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인기명산 100위(한국의 산하)

13. 고대산-연천,신탄리역,제1등산로,정상,제2등산로,원점회귀

leepuco 2013. 3. 30. 07:59

 

  계속되던 꽃샘추위가 주춤하는 사이, 남녘에는 매화 및 각종 꽃 축제 소식이 전해져 온다. 우리는 북녘에도 봄소식이 전해졌는지 확인하러, 제일 춥다는 연천, 철원의 고대산(高臺山,832m)을 간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설렘과 즐거움을 오래 느끼라고, 기존 산악회처럼 동두천역 백마고지 행 기차 안에서 만남을 시도한다. 3일전 한식성묘 행사 후, 불청객 몸살, 감기가 찾아와 산행을 제대로 할지 걱정이다.

 

 

 

 

  만남의 장소인 동두천역(9:50)으로 향하는 친구들의 핸드폰이 바쁘게 울린다. 맨 앞 칸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각자 먼 거리에서 오다 보니 시간 내에 도착할지 의문이다. 매시 50분에 출발하는 기차이기에, 못 타면 1시간이 늦어져 산행에 차질을 가져온다. 멤버 6(왕자님, 안천모님, 샛별님, 산토끼님, 바다님, 푸코)이 제시간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능선코스인 제2코스로 올라 제3코스로 하산한다.

 

 

 

 

  얼마 전에 연장된(1개역 증설) 백마고지 역 가는 열차5번 플랫트 홈에서 일찍부터 대기하고 있다. 젖히면 서로 마주 볼 수 있는 의자도 있는 실내는 깨끗하게 청소를 마쳤다. 기차가 출발하자 우리는 옛 추억을 떠 올려, 사우나 한 닭 알에 사이다 대신 포도즙을 먹으면서 기차여행의 분위기를 띄운다. 지난번 처음 참여했던 천모 친구가 오늘 정회원이 된 기쁨을 함께 하다 보니 신탄리역에 도착(10:36)한다.

 

 

 

 

  첫 산행을 작년 4월 하순에 갖고, 1년 만에 정회원 1명이 늘어났으니 기쁨이 크다. 친구한테 모두들 감사하고, 이를 계기로 추가 참여도 기대해 본다. 신탄리역 주변은 날로 개발되어, 공원 위로는 대단위 야구장도 건설 중에 있다. 공원 안의 환영 아치(10:53)가 우리 일행을 반긴다. 포장된 도로 따라 힘들게 오르면, 들머리인 2등산로 입구(11:08). 첫 번째 깔딱 목재 계단(11:19)이 거친 호흡을 요구한다.

 

 

 

 

  경기도 연천군과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이산의 유래는 골이 깊고 높아 고대산이라 한다. 첫 번째 깔딱을 오르면, 2등산로와 3등산로가 연결되는 능선(11:36)이다. 시원스런 조망과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에 심호흡 하니, 봄이 가슴 속으로 들어온다. 말등바위 이정표(11:41)에서 지금까지 찾지 못한 말 등의 모습을 함께 찾는다. 여러 바위 모습 중에서 제일 흡사하다고, 상의해 결정한 바위(11:45).

 

 

 

 

  두 번째 깔딱(11:51)에서 오랜만에 참여한 친구가 힘들어 한다. 친구들은 계속 오르고, 나와 함께 하산하자고 의사를 타진한다. 그냥 오를 수 있다고 해 천천히 오르기는 하지만 걱정이다. 자주 쉬면서 칼바위 전망대(12:40)에 도착해 조망을 즐긴다. 한국전쟁 후 이곳을 뺏기고 김일성이 통곡했다는 광활한 철원평야(12:41)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수묵화의 풍경도 세월의 흐름에 어쩔 수 없이 푸르러 간다.

 

 

 

 

  단애로 이루어진 칼바위 능선(12:48)은 다소 위험하기는 하지만, 양쪽에 안전한 로프 시설과 거리가 짧아 산행의 묘미를 불러온다. 타고 온 능선(12:51)을 뒤돌아보니, 풍경이 아름답다. 고생 끝을 알리는 대광봉의 고대정(13:19)이 평일은 한가하다고 일행들을 반갑게 맞는다. 정자에서 점심을 해결 하려고 자리를 폈더니, 아직 그늘에서의 봄바람은 차갑다. 양지로 이동키로 하고 잠시 주위를 조망한다.

 

 

 

 

  팔각정에서의 조망은 사방이 확 트여 올라온 능선, 건너편의 정상, 올라온 반대편의 계곡, 1등산로로 올라오는 능선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중에서 반대편 계곡(13:21)은 산 명칭의 유래와 같이 골이 깊고 높음을 알려준다. 고대정 아래 양지바른 헬기장에서 철원평야를 내려다보며 식사(13:30~14:20)하는 분위기가 맛을 두 배로 끌어 올린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삼각봉(14:32)을 지나 정상으로 간다.

