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산에 오르던 친구들은 손자를 돌보거나 아파서 못나오고, 산에 올라도 되는 친구들은 아직까지도 직장생활에 바쁘다. 작년 연말을 전후하여 그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늦게 시작한 모임도 3년이 가까워 오자 에너지 충전이 필요함을 느낀다. 못 나오는 친구들은 스스로 부담을 갖고, 참여하는 이도 즐겁지가 않다. 휴식을 하자고, 고정 참석하는 두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러 만남의 장소로 간다.
< 서울둘레길 전 구간 안내도 >
< 오늘의 둘레길 1구간 불암산 코스 >
< 10:10, 당고개역 1번 출구 >
3주년 기념으로 진행하고 있는 백두산 천지에서 정기를 듬뿍 받아, 다시 출발(7월)할 때까지 6개월이면 충분할 듯하다. 만남의 장소 4호선 당고개역(10:00)에 도착하니, 한동안 참석이 어려웠던 바다님과 새로운 게스트 서병직 친구가 참석하여 오랜만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지난번 둘레길 1구간의 반쪽 수락산 코스를 마치었으니, 오늘은 나머지 부분인 불암산 코스로 무난하고 짧아 부담이 없는 길이다.
< 10:16, 철쭉동산 입구 이정표 >
< 10:19, 철쭉동산 들머리에 있는 스탬프 통 >
< 10:29, 넓은 마당 주민 쉼터 >
화살표 서울 둘레길 로그가 전선주 등에 높게 매달려 있어 들머리 찾기가 쉽지는 않다. 당고개역 건너편 왼쪽 길을 따라 오르다가 사거리에서 신호가 있는 건널목을 건넌다. 건너자마자 우측으로 보이는 경희한의원 골목 안으로 들어가 직진하면 주택가에 이어서 철쭉동산이 나온다. 작년 봄에 아내와 찾았을 때는 철쭉이 화사하게 피어 여심을 사로잡았었는데, 오늘은 새로 만들어진 빨간 스탬프 통이 대신한다.
< 10:30, 천보사, 경수사 입구 도로 >
< 10:32, 덕암 초등학교 옆 둘레길 >
< 10:36, 잔설이 보이는 오솔길 >
중년 여인 3명이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열심히 스탬프를 찍고 있다. 157km에 달하는 8개 구간 전 코스가 개통되어 많은 초보 산객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이번 둘레길 코스는 대부분 기존에 있던 불암산 둘레길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의 쉼터인 넓은 마당을 지나자마자, 사찰로 올라가는 포장된 도로이다. 덕암초등학교 담을 옆으로 지나니, 잔설이 남아있는 편안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 10:38, 생성 약수터 >
< 10:46, 불암산 정상가는 갈림길과 쉼터 >
< 10:56, 불암 계곡 둘레길 >
최근 심각한 가뭄 현상으로 산에 있는 약수터들이 메말라 있거나,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이 많다. 생성 약수터는 인근 주민들이 잘 관리하고, 약수가 잘 나오는지 깨끗하다. 불암산도 수락산만큼이나 정상으로 가는 길이 많아, 곳곳에서 아직도 못 다녀 온 친구들을 유혹한다. 쉼터 정자 인근에서 간식을 하면서 쉬어간다. 코스의 거리는 8km 정도에, 소요시간은 3시간이면 충분하기에 사부작사부작 간다.
< 10:56, 상계역에서 정상가는 불암계곡 임도 >
< 11:00, 보호를 받는 무명 바위 >
< 11:17, 불암산 둘레길 전망대 >
상계역에서 불암산 정상으로 오르는 주등산로 옆 계곡에는 수량이 풍부해, 무더운 여름철에는 주민들이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던 모습이 떠오른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보호를 받고 있는 무명바위가 무슨 사연이 있을 듯한데, 아무런 설명이나 이름조차 없어 궁금하다. 가는 둘레길 우측에 있어 무심코 가다가는 지나치기 쉬운 둘레길 전망대이다. 숲이 우거진 계절에는 전혀 보이지 않으니 더욱 그렇다.
< 11:23, 전망대에서 백운대와 자운봉 조망 >
< 11:25, 조망 안내도 옆에서 >
< 11:33, 불암산 정상을 조망 >
이번 코스에서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전망대에서 이불을 펴고 단체 인증 샷도 한 장씩 남긴다. 마침 전망대에는 젊은 부부 커플이 올라와 있어, 다행스럽게 함께 찍을 수가 있었다. 수락산 코스에서 보았듯이, 이곳에서도 왼쪽으로 북한산의 백운대가, 오른쪽으로는 도봉산의 자운봉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곳 불암산을 시작으로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까지 이어지는 산들은 시민들에게 좋은 휴식처이다.
