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서울 시내지역 산행

삼각산-불광동,족두리봉,향로봉,문수봉 산행('08.9.7)

leepuco 2009. 4. 18. 21:31

 

   산방을 따라 정기산행인 원정산행만 다니다, 처음으로 근교산행을 오늘 하게 된다. 불광역 2번 출구 앞 원형의자에서 9시30분 집결이었으나, 지하철을 잘못 탄 한 산우에 의하여 30분 늦게 출발한다. 산행장소인 삼각산(三角山)은 북한산(北漢山) 중에 속해있는 산이 아니라, 북한산의 옛 이름인 줄 이제야 알게 된다.

 

 

  2번 출구로 나와 이동을 하는데 온통 등산객들로 혼잡을 이루어 팀을 이루어 가기가 힘들다. 이곳 전철역이 3호선과 6호선이 지나고,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있어 등산인파가 제일 붐비는 곳이라 한다. 구기터널 방향으로 차도를 따라 15분정도를 움직이는데, 햇볕이 따가운 것이 아침부터 덥다.

 

 

 

  등산로 입구에서 각기 인사를 나눈 뒤, 용화1 공원관리소 코스로 하여 10시20분에 산을 오른다. 입구는 아카시아나무 숲을 이루어 그늘이더니, 곧 바로 작은 소나무와 바위산으로 바뀌며 더위가 처음부터 힘을 빼앗는다. 10여분 지나니 처음 온 여 산우가 친구를 데리고 왔는데, 친구가 폭탄이 되어 포기하는데 안타깝다.

 

 

 

  중간에 두 번의 휴식을 취하고서 11시경에 족두리 봉 바위 밑에 도착한다. 여기서 큰 바위를 ‘릿지’하여 오를 팀과 우회하여 오를 팀으로 구분하여 족두리 봉(358m)에서 만난다. 처음부터 바위를 기어오르는 것이 오늘의 일정이 순탄치 않음을 암시한다. 차라리 조망이 안 좋아도 날씨가 흐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11시15분에 도착하여 증명사진을 찍고는 향로봉을 향하여 철 로프를 잡고 내려오니 능선이다. 능선은 일요일이어 그러한지, 산위의 동네 산책길이다. 줄지어 가야하고, 오가는 등산객끼리 어깨가 부딪힌다. 시간적 여유 있는 사람들은 가급적 일요일, 근교 산행은 피해야겠다. 막걸리 한두 잔으로 목을 축이며 휴식을 한다.

 

 

 

  지나온 족두리 봉을 쳐다보니 여인이 쓰는 족두리 모양이 제대로 난다. 올라야 할 향로봉을 멀리 바라보니 어떻게 오르나 걱정이 앞선다, 향로봉의 오름은 탁월한 산행대장의 리드를 받아 안전한 코스를 선택한다. 그러한데도 완전 바위의 틈새를 이용하여 밟고 잡아당기는 것은, 처음해보니 당황되고 아찔하기만 하다.

 

 


  12시35분에 무사히 기어올라 향로봉(535m)에 도착한다. 오늘 산행을 같이한 산우 16명(남:8명, 여8명)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는다. 15분정도 머물면서 화강암 돔형식의 큰 바위 봉우리들을 보고 있자니, 아름다운 산세에 빠지게 된다. 삼각산은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를 일컫는다 하지만, 다른 많은 봉우리도 멋을 더한다.

 

 

 

 다른 한편에는 새로 짓고 있는 은평 뉴타운 아파트 지구가 선명하게 보인다. 비봉으로 가는 암릉 길은 아찔하기만 하다. 벼랑 위 뾰쪽한 바위 길을 가는데 밑이나 뒤를 볼 수가 없다. 앞만 보고 발을 옮기며 빨리 벗어나고픈 심정뿐이다. 한편으로는 나이와 경험에 비하여 무리를 하고 있지나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암릉 길 벗어나느라 식사가 늦어져, 13시15분에 비봉아래 부근에서 점심을 한다. 반찬은 분담이나 한 듯 중복되는 것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1시간정도 식사 끝나고, 비봉을 옆으로 하여 사모바위로 간다. 비봉(560m)을 올려다보니, 산위에 있는 신라 진흥왕 순수비(원래 비석은 국립박물관에 있고 복제 비)가 보인다.

 

 

  14시30분에 사모바위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는 문수봉으로 향하는데 갈림길이 나온다. 직접 오르면 바위 길로 10명이 오르고, 우회하면 숲속 길로 6명이 오른다. 숲속 길도 그늘만 지었지, 바람이 없어 더운 건 마찬가지다. 오르는 사이 도토리가 우두둑 떨어지며 어깨를 친다. 능선에 오르니 청수동 암문이 나온다.

 

 

  15시40분에 최종목적지 문수봉(727m)에 도착하니 태극기가 펄럭인다. 오늘 오른 봉우리중 제일 높은 곳이다. 15분간 휴식을 하고는 하산을 시작한다. 산성을 따라 내려오니 ‘대남문’ 누각을 만나고, 그 밑 문을 통과하니 만들어 놓은 계단이 나온다. 늦어서 문수사 사찰 구경은 취소한다.

 

 

 

  많은 계단은 안전하기는 하지만 불편함을 초래한다. 날씨가 한여름 날씨같이 무더워 지치기에 내려오는 데도 두 번을 쉰다. 거의 다 내려오니 계곡에 맑은 물이 흐르는데, ‘알탕’(산행용어: 옷입은 체 물속에 뛰어 들어감)이라도 해보고 싶다. 그러나 환경보호를 위하여 계곡에 내려가는 자체를 금하고 있다.

 

 


  구기동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17시20분, 산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10시20분이니 7시간의 산행이다. 보통 5시간 코스라 하는데, 날씨로 인해 2시간이 지체 되었다. 20분 정도 도로를 따라 내려오니, 이북 5도청 입구 큰길가 ‘할머니 두부집’에서 간단하게 오늘을 정리한다.

 

 


  세 개의 봉우리를 쳐다 볼 때마다 어떻게 올라가나 했는데, 막상 서서히 오르면 어느 사이 정상에 올라있다. 우리네 인생살이와도 같은 것 같다. 지난번 백운대 산행 시 4개문(위문, 용암문, 대동문, 보국문)을, 오늘 2개문(청수동 암문, 대남문)을 카메라에 담았다. 나머지 8개문을 다 볼 때까지 열심히 찾아야 하겠다.

 

 

 

 

 
 

     




                                        ‘08.  9.  7.  북한산 산행을 하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