 

 

 

 

  데크로 된 헬기장을 겸하는 넓은 정상(14:32)이 바로 앞에 있다. 놀멍쉬멍 오다보니 정상 고대봉(14:43)을 늦게 밟는다. 같이 오르던 다른 산객들은 내려가고, 내려가려던 한 커플에게 부탁해 단체와 개별 인증샷 찍는다. 표시석 너머 금학산 정상을 바라보니, 20여일(33)전 이곳까지 연계산행 하면서 눈이 빙판으로 바뀌어 고생한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해 봐도 어떻게 저 먼 길을 돌아 왔나 싶다.

 

 

 

 

  정상에서 철원 평야(14:51)를 바라보며, 그 너머로 보인다는 북한 땅을 찾아보지만 가스로 인해 일찍 포기한다. 넓은 헬기장(14:54) 무대를 우리들만 차지하고 있으니, 봄의 미풍이 움츠렸던 가슴을 활짝 펴게 하여 떠나기가 싫다. 군 시설로 보이는 환기통과 쉼터(15:03)가 분단된 우리들의 현실을 말하여준다. 하산하며 보는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숲은 우리가 올라온 신탄리(薪炭里)지명의 유래를 떠오르게 한다.

 

 

 

 

  옛날부터 산림이 우거지고 임산자원이 풍부해 목재와 숯을 많이 생산했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전쟁 이전에는 참숯 생산지로 유명했던 마을 이다. 몇 번 다녀간 등산로인데도 군부대 통제철망(15:12)만 보고, 길이 막혔다고 뒤돌아 갔다가 다시 오는 5분여의 알바를 한다폐타이어를 이용한 등산로(15:15)따라 산허리를 돌자, 경사 급한 내리막 응달(15:28)은 빙판으로 아이젠 안차고 가려니 거북이 걸음이다.                    

 

 

 

  제3등산로가 거리가 멀지만 완만하여 하산길이 무난할 줄 알았는데 만만치가 않다. 경사 급한 곳에는 로프 난간이 세워져 있고, 길게 이어지는 목재계단도 여러 곳 있다. 바위의 문양이 표범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의 웅장한 표범바위(16:18)이다. 표범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등산로 이정표 (16:22)따라 잠깐 다녀와야 한다. 가물어 물줄기는 시원스럽지 않으나, 겨울에 얼었던 얼음(16:34)이 아직 남아있다.

 

 

 

 

  여름철 인적이 없을 때에는 얕은 곳에서 알탕을 하기도 하는데, 그 시원함이라 이루 말할 수 없다. 직진하지 말고 좌측으로 가라는 이정표(16:56) 아래에 있는 통제 줄을 무시하고 가는 산객들을 이해 할 수 없다. 조금 빨리 가겠다고 사유지 밭으로 가니, 집에 있지 왜 산에 왔는지 모르겠다. 약간의 오르막 능선을 오르면 2,3등산로 갈림길(17:01)이다. 낙엽송 숲(17:03)이 날머리가 가까이 있음을 예고한다.

 

 

 

 

  낙엽송 숲 아래에는 체육시설(17:09)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체육시설 밑에는 3등산로 입구(17:10) 날머리이다. 주차장(17:18)에서 고대산을 올려다보니 산세가 웅장하다. 고대산 환영아치가 있는 공원 옆 개울에서 산행을 정리한다. 산에 오르면서 힘들어 하던 친구가 무사히 완등을 해줘 고맙고, 지난번에 이어 두 번째 참석해 정회원이 된 친구는 산을 가볍게 날아다니어 다람쥐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이야기로만 듣던 욕쟁이 할머니 식당(17:40)으로 가서 뒤풀이를 한다. 역 옆 철로 변에 있어, 오늘의 원점회귀 산행거리 및 시간은 약 8.0km에 식사시간 포함 7시간(10:40~17:40)이나 소요된 사부작 산행이었다. 장작불을 지피는 드럼통은 난로이자, 위에는 고기를 굽는 불판으로 특이하다. 삼겹살 3(1:20,000)을 주문하니, 고기와 함께 묵은 김치를 썰어 넣고 특유의 욕을 양념으로 뿌리며 굽는다.

 

  고기가 익어가는 동안 욕을 한바탕 먹어서인지, 고기도 생각만큼 많이 먹히지 않는다. 욕은 할머니의 트레이드마크이자, 유명해진 상술이니 그냥 듣기만 한다. 그러나 처음 온 젊은이나 특히 여성들은 거부반응이 있을 듯하다. 어수선한 내부, 고기 외는 식사 메뉴가 없음은 옥에 티다. 또 하나의 추억을 먹고는 매시 정각에 출발하는 동두천행 19시 기차로 귀가 길에 오른다. 친구들! 장거리 봄맞이 산행에 함께 해줘 고맙고 수고 많았습니다.

 

 

                                               2013. 3. 27(). 고대산을 산행 하고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