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며칠간 폭염이 계속되더니, 어제부터 비가 내려 선선하다. 초복인 오늘 오후에는 비가 그치고 갠다 하여 산행을 준비한다. 가랑비가 간헐적으로 내리지만 산행하기에는 좋은 날씨이다. 산이 높지 않고, 산행거리도 짧은 양평의 부용산(芙蓉山, 366m)으로 아내와 함께 간다. 산이 푸르고 강물이 맑아 마치 연당(蓮堂)에서 얼굴을 마주 쳐다보는 것 같다하여 산 이름이 유래되었다.
< 오늘의 산행코스 >
< 10:05, 신원역 1번 출입구 >
< 10:07, 역 나오며 우측에 부용산 가는 길 >
산행이 끝나면 컨디션을 보아 양수역 앞에 있는 세미원(洗美苑)을 가려고, 코스를 신원역을 들머리로 하고 양수역을 날머리로 한다. 부용산은 청계산과 이웃하고 있어, 많은 산객들이 그러하듯이 첫 산행은 국수역에서 청계산 정상을 찍고, 형제봉으로 다시 내려와 능선을 타고 부용산을 거쳐 양수역까지 혼자 갔었다. 두 번째는 초등학교 친구들과 부용산만 산행했었고, 아내와 함께는 처음으로 세 번째다.
< 10:14, 몽양 여운형 생가(기념관) >
< 10:17, 기념관 내부의 입구 >
< 10:37, 기념관 위에 있는 생가 >
신원역 1번 출입구로 나오면 우측에 부용산, 청계산 가는 길 표시가 있다. 철길 굴다리를 지나 언덕을 올라, 몽양 여운형(1886~1947)선생의 생가 및 기념관을 들린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000원(경로는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김구 선생보다도 일찍이 좌우 분단이 아닌 자주통일을 염원하다 극우세력의 총탄에 숨을 거둔다. 나이 든 분들은 선생을 아직도 좌익으로 보는 이가 많다고 한다.
< 10:46,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이정표 따라 >
< 10:57, 마을 위쪽으로 보이는 부용산 정상 >
< 11:00, 샘골 삼거리(우측으로 나와 좌측 길로 올라) >
치마폭에 태양을 받는 태몽을 꾸었다고 하여 훗날 몽양이라는 호를 지닌 선생께서는 이곳에서 태어나셨다. 중단 없는 운동가였고 목숨을 바쳐 나라와 민족을 사랑한 애국자였다. 기념관을 나와 계속 직진하면,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오른다. 마을 위쪽으로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가 부용산 정상이며, 우측 능선으로 오르게 된다. 두 번 나갔던 동네 오륜산악회 회원들이 산행을 마치고 내려온다.
< 11:04, 산행 들머리 등산로 입구 >
< 11:09, 신원역부터 양평 물소리길과 함께 >
< 11:14, 주능선으로 오르는 계곡 오르막 >
지난번 부용산 하산하다가 샘골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돌아가느라 고생했는데, 산악회 일부 회원들이 그렇게 내려가고 있다. 삼거리에서 만난 회원들한테는 마을길 왼쪽이 지름길이라고 알려준다. 삼거리 위에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하는 입구 표시가 있다. 신원역부터 함께 하는 물소리길 이정표가 지금 다니고 있는 다산길과 혼돈 했는데, 생각해보니 북한강을 건너 온 이곳은 남양주시가 아닌 양평군이다.
< 11:19, 샘골 고개(주능선) 사거리 이정표 >
< 11:26, 정상 오르는 지그재그 깔딱 >
< 11:42, 부용산 정상 표시석(366m) >
양평군은 남한강과 북한강의 맑은 물소리와 자연의 소리를 아우르는 물소리길 5개 코스를 조성하였다. 남양주시 다산길이 끝나면 이곳 물소리길도 걸어야겠다. 주능선 사거리 이정표는 우측은 청계산, 좌측은 부용산 정상, 직진은 물소리길이라 한다. 젊은 부부가 반대편에서 오면서 둘레길에 산객이 전혀 없었는데 우리를 만나서 반갑다고 한다. 오늘 코스 중에 제일 어려운 깔딱을 힘겹게 오르니 정상이다.
< 11:45, 정상 표시석과 함께 >
< 11:58, 전망데크에서 본 두물머리(줌) >
< 12:00~12:50, 전망 데크에서 점심식사 >
종전에는 정상 표시석이 헬기장 코너에 비석처럼 세워져 있어 인증 샷 찍기에도 불편했다. 삼각점이 있는 높은 위치의 부인당에 연꽃 모양으로 예쁘게 새로 세워졌다. 부인당(夫人堂)은 부인의 화상으로 나타낸 서낭신을 모시는 당집이라고 한다.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어 기대를 안 하고 전망 데크에 올랐는데, 아름다운 두물머리 풍경이 보이어 다행스러웠다. 땅이 젖어 있어, 데크 위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 12:51, 급경사 하산 난간 >
< 13:12, 하계산 오르는 갈림길 이정표 >
< 13:18, 하계산 오르는 경사 급한 오르막 >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을 오르고 내려가는 등산로는 급경사로 이루어져 내리막에는 로프 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흙길에 비가 내려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내려가다 보니 갈림길 이정표(13:01) 하단에 우측 방향 지역 명칭이 떨어져, 하계산 가는 길로 착각해 잠깐 내려가다 보니 아니다. 전에 기억을 살리니, 한음 이덕형 선생 묘와 신도비 가는 길이었다. 작은 산이지만 두 번째 하계산을 오른다.