< 11:38, 암벽아래 배드민턴장 >
< 11:48, 여자바위가 평지에 우뚝 >
< 11:51, 불암 문고 쉼터 입구 >
거대한 암벽 아래로 주민들이 운동하는 깨끗한 배드민턴장이 눈길을 끈다. 여성의 신체 한 부위를 닮았다고 페인트로 여자 바위라 써 놓았었는데, 보기 싫다고 지운 흔적이 있다. 앞서 있었던 무명바위와 같이 아무 표시가 없으니 그냥 지나치게 된다. 넓적바위라고도 하는데 자세한 안내판이 있었다면, 읽으면서 쉬고 함께 웃을 수도 있으련만 아쉽다. 야외 문고 입구에는 시들이 잠시 머물러서 읽고 가라 한다.
< 11:52, 불암 문고 쉼터 >
< 11:56, 북 카페 이용 안내판 >
< 12:13, 학도암 오르는 이정표 >
전에 왔을 때는 녹음이 우거진 계절이었기에 여러 평상들이 앉을 자리 조차 없었는데, 지금은 텅텅 비어 썰렁한 느낌이다. 두 번째 간식을 들며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쉬어 간다. 도서함의 책들은 따뜻한 봄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 처음 온 친구는 집에서 이곳 불암산이 가까이 있는데도 정상을 오르지 못하였다고 하니 등산과는 거리가 있다. 학도암으로 오르는 임도에 차들이 자주 오르내린다.
< 12:24, 아늑하고 양지바른 길 >
< 12:27, 104마을 풍경 >
< 12:34, 오늘의 갈딱 데크 계단 >
중간 지점임을 알리는 이정표(12:23, 화랑대역 4km, 당고개역 4.1km)가 있다. 따뜻한 햇살이 내려쬐는 양지 바른 낙엽위에 자리를 깔고, 머지않아 다가올 봄을 일찍 맞이하고 싶지만 아쉽게 지난다. 찾아보기 힘든 달동네 중계동 104마을을 바라보면서 지나친다. 우리가 자랄 때 자주 보던 옛 풍경들을 그대로 간직한 1967년에 조성된 마을이라고 한다. 오늘의 깔딱이라고 할 수 있는 데크 계단을 오른다.
< 12:40, 정상가는 주능선과 합류하는 갈림길 >
< 12:45, 넓게 자리한 전망대 >
< 12:46, 전망대에서 태릉지역 조망 >
몇 번씩 쉬면서 계단을 오르고,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을 지나면 측량의 기준이 되는 삼각점이 있다. 오늘 코스중 제일 높은 지대로 주위를 내려다보면 골이 깊은 것이 산에 올라온 듯하다. 화랑대역 백세문에서 올라오는 정상가는 주 능선과 만나게 된다. 전망대에서 배낭 속에 있는 간식을 정리 하자고 한다. 지난번처럼 간식이 남아 있으면 태릉과 강릉을 산책하자는 이야기가 있어서일까 모두 빨리 내 놓는다.
< 13:11, 산행들머리 부대 앞 >
< 13:28, 공릉산 백세문 >
< 13:29, 백세문 앞 등산 안내도 >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운무로 인해, 육군사관학교와 육사골프장 그리고 서울여대 캠퍼스가 겨우 보이는 정도이다. 바닥은 맨발로 가도 좋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길 양쪽은 철조망으로 이루어져 미관을 크게 해친다. 공릉동 아파트 단지 옆에 세워진 백세문은 산을 자주 찾으면 백세까지 살 수 있다는 문일까! 등산객을 위한 문으로는 가장 멋지게 지어져 산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사진에 자주 나온다.
< 13:40, 화랑대역 3번 출입구 >
< 13:45, 뒤풀이 장소 음식점 >
산행거리 약 8.1km에 소요시간은 3시간30분, 겨울 트레킹으로 안성맞춤이다. 처음 참여한 친구는 보약 한 첩 먹은 것 같이 힘이 나고 즐거웠다고 한다. 등산은 경험이 없어 힘들지만, 둘레길 트레킹에는 꼭 참석하겠으니 연락 달라고 한다. 후원군을 한명 얻었으니 기쁘다. 휴식을 갖자고 양해를 구했으나, 조금만 더 참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나 보니, 이심전심(以心傳心)일까? 파이팅! 으로... 오랜만에 참석한 바다님, 처음인 서병직 친구 감사합니다. 그리고 함께한 모든 친구! 수고 많았습니다.
‘15. 1. 28.(水) 서울둘레길 불암산 코스를 마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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