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서울 외곽지역 산행

청계산-양평,국수역,정상,부용산,양수역 산행

leepuco 2010. 10. 18. 16:13

  이번 일요일에 계획된 산행이 집안 행사로 차질을 빚어, 하루 앞당긴 주말에 갈 곳을 찾아보니 마땅한 곳이 없다. 다음 주 이틀간의 영남 알프스 종주를 앞두고, 이번 주 산행을 하지 않으면 힘들 것 같아 홀로 집을 나선다. 금년 초 눈 덮인 양평 청계산(淸鷄山: 658m) 산행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가을 산의 모습도 보고 싶어 인근의 부용산(芙蓉山: 366m)까지 간다.

 

 

 


  산행코스는 국수역→정자동 코스→형제봉→정상→형제봉→부용산→신원역으로 한다. 단조로운 원점회귀를 피해 부용산까지 다녀오기로 한다. 집 나서(8:00)→잠실서 버스로 덕소역(8:15~8:35)→전철로 국수역 도착(9:03~9:28)한다. 30여분 간격의 전철시간을 보니, 토요일은 평일과 같아 일요일, 공휴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반겨주는 이정표 따라 산행을 시작(9:30)한다.

 

 

 


  철로 굴다리를 지나면, 갈림길 삼거리(9:33)가 나온다. 왼쪽 신촌 방향은 지난번 올랐기에, 하산했던 정자동 길을 택한다. 역 앞의 이정표를 보면 등산로 입구까지 거리는 정자동(1.83km)이 신촌(0.8km)보다 더 멀다. 포장된 마을길을 따라 가니, 지난번에 올랐던 형제봉과 정상의 모습(9:39)이 눈에 들어온다. 등산로 입구(9:52)에 도착하여, 간단한 준비를 하고 오른다.

 

 

 


  입구에서 넓은 등산로 따라 5분정도 오르면, 옆은 물이 졸졸 흐르는 한적한 오솔길(10:08)이 여유로움을 준다. 물소리가 끊어지는 지점에 갈림길(10:13)이 나온다. 망설이다가 유심히 살펴보니, 오른쪽 길에 빛바랜 리본이 두 개 달려있다. 우측으로 오르니, 지 능선으로 보이는 곳에 이정표(10:15)가 있다. 솔내음이 가득한 숲길(10:18)이 오래 머물고 싶게 한다.

 

 

 


  정자동 길과 신촌길이 만나는 사거리(10:22)에 오니, 많은 사람들이 반대편에서 올라온다. 길 하나는 갈림길에서 망설였던, 좌측으로 올라오는 길 같다. 전철서 같은 칸을 탄 팀들이 옆을 스쳐가고 있으니, 마을길을 많이 걸었을 뿐 소요시간은 비슷한 듯하다. 가파른 형제봉 오르면서 땀을 많이 흘린다. 도곡리, 신원역 하산길 이정표를 지나서, 형제봉(10:52)에 도착한다.

 

 

 


  하산하여 전철 안에서 어느 선배의 이야기는 들으니, 신촌코스는  전철의 개통과 함께 만들어졌다고 한다. 옛날에는 정자동 길만 있었다는데, 오늘은 아마 나 혼자 오르지 않았나 싶다. 형제봉답게 전망대도 두 개지만, 맑은 날씨에도 스모그 현상인지 전망이 좋지 않다. 형제봉에서 정상가는 길에 부용산가는 안내표시(10:57)가 있고, 이어서 경사가 심한 내리막(11:00)이다.

 

 

 


  심한 내리막도 정상을 다녀오다 보니, 우회하는 편한 길이 있다. 주능선 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가다보면, 유일한 암봉(11:07)이 있지만 우회를 한다. 탑곡 하산 이정표(11:13)를 지나서, 이산을 가로 지르는 높은 송전 철탑(11:18) 아래를 통과한다. 숲속 능선 길(11:23) 왼쪽은 북한강이 오른쪽은 남한강이 보이나, 시계가 안 좋다. 계속되는 부드러운 흙길이 좋다.

 

 

 


  어느 산객은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걷는 모습도 보인다. 어제저녁 밤늦게

까지 지인과 과음을 하고 잠까지 부족해, 어렵게 정상(658m, 11:41)을 밟는다. 주위의 다녀온 산들을 카메라에 담아 보지만, 희미할 뿐 사진으로 부족하다. 남한강을 찍은 사진이 좀 잘 나온 편이다.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넓은 정상과 표시석 뒤 반만 살아있는 멋진 나무가 날씨만큼이나 안타깝게 한다.

