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100대 명산 산행(산림청)

18. 천마산-남양주,마석쉼터휴게소,정상,돌핀샘,호평동버스종점

leepuco 2013. 6. 30. 07:32

 

  장마가 일찍 찾아 왔다고는 하나 비는 오지 않고,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삼복더위에 해당되는 7월 날씨로, 작년에는 등산을 중단하고 가벼운 둘레길 트레킹을 했었다. 더위가 한 달 정도 앞당겨진 듯, 월초 연인산에 이어 이번 천마산((天摩山: 812m)산행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미리 계획된 산행으로 상봉역에서 5(샛별님, 산토끼님, 바다님, 왕자님, 푸코)이 만나(8:30)기로 한다.

 

 

 

 

  날씨가 더워 20분 앞당겨 마석행(8:38)을 타려 했는데, 모두 일찍 나와 앞서 떠나는 춘천행(8:17) 전철에 오른다. 오늘의 산행코스(등산로안내도)는 마석 쉼터부터 걷기 시작하여 천마산 입구를 들머리로 해서 정상에 오른 다. 하산하며 돌핀샘(약물바위샘) 주위에서 식사를 하고, 편한 숲속 길로 날머리인 호평동 버스 종점까지 내려간다. 평내호평역(8:48) 2번 출구로 나와 건너편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정류장에서 청평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마치고개 터널을 통과한다. 터널이 있기 전에 굽이굽이 산 고개를 넘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쉼터 휴게소(9:04)도 세월의 변화를 이기지 못하고, 한쪽 구석에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수동계곡으로 가는 도로에 버스 정류장은 있는데, 이곳 주민이 기다기기 보다는 한 정류장이니 걸으라 한다. 추억의 고구마 밭(9:12)을 지나, 들머리인 천마산 입구(9:22)에 도착한다.

 

 

 

 

  천마산 군립공원 대문(9:27)에서 단체 인증 샷을 하고는 고려 말 태조 이성계가 사냥 나왔다가 높고 험준한 산세를 보고 손이 석자만 길었으면,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하여 유래된 산을 오른다. 이정표(9:28)가 있는 관리사무실 앞 약수터는 예나 지금이나 큰 통에 물을 받으려는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간밤에 비가 내려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촉촉한 숲 내음(9:39)이 상쾌함을 불러 발걸음이 가볍다.

 

 

 

 

  이 산을 찾는 산객들은 누구나 한번정도 포즈를 잡았던 기억이 나는 구름다리(9:50)가 우리 일행에게도 동일한 기회를 제공한다. 산동네에서 이웃마을로 마실 갈 때 넘었던 고즈넉한 고개 마루(10:02)가 향수를 불러오기도 한다. 넓게 자리한 심신수련장 쉼터(10:06)에서 한동안 쉬어간다. 일찍 서둘러 왔어도 해가 중천에 뜨자, 어제 내린 비가 복사열이 되어 조금만 올라도 무덥고 쉽게 지치게 한다.

 

 

 

 

  주능선이 나오기 전 급한 경사도와 함께 숨이 차오르자, 깔딱 샘(10:23)이 물 한 모금 하면서 쉬었다 가라고 한다. 데크 계단(10:26)을 올라 능선에 도착한다. 능선에 있는 깔딱고개 이정표(10:30)는 출발지점인 관리사무소와 가고자하는 정상까지의 거리에 중간지점임을 알린다. 교통이 편리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100대 명산에 포함된 산이다 보니, 평일인데도 오르고 내리는 산객들과 인사하기 바쁘다.

 

 

 

 

  한동안 편안한 오솔길(10:36)이 이어지며, 능선에 오르느라 거칠어진 호흡을 고르게 한다. 더욱 여기저기 피어있는 나리꽃들이 피로함도 덜어 준다. 오늘 우리 산행 인원 숫자와 같은 한줄기에 핀 나리꽃송이(10:40)가 아름다워 카메라에 담아 본다. 오늘 코스 중에 제일 힘든 구간이 시작되는 큰 바위(비석바위?,11:08)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험난한 코스는 아닌데, 앞서가던 두 여자팀은 중도에 포기한다.

 

 

 

 

  이산은 오늘이 네 번째 산행으로, 이 코스로 두 번 내려왔고 한번 올랐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오늘따라 왜 그렇게 능선은 길고, 험하게 느껴지는지 날씨 탓만은 아닌듯하다. 일행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자니 더 그러하다. 뽀족봉에 오르니 왼편으로 천마산 스키장(11:11) 풍경이 들어오고, 위로는 깃발이 펄럭이는 정상(11:11)이 시야에 들어온다. 길가에 명품 소나무(11:15) 포토 존을 지난다.

