 나선다.
옛날 드림랜드(90만㎡) 부지에 조성된「북서울 꿈의 숲」은 월드컵 공원(276만㎡), 올림픽 공원(145만㎡), 서울 숲(120만㎡)에 이어 서울에서 4번째로 큰 공원이라고 한다.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벚꽃 길과, 공원 북쪽 아파트 지역에 인접한 단풍 숲 등「꿈의 숲 12경」이 조성되어 있다. 일찍 도착하다 보니, 시간적 여유가 많아 아트센터 건물 옆 전망대(17:45)부터 올라가 야경을 보며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꿈의 숲 12경」안내도(17:50)처럼 볼거리가 있는 줄 알았다면, 일찍 도착해 돌아보았을 텐데 아쉽다. 전망대까지 오르는 방법도 다양하여 처음에는 골프장에서나 보던 에스컬레이터 카(18:00)를 타고 오른 후, 엘리베이터로 바꿔 타고 전망대에 이른다. 전망대까지 오르는 입장료는 없어,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를 수 있도록 개방 되어 있다. 동네 꼬마들이 전망대까지 올라와 놀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전망대에서 보는 야경(18:04)은 주위가 강북구 일대에 국한되고 있어 화려하지는 않다. 얼마 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T.V 드라마「아이리스」촬영 영상 화보(18:07)가 눈길을 끈다. 딸의 마지막 연출 공연을 축하해주러 온 친척을 이곳에서 만나, 아래층에 있는 음식점으로 내려간다. 전망대에 있는 유일한 레스토랑은 줄지어 기다리고 있어, 공연장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입장한다.
이하 사진은 모두 커튼콜 때 찍은 것으로 카메라를 준비하지 못해 핸드폰으로 찍었는데 선명치 않다. 7시 공연의 막이 오르면서, 안동 이 씨 종가의 엄숙한 전통 장례의례가 펼쳐진다. 아버지의 부고를 받고 고향집 안동으로 내려 온 형제 이석봉과 이주봉은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 난 원수 같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부자간의 연을 끊고 지낸지 3년여, 형제는 만나자 마자 다짜고짜 다투기부터 한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경쾌한 음악에 맞춰 친척들은 “에라이, 썩을 놈 석봉이! 죽일 놈 주봉이!”하며 노래한다. 사업실패로 자산을 탕진하고 백수로 사는 형 석봉과 서울 명문대를 나와 고시에 매번 떨어지면서도 자존심이 강한 동생 주봉은 성격부터도 차이가 많다. 우유부단한 성격의 형에 비해 동생은 똑똑하지만 욱하는 성격이 있다. 한밤중에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미모의 여인 오로라가 찾아온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무언가를 남기셨다는 말을 전한다. 아버지가 남기신 무언가도 찾고 오로라도 차지해 새로운 삶을 살겠다며 꿈에 부푼 형제의 싸움은 점점 극에 달한다. 형제는 3년 전 어머니가 아팠어도 병원 한 번 못 가고, 어떻게 돌아가셨는지도 몰라 돌아가신 아버지를 원망한다. 어머니의 죽음과 숨겨진 사연들이 알려지면서 아버지에 대한 미움도 이해로 바뀌면서 형제간의 우애도 돈독해 진다.
가부장적이고 독단적으로 보여 지던 아버지가 자상하고 어머니에게 잘해 준 것을 알게 된다. 종갓집 며느리로 시집와 고생하며 살면서도 자식들에게는 헌신적인 사랑을 했던 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기억을 하나씩 잃어가는 모습들이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마님! 제가 이집의 머슴입니다.”라고 아버지가 대답하는 장면에서는 객석 여기저기서 훌쩍거린다.
2008년에 첫 공연이 무대에 올려 졌다는 뮤지컬은 누구에게나 공감과 감동을 준다. 아마추어 배우들이 직장 일 하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프로 못지않은 실력들이다. 1부, 2부로 나누어 2시간 동안 웃고 울리고 잠시라도 무대에서 눈을 돌릴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결혼하고 나서 신혼생활에 충실하고자 연출을 그만둔다는 딸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
2014. 1. 25(土). 뮤지컬을 보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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