 

 

 


  형제봉까지 돌아오는데, 1시간20분정도가 소요된다. 부용산가는 안내표시(12:19)를 지나, 정상을 가기 위한 에너지를 보충(12:20~12:35)한다. 형제봉 아래는 넓은 공간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심한 내리막(12:41)을 20여분 내려와 평탄한 능선 길(12:57)로 간다. 능선상의 송전 철탑이 경관을 해치지만, 야생화와 약간의 억새(13:00)가 이를 보충해 준다.

 

 

 


  얼마 전 까지는 철탑설치를 위해, 임시차도를 설치하고 공사를 하여 산행하는데 불편했다고 한다. 이제는 공사가 끝나, 복원된 등산로(13:04)에는  어린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중간에 있는 이정표(13:14)를 보니, 양쪽 산의 정상간 거리는 약 6km 정도로 짧은 코스는 아니다. 처음 볼 때 철탑으로 불안하던 능선 길(13:26)은 바로 밑을 통과하지 않아 편안하고 호젓하다.

 

 

 


  앞서 가던 등산객에게 부용산 정상에서 신원역으로 가는 길을 묻는다. 정상에서 올랐던 길로 540m 다시 내려와 이정표(13:33)방향이고, 마을 포장길이 길어 지루하니 양수역으로 하산하라고 권유한다. 정상에 오르는 길(13:50)은 어느 산이든 마찬가지 이지만, 깔딱으로 한번 쉬어간다. 헬기장(13:54)을 지나서, 가는 길가에 위치해 있는 정상 표시석(13:54)을 만난다.

 

 

 


  부용산은 산이 푸르고 강물이 맑아 마치 연당(蓮堂)에서 얼굴을 마주 쳐다보는 것 같다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정상 옆 큰 소나무 아래에서, 바람에 떨어지는 솔잎 낙엽을 맞으며 점심(13:55~14:25)을 한다. 식사 하면서 보았던 전망대(14:26)에 오르니, 양수리 일대의 전경이 멋지게 펼쳐진다. 두물머리(14:28)와 북한강을 건너는 세 개의 다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의 좌측에 신원역으로 가는 안내표시가 보인다. 뜻하지 않은 표시에 큰소리로 중얼 거렸더니, 다른 등산객들도 양수역으로 가라고 적극 추천한다. 급한 경사(14:32)를 조심스럽게 내려가며 하산을 시작한다. 직진하면 한음 이덕형 선생 묘(1,300m 지점)가 있고, 양수역은 이정표(14:41)따라 좌측으로 간다. 하계산(14:52)이 가까이 있다고 하나, 시간이 없어 통과한다.

 

 

 


  또 다시 경사가 급한 내리막(15:00)을 내려오니, 마냥 걷고 싶은 소나무 숲길(15:12)이 계속 이어진다. 부용산 정상에서 중간지점(1,700m)으로 보이는 곳에 쉼터(15:19)가 평상을 펼쳐 놓고 기다린다. 최근에 다녀 본 산중에서 오늘과 같은 육산은 처음 인 듯하다. 특히 걷고 있는 양수리로 코스는 완만한 경사에 소나무 숲이 우거져, 삼림욕하기 좋은 환상적인 코스이다.

 

 

 


  이제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 조망이 없는 곳의 이정표(15:26)에서 우측으로 방향전환을 한다. 처음엔 공동묘지로 착각한, 봉분이 많은 어느 성씨의 가족 선영(15:28)이다. 서서히 바뀌고 있는 장례문화의 단면을 보는 듯하다. 부용산 정상에서 이 코스로 1시간이면 내려간다고 적극 추천해 주던 산객들 말대로, 제시간 때에 양수역 등산로 입구(15:36)에 도착한다. 

 

 

 

   

  날머리에는 고개 숙인 벼이삭들이 있는 짧은 논 구간(15:36)을 지나서, 멀리 보이고 있는 양수역으로 향한다. 마지막 이정표(15:37)를 보니, 양수역까지 거리는 700m 정도에 불과하다. 양수역(15:47) 역사에 도착하니, 용산 행 전철(15:48)이 막 출발을 한다. 30여 분 간격으로 다니기에 다음 차(16:22)를 기다리는 동안, 화장실에서 간단한 세수를 하고 윗옷을 갈아입는다.

 

 

 


  전철을 기다리며 인사를 나눈, 같은 코스를 산행한 띠 동갑 선배와 대화를 나누며 산행을 종료한다. 산행거리 15.6km(국수역→청계산정상:5.6km, 정상→부용산정상:5.8km, 정상→양수역:4.2km)를 6시간17분 소요되었다. 청계산 정상부근과 능선에 피었던 야생화답게,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아름다운 코스이다. 좋은 정보를 제공 해준 젊은 선배처럼, 앞으로 내가 자주 찾아야 할 산이다.




   


                  ‘10. 10.16.(토) 청계산, 부용산 산행을 하고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