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살아가는 이야기

불암산을 손자와 함께 9코스로 올랐다가 4코스로 내려오다

leepuco 2017. 9. 13. 21:01

  지난달 중순에 제주올레를 56일 일정으로 2코스에서 6코스까지 트레킹을 다녀와서는 제주도 감성에 빠져 한동안 헤어나지 못했다. 3주일 동안 산행이나 둘레길 트레킹을 일체 하지 않고, 짙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을 떠올려 회상하면서 지내었다. 가까운 남한산성과 아차산만 다녀온 초등학교 1학년인 둘째 손자의 성화에 못 이겨,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손자를 데리고 불암산(佛巖山, 508m)에 오른다.

                                       < 불암산 등산지도 >

                            < 10:25, 6호선 화랑대역 3번 출구 >

                                 < 10:47, 등산로 입구 백세문 >

   주위의 낮은 산부터 10여 차례 오르고 나서, 불암산에 올랐던 형과는 달리 3번째로 508m의 바위산에 도전한다. 첫 산행이었던 남한산성에서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하려 했었기에 걱정도 하면서 지하철을 탄다. 5호선7호선(군자역 환승)6호선(태릉입구역 환승)화랑대역 3번 출구로 나와 원자력병원 앞 들머리인 백세문까지 걷는다. 다소 먼 거리지만 선선해진 날씨로 많은 등산객들이 줄을 잇는다.

                < 10:48, 입구의 운동기구에서 준비운동하고 >

                   < 11:07, 군부대 울타리 지나서 있는 쉼터 >

                   < 11:16, 두 번째 쉼터에서 휴식을 하고 >

   6학년이 된 형이 등산했던 후기 글을 보니, 5년 전(2012.9.2.) 지금 시기에 올랐다. 같은 연령(초등학교 1학년)때에 오르는데, 경험이 적은 동생이 무난히 완등할지 걱정도 된다. 입구에 있는 운동기구들을 어린이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데, 준비운동 효과도 있는 듯하다. 산행코스는 지난번 형이 올랐던 코스 그대로 9등산로(공릉산길: 5.8km)로 올라, 5등산로(정암사길: 3.2km)로 내려올 예정이다.

                 < 11:33, 평탄하던 능선은 서서히 오르막으로 >

             < 11:45, 서울둘레길(좌측)과 등산로(직진)의 갈림길 >

                       < 11:48, 불암산의 전설을 읽고는... >

   첫 번째 쉼터를 그냥 통과한 손자는 많은 등산객들의 칭찬에 힘이 계속 나는지 두 번째 쉼터마저 통과하자 하여 휴식하고 가게 한다. 서서히 고도를 올리며 오르막 계단이 나오더니, 넓게 자리한 전망 데크(11:36)가 나온다. 주위에 있는 태릉, 강릉, 육사, 서울여대, 삼육대, 태릉선수촌 등의 위치를 가르쳐 줄려 했는데 운무가 끼여 전혀 앞이 보이지 않는다. 서울둘레길과 등산로의 갈림길을 지난다.

                    < 11:49, 경사 급한 데크 계단도 오르고 >

            < 12:04, 절반의 거리를 지난 이정표(정상까지: 2.2km) >


             < 12:10, 팔각정 쉼터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휴식 >

   불암산 전설 안내판을 열심히 읽더니, 내용을 모르겠다고 할머니한테 보충설명을 요구한다. 금강산에 있던 이 곳 불암산은 한양의 남산이 되고 싶어 오다가, 이미 남산이 자리 잡은 것을 보고 다시 금강산으로 돌아가려 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돌아 선채 그대로 머물러서, 서울을 등지고 있는 형세라고 한다. 삼육대학교 갈림길을 지나, 팔각정 쉼터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쉬어간다.