< 13:21, 하계산 정상에 있는 이정표 >
< 13:24, 정상 표시석(326m)과 함께 >
< 13:27, 정상에 마련한 전망 데크 >
능선까지 내려 왔다가 다시 하계산을 오르려니, 로프 난간이 있는 급경사가 힘들게 한다. 언제나 정상을 정복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표시석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니, 노부부가 정겹게 올라오신다.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니, 서울 면목동에서 사시는데 가까운 아차산과 이산을 자주 오신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80세이다 보니 부용산까지는 못가고 이곳이 종착지라고 하신다.
< 13:28, 하계산 정상에서 보는 두물머리 >
< 13:35, 부용산으로 우회하는 갈림길 이정표 >
< 13:41, 주 능선상의 내리막 >
노익장을 과시하는 노부부의 건강이 부럽고, 같은 취미생활을 즐기시는 것이 좋아 보인다. 하계산의 조망은 부용산과 같이 두물머리 풍경이 전부인데, 더 가까이 보인다. 전망대 데크에서 안하무인격으로 코까지 골아가며 잠을 자는 산객은 꼴불견중 하나인 것 같다. 양수역 방향으로 내려오니, 부용산으로 우회하는 갈림길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 상에는 하계산을 전망대로만 표시하여 지나칠 수 도 있겠다.
< 13:54, 계속되는 내리막 주능선 >
< 14:06, 평상과 의자가 있는 쉼터 >
< 14:13, 용담I.C 와 양수역 갈림길 이정표 >
산전체가 육산이면서 경사가 완만한 숲속 길로 이어져, 여름 산행지로는 적격인 듯하다. 평상과 의자가 있는 쉼터를 지나니, 양수역과 세미원 방향의 용담I.C 갈림길이 나온다. 거리와 시간을 계산해 보니, 비슷할 것 같아 양수역으로 가서 세미원 갈 것을 결정하기로 한다. 인터넷 검색에서 올해는 더위가 5월부터 일찍 찾아와, 이달 말까지 축제기간이라 하지만 꽃이 많이 떨어졌다고 해서 망설여진다.
< 14:21, 마을이 보이면서 날머리가 >
< 14:23, 날머리 등산로 입구 안내도 >
< 14:29, 가정천 다리를 넘어 양수역으로 >
능선 따라 직진하면 용담I.C 로 가면서 세미원이 나오는 것 같고, 우측 방향계곡으로 내려가 양수역으로 간다. 얼마 후 마을이 보이면서 날머리에 안내도가 있다. 가정천으로 나와서 개울을 건너려고 하니, 부용산 정상아래 샘골고개 사거리에서 헤어졌던 물소리길 이정표가 다시 보인다. 오락가락하던 비는 그쳤지만 기온은 오르지 않아서, 복날 산행인데 더위를 모른 채 무사히 끝마치게 되어 다행스럽다.
< 14:35, 양수역 2번 출입구 >
< 14:41, 양수역 2층에서 본 세미원 가는 길 >
< 14:59, 세미원 매표소 옆 입구 불이문 >
신원역을 출발(10:05)해서 양수역에 도착(14:35)하니, 여운형 생가 관람 및 점심시간 포함 4시간30분(산행 거리: 8km추정)소요되는 사부작 산행이었다. 올해 연꽃 문화제가 6.25~7.31까지 열리는데 기한 내 다시 오지 못할 것 같아, 세미원까지 거리 700m를 걸어간다. 매표소에서 관람요금 성인 기준 5,000원(경로우대: 3,000원)을 지불하고 불이문으로 입장한다. 많은 인파가 찾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 15:02, 입구의 장독대 분수 >
< 15:12, 외돌다리, 일심교(一心橋)를 건너 >
< 15:18, 연꽃들은 다 떨어지고 >
입구의 징검다리와 장독대 분수까지는 많은 인파에 떠밀려 잘 보았는데, 이후에 기대를 했던 연꽃 들은 거의 다 떨어지고 연밥들이 많다. 겨우 피어 있는 꽃잎들마저 간밤에 많이 내린 비로 인하여 축 쳐져 있다. 검색해 본 것이 사실로 입증이라도 하듯 실망만 안겨주는 연꽃 축제기간이다. 이제 기간도 많이 남았는데 연꽃 상태가 이러하니, 연꽃만 보러 온다고 하면 내년을 기약해야 되지 않나 싶다.
< 15:32, 배다리. 열수주교(洌水舟橋) >
< 15:37, 출구로 나오면서 본 연꽃 >
< 15:46, 옛날 입구로 보이는 세미원 >
배를 띄워 만든 다리란 뜻의 배다리는 세미원과 두물머리를 연결한다. 다리를 건너 두물머리까지 다녀올까 생각도 했지만, 양수역과 거리가 멀어져 포기한다. 이곳저곳을 더 둘러보고는 세미원을 나와 양수역에 도착(16:05)한다. 부용산 산행 4시간30분과 세미원 관람 1시간30분, 총 6시간의 양평 나들이를 마감한다. 아내가 장시간 산행과 관람을 함께 무사히 마치어, 종전의 건강을 회복한 것 같아 기쁘다.
2016. 07. 17. 양평 부용산 산행을 마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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