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좋지 않아 2주 이상 고생하던 아내가 좀 회복 되었는지, 그동안 다니지 못한 산이 그리운 모양이다. 3.1절 연휴 첫날 별다른 계획이 없어 쉬려고 했는데, 가까이 있는 대모산(大母山, 293m)을 다녀오자고 한다. 자신의 몸 컨디션도 체크도 해 볼 겸, 그동안 답답했던 가슴도 펼쳐 보려는 듯하다. 가볍게 배낭을 꾸려 들머리인 수서역으로 가면서 손자와 2년 전 한번 다녀 온 기억을 떠 올려 본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절대 무리하지 않고 갈 때 까지만 가고, 대모산 정상에서 컨디션을 체크한 후 구룡산(九龍山, 306m)까지 연계산행을 결정하기로 한다. 입구에 있는 서울둘레길 안내도에는 등산로뿐 만 아니라 강남 그린웨이까지 있다. 산은 두산 모두 높지 않은 트레킹 코스이고, 집이 가까우니 언제라도 하산해 돌아올 수가 있어 가볍게 출발한다. 3호선 수서역 6번 출구(11:40)가 들머리이다.
들머리(11:42)에는 전에 없던 서울 둘레길 대모산 구간 표시판이 크게 세워져 있다. 오르기 시작한 등산로에도 서울 둘레길 마크(11:52)와 이정표에도 같이 표시되어 있다. 북한산 둘레길 전 코스를 두 번 돌고 있지만, 서울 둘레길이 언제부터 조성 되었는지 모르고 있었다. 또 외곽에 있는 대모산 인근을 서울 둘레길로 명칭 했는지 궁금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서울 외곽을 도는 둘레길로 만들어져 있다.
서울의 내사산(內四山, 20km -남산, 인왕산, 북악산, 낙산)과 외사산(外四山, 182km -용마산, 관악산, 덕양산, 북악산)을 연결하는 산책로 202km를 서울시는 서울둘레길로 정해 조성 중에 있고 2014년 완성된다. 북한산 둘레길이 끝나면, 서울 둘레길을 시작 해야겠다. 봄의 소식을 전하는 숲속(11:55)으로 천천히 오르니, 저 멀리 두 개의 봉우리(12:05)정상이다. 둘레길과 헤어지는 갈림길(12:14)이다.
도심의 근린공원으로 시민들이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적당한 오르막(12:20)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육산으로 편안하다. 일자형(一字型)인 주능선의 양 옆은 등산로를 많이 개발해서, 운동량을 적절히 조절하며 산행할 수 있도록 이정표(12:31)도 많다. 산불감시초소(12:44)를 지나, 서서히 정상까지 고도를 높여 간다. 바람이 많이 부는 봄의 문턱의 날씨 때문인지, 많은 시민들은 보이지 않는다.
넙적 바위라는 안내판과 함께 등산로 주변에는 약간의 바위들(12:53)이 산행의 묘미를 더한다. 정상이라고 생각하며 가파른 경사(12:57)를 오르니, 넓게 자리한 260봉(13:06)이다. 낮은 산이라고 얕보지 말라는 듯, 정상은 저만치 건너편에서 당당하게 기다리고 있다. 고도를 높이면서 탁 트인 전망과 함께 찬 북풍이 강하게 몰아친다. 앙상한 나뭇가지 상단이 바람에 세차게 흔들린다.
헌릉I.C로 내려가는 갈림길 이정표(13:07)부터 조선왕릉 관리소의 보호구역이라는 문구가 부착된 경계 철조망(13:08)이 정상까지 이어진다. 잘 보이지 않게 능선 아래 설치하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든다. 철조망 안의 헌릉(獻陵)은 3대 태종과 원경왕후의 봉분을 달리한 쌍릉이고, 인릉(仁陵)은 23대 순조와 순원왕후를 합장한 능이다. 정상을 앞에 두고 마지막 경사를 목재 계단과 데크(13:18)로 오른다.
정상에는 삼각점 구축물(13:24)이 정상 표시석을 대신하고 있다. 산에 오를 때 마다 정상부위에서 보는 삼각점은 다른 지점의 지리좌표를 정확하고 손쉽게 얻는 시설물이다. 삼각점 위에서 인증 샷을 남기고, 옆에 있는 강남그린웨이 안내판을 보니 이산의 유래가 적혀있다. 산 모양이 늙은 할미 같다하여 할비산 또는 대고산으로 불려 지다가 조선 태종의 헌릉이 자리하면서 어명에 의해 대모산이 되었다.
대모산 정상에서 아내의 컨디션을 물으니, 괜찮다고 하여 하산 길 아래에 있는 대모산 전망대는 들리지 않고 구룡산으로 간다. 대모산 정상 밑으로 연결되어 있던 서울 둘레길을 갈림길 이정표(13:42)에서 다시 만난다. 대모산 정상까지의 헌인능 보호 철조망과 이후 구룡산 정상까지의 군사시설 보호 철망(13:49)은 옥에 티로 보기에 안 좋다. 편안한 능선 길을 오르고 내려 구룡산 정상(14:10)에 도착한다.
이 산은 옛날 임신한 여인이 용 10마리가 하늘로 승천하는 것을 보고 놀라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한 마리가 떨어져 죽고 9마리만 하늘로 올라가서 구룡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인증 샷(14:11)을 하고는 전망대에서 서울 시내를 조망(14:12)한다. 대모산 정상에서 보는 전망과 같이 남산타워, 한강, 멀리는 북한산과 도봉산까지 희미하게 보인다. 하산 길의 구룡터널 가는 갈림길(14:18)이다.
세차게 부는 북풍을 피해 구룡산 정상아래 양지 바른 곳(14:20~15:10)에서 점심을 한다. 오늘따라 까마귀들이 먹을 것을 찾는지 무리를 지어 주위를 맴돈다. 그중에 까치 몇 마리의 울음소리는 들리지도 않는다. 익조였던 까치와 흉조로 여기던 까마귀가 역전된 현상을 보인다. 강남 그린웨이 방향까지 표시된 이정표(15:15)가 잠시 혼란스럽다. 너덜 길과 데크 길(15:16)그리고 편안한길이 반복된다.
하산지점인 학술 진흥원 이정표(15:19)따라 계속하여 내려간다. 중간 봉우리에 삼각점 구조물(15:20)이 설치되어 있어, 올라가 시내를 다시 한 번 조망하고 간다. 마지막 이정표(15:39)에 서울 둘레길(양재시민의 숲: 2.5km)표시 방향이 잘못되어 있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학술진흥원 날머리가 KOICA(한국국제협력단) 해외봉사단 교육원 후문으로 들어가야 하기에 우회 시킨듯하다.
멀리 농협 하나로 마트 건물(15:41)을 바라보며 내려간다. KOICA 해외봉사단 교육원 후문(15:47)을 앞에 둔 계단이다. 후문에는 등산객을 비롯한 일반인에게 제한적 개방(5:00~21:00)을 한다는 문구의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건물을 나와(15:50) 우측의 버스정류장에서 산행을 종료한다. 산행거리 약 6.2km를 식사시간 50분포함 4시간10분 소요되었다. 걱정을 했던 아내가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한 모습을 보여줘 고맙고 즐거운 산행이었다.
2013. 3. 1(金). 대모산,구룡산 연계산행 하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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