                      < 12:24, 뿌리가 다 들어난 소나무 숲 >

                       < 12:29, 큰 바위를 옆으로 돌아서 >

                 < 12:45~14:05, 점심식사 후 오수를 즐기고 >

   안쓰럽게 뿌리를 드러낸 소나무 숲과 큰 바위를 우회하여 식사할 장소를 물색한다. 5년 전에 큰 손자와 함께 식사하던 장소를 찾았으나, 기억이 안 나서 전망이 좋은 곳에 앉았더니 바로 그 장소이다. 5년전 보다는 나무들이 많이 자라 전망이 그전보다는 못했지만 큰 바위에 기대어 식사하기는 좋은 장소이다. 식사를 끝내고는 30분정도 바위에 기대어 오수를 즐겼더니, 피로가 풀리면서 몸이 가볍다.

               < 14:16, 정상이 가까워진 이정표(정상까지: 1.1km) >

              < 14:29, 불암산성 봉화대(헬기장, 420.3m)지나 안부로 >

              < 14:33, 깔딱 고개 갈림길 이정표(4코스 하산 정암사길) >

   식사 후에 오수를 잠깐 즐겨서 일까, 손자는 씩씩하게 앞질러 나가는데 따라가기가 버거울 정도이다. 정상까지 1.1km라는 이정표를 보고는 여유 있어 하니, 무난히 완등 예상되어 괜한 걱정을 했다. 정상과 마주한 불암산성 봉화대(헬기장, 420.3m)는 굴삭기로 유적지 보수 공사를 하고 있다. 깔딱 고개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안부까지는 계속되는 내리막길이다. 정상을 다녀와 하산할 4코스 입구이다.

                       < 14:38, 주의를 요하는 바위길이 시작되고 >

                       < 14:41, 거북의 등과 비슷하다고 거북바위 >

                     < 14:45, 풍화작용에 의해 기묘한 모습의 바위 >

   바위산답게 큰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정상이 가까이 다가선다. 오늘 코스 중에서 위험한 암릉 구간으로 긴장을 하게 되며, 주의사항을 다시 일깨워 준다, 거북이 등과 머리 모습이 비슷한 거대한 거북바위에서 인증 샷을 찍어 주고 계속 오른다. 정상 주위에 있는 화강암 바위들은 수많은 세월동안 풍화작용에 의해 기묘한 형태를 보이면서, 제 각각 형상에 따라 붙여진 이름들이 재미있다.

                      < 14:52, 정상아래 조망바위 위에서 >

                 < 15:00, 암봉인 정상은 데크 계단으로 올라 >

                     < 15:06, 정상 표시석(508m)과 국기가 >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진 불암산 정상을 향해 우선 철제 난간을 잡고 오른다. 불암산의 유래는 큰 바위로 된 봉우리가 중의 모자를 쓴 부처의 형상이라 해서 이름 지어졌다. 남북방향으로 능선이 뻗어 있으며, 서쪽으로는 북한산이 마주하고, 북서쪽과 북쪽으로는 도봉산·수락산이 각각 솟아 있다. 조망이 좋은 바위에서 손자는 처음으로 보는 멋진 풍경에 감동하며 한동안 앉아 더 보고 싶어 한다.

                     < 15:08, 정상 표시석과 함께 인증 샷 >

 

             < 15:20, 석장봉으로 하산하는 데크 아래 쥐 바위 >

               < 15:27, 석장봉에서 바라본 정상의 암봉 모습 >

   5년 전에 큰 손자와 찍었던 인증 샷처럼, 둘째 손자와 사진을 함께 찍는다. 그때는 쾌청한 날씨로 주위의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이 가깝게 조망되었는데, 오늘은 표시석도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로 운무가 가득하다. 남부지방은 비가 많이 내린다는 기상예보처럼 서울도 오후 늦게는 비가 내린다고 한다. 석장봉으로 내려와 정상을 보니, 큰 바위가 마치 승낙(여승이 쓰는 모자)을 쓴 부처의 형상이다.

