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춘천의 오봉산에 이어, 오늘은 그 옆에 있는 용화산(龍華山 : 878.4m)에 가기 위해 새벽부터 서두른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산을 홀로 산행하기에, 여유를 가지고자 일찍 출발한다. 잠실역에서 첫 지하철(5:38)을 타고, 동서울터미널에서 춘천 가는 첫 버스(6:00, 요금:6,000원)에 오른다. 지금까지는 한 번도 이용하지 않던 동서울터미널이 산을 오르기 위해 몇 주 동안 계속오니 친숙해진다.
지난주는 새로 개통한 고속도로를 차창너머로 보았지만, 오늘은 설친 잠을 보충한다. 사전에 버스터미널 관광안내소(033-250-3896)와 용화산 자연휴양림(033-243-9261)에 전화해 시내버스 시간과 가는 길을 안내 받았다. 춘천버스터미널에 도착(7:05)해 건너편(육교건너) 정류장에서 7번(후평동↔고탄, 6번外)버스에 오른다. 중앙시장에서 하차(7:13)해, 37번(7:50, 9:10→오전3회, 오후3회)버스로 환승한다.
7시50분은 후평동에서의 출발시간 인 듯, 8시5분에 도착한다. 춘천댐을 앞에 두고 대로에서 우회전하니, 화천(평화의 댐 이정표)가는 2차선으로 들어선다. 두 버스노선이 통폐합되어 옛날 종점이 번갈아가며 한번은 종점이 되고 한번은 경유지가 된다. 고탄(인람리)버스 종점(8:41)에 도착하여 10분간 쉬는 동안 호수 가에서 기다린다. 양통(고성2리)종점(9:10)이 경유지가 되어 내려주고 버스는 떠난다.
고탄 마을에 들어갔다 진입로로 다시 나와 5분 더 가니 양통 종점이다. 걸어가도 될 거리를 마을 구경하느라 많은 시간이 흘렀다. 호수가에서 쉬면서 같은 버스를 타고 온 2명의 산객과 인사를 나누고 함께 산행키로 한다.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우측은 자연휴양림 입구(9:25)이다. 사여교(9:26)를 옆으로 하고 직진해 10여분 오르니, 비포장도로와 함께 멀리 들머리인 큰고개와 암봉이 보인다.
큰고개까지는 우회 차도로 연결되어 있어 차량으로 갈수 있지만, 대중교통은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마을 종점에서 내려 1시간이상을 걸어야 그곳에 도착할 수 있고 한다. 공사 중으로 관계자외 출입을 금한다(9:40)는 입간판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한적한 임도에 승용차가 올라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가는 길가 철조망에 위험! 접근금지(9:51)가 섬뜻하다. 암봉 아래에 추락주의(9:53) 입간판도 있다.
폭발물 처리장(9:53)으로 관계자외 출입을 금한다는 입구를 지난다. 오토바이는 들어 올 수 없다는 안내판(9:55)과 함께 울창한 숲속 길이 열린다. 옆에 있는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오르다 보니, 한 일행이 시원한 물에 세수나 하고 가자한다. 바람도 없는 뜨거운 도로를 걸어 왔기에 누구하나 이의가 없다. 깊은 계곡에서(9:58) 맑고 깨끗한 물에 세수를 하고 과일을 먹으며 20분간(9:55-10:15) 휴식한다.
쉬면서 보니 계곡 반대편 방향(10:07)에 산행의 길잡이 리본이 많다. 그곳 등산로로 올라가자고 한 결정이 알바가 시작됨을 아무도 몰랐다. 숲속 오르막길로 계속 오르는데, 등산로는 제대로 있다. 그러나 산객이 다녀간 이정표나 리본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지 능선에 도착하니, 시야가 확보되면서 올라왔던 계곡의 폭발물 처리장(11:00)과 건너편 구름 아래로 화악산 정상도 시원스럽게 보인다.
만경대 봉우리(?, 11:15)가 우뚝 솟아 있으니, 들머리 큰고개는 아니다. 계획한 등산로를 이탈해, 정상에 오르고 있음을 확인하고, 5분간 쉬어간다. 무더운 날씨에 뙤약볕 바위 길을 피하라고, 시원한 숲속으로 인도한 것이라 서로 위로한다. 험한 길도 한두 곳 있었지만, 주능선이 보이는 계곡에서 일찍 점심(11:30-12:20)을 한다. 주능선에 오르니(12:37), 한동안 못 보던 리본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앙증맞은 양통 가는 안내판(12:37)이 알바를 하면서 올라오느라 고생한 마음들을 진정시켜 준다. 능선에서 왼편 정상을 향해 오르다 보니 입석대(12:38)로 보이는 바위들이 소나무들과 어울려 멋진 풍광을 선물한다. 정상으로 가는 이정표(12:45)가 오늘따라 무척이나 반갑다. 전설에 의하면 지네와 뱀이 서로 싸우다 승리한 쪽이 용이 되어 승천했다고 해서 산 이름이 되었다는 유래가 내려온다.
