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에 처음 가입하고 몇 번 산행을 하지 않았는데, 벌써 1주년 기념 산행을 한다고 한다. 산방에서는 초보자에게도 많은 배려를 해줘, 3개월 동안 열심히 따라 다니게 한다. 산행에서 오는 건강과 즐거움이외에 또 하나의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보게 된다. 역시 어울리며 더불어 사는데, 그 의의가 있는 듯하다.
공지가 나오고 나서, 1주년 기념행사에 많은 기대를 해본다. 행사를 위해 산행코스는 짧게 관악산 연주암으로 한다. 사정상 오후 일정에 참여한다는 아내를 두고, 혼자 과천 종합청사역 6번 출구에 9시30분에 도착한다. 출구로 나오니 화단의 꽃과 청사, 관악산 정상의 모습이 가을을 느끼게 한다.
과천 중앙고등학교가 앞에 보이는 대로변에서 만나, 상호인사를 나눈다. 뜻 깊은 산행을 위하여 많은 산우들이 참석하여, 오전 산행을 같이 할 인원은 44명이 된다. 청사 주변이어서 그러한지 넓은 대로는 녹지공간이 커서 한가하기만 하다. 그래서 이곳이 살기 좋은 동네라 칭하는 것 같다.
빨간 ‘음악과 산사랑’의 깃발을 앞세우고, 대인원이 등산로 입구 ‘향교’를 향하여 10시에 이동한다. 노란 산악회 표지판을 배낭에 달고 가는 모습이 어린이들 소풍가는 길 같다. 얼마 후 ‘향교’의 모습이 보이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이 코스로 몇 번 내려오기만 했는데, 올라가게 되니 새롭게 느껴진다.
계단이 많은 코스로 기억하고 있듯이, 중간 중간 나무모양의 데크 계단이 힘을 빼앗는다. 계곡을 건너는 산우들의 모습이 주위의 풍경과 어우러져 보기에 좋다. 날씨가 서늘해져 이제 등산하기 제일 좋은 계절이 온 것 같다. 한여름에 산방에 가입하여, 산우들이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유독 땀을 많이 흘렸다.
10시40분경 중간지점(과천과 연주암 같이 2km) '깔딱고개‘ 이정표를 만난다. 이제 땀이 제대로 나며, 처음 온 산우들은 힘들어하기 시작한다. 산행대장은 많은 등산객을 피해, 골짜기 건너편 한적한 코스를 택한다. 계단이 없어 오르기가 한결 부드럽다. 10분간 휴식하면서 물과 행동식을 함께 나누는 모습이 정겹다.
간헐적 휴식을 취하며 다소 늦게 11시 40분경 ‘연주암’에 도착한다. 부속건물위로 기상대 탑이 보이면서, 힘들어 하던 산우들의 얼굴이 활짝 핀다. 옆으로는 하산길이 될 능선위에, 화물을 운반하는 케이블카도 보인다. 각자 짧은 자유 시간을 이용하여 기념사진 찍기에 바쁘다.
부속건물 앞에는 등산객들이 줄을 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찰에서 제공하는 보리밥을 공양받기 위한 줄이다. 오늘은 시간상 맞게 왔지만, 줄이 계속 장사진을 이루는 것만 보고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언제 다시 찾을 때는 꼭 한번 줄을 서야 하겠다. 무수히 많은 장독대가 줄의 행렬과 비례가 되는 듯하다.
다음 일정으로 오래 머물지 못하고 정오경 하산을 서두른다. 옆에 보이는 케이블카 철탑 능선을 따라 내려온다. 능선에서 보는 하산 길과 과천 시내가 한눈에 가까이 들어온다. 능선 길은 올라왔던 계곡과는 달리 아기자기한 바위능선으로 재미가 있다. ‘두꺼비 바위’가 나타나 잠시 발길을 머물게 한다.
철탑과 연결된 케이블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가을 산과 과천시내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새 모양을 찾지는 못하였지만 ‘새 바위’도 지나간다. 40분간 내려오니 커다란 마당바위에 도착하고, 10분간 휴식하며 단체 기념사진을 찍는다. 아래는 문원폭포이나, 비온지가 오래되어 폭포의 물길은 찾아보기 힘들다.
중소기업 청 등산로 입구에 13시10분에 도착해, 3시간정도의 산행을 끝낸다. 큰 차도의 인도로 가다 보니, 출발장소에 회귀한다. 30여분 걷게 되니, 과천과 인덕원사이의 산골동네에 들어선다. 오늘의 기념행사장인 ‘김대감 집’ 입간판이 식욕을 자극한다. 입구가 맛있는 집을 암시하며 전원적인 분위기이다. 오리 굽는 모습이 이색적이나, 통로에서 보여주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식사시간이 늦기는 하였지만, 간단한 기념식을 한다. 새로운 운영진과 산행대장, 카페 운영자를 소개한다. 오후에 참여한 산우들 포함 53명이 성대한 돌잔치를 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술과 오리고기가 가까운 사이로 만들어준다.
‘하나의 가족’이라는 산방의 슬로건(Slogan)처럼 화기애애하다. 몸이 안 좋아 참석이 어렵던 아내와 처제도 이미 분위기에 빠져있는 듯하다. 2시간정도의 행사를 끝내고 돌아오는 배낭 속에는 기념품과 떡이 가득하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세상의 단면을 보면서, 즐거움과 정 그리고 기대를 가득안고 귀가한다.
‘08. 9. 28. 산악회 창립 1주년 기념 산행을 하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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