                 < 15:28, 석장봉 다람쥐광장 쉼터에서 휴식 >

                < 15:42, 정상의 암봉을 아래로 우회하는 길 >

                < 15:48, 갑작스럽게 나타난 철제난간 암릉 길 >

   다람쥐 광장 쉼터에서 휴식하고는 본격적인 하산을 서두른다. 정상에 다시 오르지 않고 아래로 우회하는 난간 길을 택했는데, 두 갈림길이 나온다. 5년 전에 왔던 기억이 나지 않아 망설이다가 오른쪽 내리막을 택했더니, 처음 가는 4코스 정암능선 길로 아내와 손자를 힘들게 한 길이었다. 왼쪽의 수평적 길을 택했어야 거북바위를 거쳐, 깔딱고개에서 5코스 정암사길로 내려갔어야 했는데 알바를 했다.

                             < 16:02, 통신사 송신탑인 듯 >

                         < 16:12, 능선사거리 갈림길 이정표 >


                           < 16:14, 불암정 팔각정에서 휴식 >

   간헐적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상계역 가는 코스가 맞느냐고 물어보면 모두 그렇다고 한다. 너덜 길과 철제난간이 계속되는 것이 5년 전에 계곡 따라 편안하게 내려갔던 길이 아님을 확인한다. 계곡을 건너면(15:58), 그 길이 나올 줄 알았는데 건너보니 희미한 오솔길뿐이다. 그 길을 포기하고서 내려왔던 등산로 따라 가기로 한다. 송신탑과 능선사거리 갈림길을 지나니, 불암정 팔각정이 나와 쉬어간다.

                      < 16:16, 불암정에서 본 정상의 모습 >

           < 16:30, 돌다방 쉼터 갈림길에서 왼쪽 상계역 방향으로 >

              < 16:39, 다 내려온 듯한데 철제난간 암릉 길은 계속 >

   불암정 주변에는 이 고장 논이나 밭에서 일을 하면서 피로를 잊고 흥을 돋우기 위해 불렀던 마들 농요를 설명하고 있다. 토속 민요의 하나로 저녁노래, 모심기 등의 가사들이 소개되고 있다. 돌다방 쉼터 갈림길 이정표는 표시가 없는데, 직진은 당고개역 방향이고 왼쪽 방향전환 해야만 상계역으로 혼돈을 가져온다. 계속되는 철제난간 암릉에서 내려오는 방법을 알려주니, 재미있어 하며 즐거워한다.

             < 16:42, 서울둘레길과 만나는 이정표(상계역: 0.9km) >

                      < 16:47, 공원관리소 앞 4코스 등산로 입구 >

                         < 16:51, 공원관리소 앞 4, 5코스 갈림길 >

   서울둘레길과 만나는 이정표에서 상계역 표시를 보니 반갑다. 체육시설이 있는 공원에 도착하니, 4코스 등산로 입구임을 알리는 등산안내도가 있다. 공원 입구에 있는 4, 5코스 갈림길에서 두 코스를 비교하여 보니, 두 코스의 거리와 소요 시간은 비슷한 것 같다. 내려 온 능선코스가 노약자들에게는 어렵지만, 젊은이들에게는 조망이 있어 선호하는 것 같다. 이후부터 상계역 까지는 낯익은 거리이다.

                         < 17:05, 상계역 1-1번 출입구 >

                < 18:19, 집근처 북청코다리 식당에서 뒤풀이 >

                  < 18:42, 주 메뉴이었던 코다리 조림 >

   6호선 화랑대역을 출발하여 불암산 정상을 밟고, 4호선 상계역까지 6시간40(10:25~17:05)이나 소요된 사부작 산행이었다. 뒤풀이는 집 근처에 있는 북청코다리 식당에서 아들 가족과 함께 오늘 있었던 산행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운 식사를 한다. 산행하는 동안 산객들로부터 많은 칭찬은 물론 하이파이브 와 거수경례까지 주고받는 등 산행 이외에서도 용기를 얻는 손자는 계속해 산에 오르자고 한다.

    

 

                                                  2017. 9. 10.() 불암산 산행을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