어렵게 올라 온 정상(12:49)이기에 더 감동적이다. 정상의 조망은 짙은 초록의 물결이 첩첩산중을 이루고, 멀리 파로호와 춘천호가 한눈에 들어오며 100대 명산임을 입증한다. 또 다른 정상 표시봉(12:49)이 옆에 세워져, 넓은 장소를 메워 준다. 정상 아래는 참나무들이 우거진 넓은 숲이 있어, 단체 등산객들이 식사하기 좋은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혼자가 아닌 일행이 있어 잘 올라 왔기에 감사하다.
정상에 있는 이정표(12:50)를 보면 크게 세 갈래의 능선이 있다. 파로호(유촌리)방향과 올라오려던 큰 고개 그리고 내려갈 양통(배후령)방향이다. 정상 밑으로 내려와 큰 고개(칼바위) 이정표(13:03)를 보니, 그 쪽에 있다고 하는 만장봉, 주전자 부리, 하늘 벽 바위, 곰 바위 등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산의 전체 모습을 보려고 계획된 코스로 하산하면서 춘천 시내를 조망(13:11)해 본다.
중간의 암릉은 로프가 연결된 난간(13:11)이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힘들게 오른 만큼 멋진 풍경을 보여주기에 중복하여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또 가슴에 담는다. 멀리 보이는 입석대 풍경(13:12)이 아름답다. 약간 위험한 바위 길이 지나고 나면 편안한 산책로 숲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내려가는 난간(13:13)의 로프를 연결한 기둥들이 많이 넘어져 있다. 관계당국의 유지관리가 아쉬운 상태다.
걷는 왼쪽은 화천이고 오른쪽은 춘천이다. 능선에서 화천 측으로 치우칠 때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데, 춘천 쪽은 덥다. 이름의 영향일까? 화천군 유촌리 마을(13:21)과 파로호로 내려가는 능선과 호수의 풍경(13:35)이 아름답다. 개념도에 있는 불알바위(13:36)는 각도 때문인지 신통치가 않다. 많은 산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언제 어디서나 다 오를 수 있으니 천혜의 자연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아기자기한 암릉과 편안한 능선을 걷다보니, 등산로 3지점(14:00)아래에 있는 안부 삼거리(14:06)에 도착한다. 1시간 만에 갖는 휴식이 달콤하다. 14시40분차는 포기하고, 18시 버스를 타기로 하니 여유가 있다. 첫 단추가 잘 못 끼워졌고, 폭염의 날씨로 계획된 고탄령 하산코스를 단축하기로 한다. 앞에 보이는 편안한 하산 길(14:14) 따라 내려간다. 남는 시간은 피서를 겸해 계곡에서 쉬었다 가기로 한다.
40여분 내려오니 물소리가 들린다. 흐르는 2단 물줄기 아래(15:01)에서 쉬어간다. 산에서의 알탕은 학창시절 우이동 계곡에서 이후 처음이다. 시원하더니 얼마 후 부터는 춥기까지 한다. 피로는 물론 모든 잡념까지 다 날아간다. 몸을 적신 물기마저 숲속의 계곡(16:17)바람에 말리니 피부가 부드러운 것 같다. 한참을 내려오니 용화산 휴양림(0.9km) 가는 길 언덕위에 하얀집(16:46)이 멋지게 자리한다.
들머리에서 보았던 이정표에 휴양림까지 2.5km 이었기에, 1.6km를 걸어 가야한다. 뙤약볕아래 임도(16:46)를 걷자니, 땀을 다시 흘린다. 포장도로(16:51)와 비포장 길을 번갈아 가며 한참을 내려온다. 수도권 계곡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가족들이 물놀이(16:54)하며 피서를 즐기는 모습이다. 옛날의 추억이 떠오른다. 입구에 다다르자 아담한 종교단체의 수양관(16:59)과 별장들이 우거진 숲속에 있다.
버스종점에 도착하여, 피서를 겸한 산행을 종료한다. 9.5km의 산행거리를 8시간(9시15분-17시15분)이나 걸리는 피서 산행이었다. 버스시간 18시까지 막간을 이용해 포장마차에서 막걸리와 묵으로 간단하게 뒤풀이를 한다. 종점이 바뀌어 오전의 마을을 또 간다. 석양의 소양강 처녀상을 보고 춘천을 떠난다. 함께 산행하면서 많은 도움과 배려를 해준 두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2009. 8. 9. 용화산 산행을 마치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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