 

 

 

 

  철로 만든 발판과 로프가 있는 짧은 수직바위(11:35)를 왼쪽 우회로로 오른다. 정상을 170m 앞 둔 삼거리 이정표(11:41)가 고생 끝을 예고한다. 왼쪽은 꺽정 바위를 경유해 호평동 버스종점으로 하산하는 코스이고, 오른쪽은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정상에 도착하여 보니 언제 바뀌었는지 정상 표시석(11:51)이 우뚝 솟아 있다. 전에는 삼각점 모양의 낮은 표시석으로, 인증 샷 찍기가 불편했는데 잘 바뀌었다.

 

 

 

 

  정상에서 인증 샷(11:54)을 찍고 올라온 능선을 되돌아보니, 녹음이 짙게 드린 능선의 높낮이가 마석시내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11:55)을 자아낸다. 모두 힘들게 정상에 올라온 만큼 그 기쁨도 두 배가 된다. 더욱 누구와 함께 등반 했느냐에 따라 느끼는 감정도 가중되니 정상에서의 즐거움이 매우 크다. 하산은 돌핀 샘으로 직 하강(12:01)하여 식사를 여유 있게 하고, 원시림에 가까운 숲속 길 따라 하산한다.

 

 

 

 

  건너편 봉우리 아래 계곡으로 하산(12:02)하기 위해서는 암릉을 지나야 한다. 처음 가는 산객은 로프가 내려진(12:09)바위길이 위험할 것 같아 머뭇거리게 되는 곳이다. 그러나 막상 조심하여 내려가다 보면 로프 구간은 짧아 큰 어려움이 없다. 최근 산악전문 T.V 방송에서 산행하는 부부의 인터뷰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부부가 첫 산행의 추억으로 이야기 하던 돌핀 샘(약물바위샘, 12:23)이다.

 

 

 

 

  샘물을 한바가지 마시고는 항상 식사하던 곳에서 점심(12:30~13:30)을 한다. 오늘도 왕자님이 텃밭에서 따 온 상추 등의 쌈이 단연 인기다. 돌출된 바위(13:39)옆으로 내려가면 원시림에 가까운 깊은 숲속(14:13)이 이어진다. 이정표도 없는 갈림길(14:20)이 나와 잠깐 망설이다 왼쪽 길을 택했는데 맞았다. 세 번 모두 따라 다니다가 리딩을 하려니, 쉽지 않음을 통감하며 전나무 숲(14:28)에 도착한다.

 

 

 

 

  태양열을 이용한 안내판이 있는 도로(14:44) 전 쉼터에서 처음 휴식할 정도로 숲속 길은 환상적이다. 늦가을이면 단풍이 멋지게 들어 마음을 빼앗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꽃을 찾아 든 나비(14:45)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열심이다. 서울시 학생 교육원(14:52) 앞을 지나려니, 숲속에서 수련 온 학생들의 젊음을 발산하는 소리가 그렇게 싫지만은 않다. 입구 도로 옆으로 난 숲속 길로 들어선다.

 

 

 

 

  큰 골 계곡 윗부분에서 수고한 발을 물속에 담그고(15:00~15:30) 이야기를 나누면서 피로를 푼다. 삼림욕하기 좋은 잣나무 숲속 쉼터(15:43)는 그냥 지나친다. 계곡 아래로 내려오다 보니, 더 넓은 장소에 물이 많아 알탕까지 할 수 있는 장소가 보이는데 일찍 서두른 것 같다. 날머리 부분에는 전에 없던 자연을 소재로 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몇 점 있다. 큰 돌 들을 하얀 끈으로 묶은 부유(15:51)란 작품이다.

 

 

 

 

  염소를 하얀 붕대로 감아 놓은 별 바라기(15:53)작품이다. 날머리에 있는 군립공원 대문(16:02)에서 단체 우정의 샷을 날린다. 한적한 입구에는 음식점들이 새롭게 들어서 있지만, 발길은 몇 번 찾았던 집으로 향해 그곳에서 뒤풀이(16:08)를 한다. 2코스로 올라 1코스로 내려오는 약 7.1km의 거리를 사부작 산행으로 7시간 소요 되었다. 청량리 가는 165번 버스로 평내호평역에서 환승해 귀가한다. 불볕더위에 수고 많았고 즐거웠습니다.

 

 

                                                        2013. 6. 26(). 천마산을 산행하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