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로 오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좋아하던 골프마저 동시에 중단했다. 주위의 지인들로부터 라운딩하자는 요청도 많았지만 사양하고, 그동안 못 다니었던 등산과 여행에 전념하였다. 동남아 여행할 때는 아내와 함께 현지 골프장을 찾아 몇 번 라운딩하며 분위기를 즐긴바 있었다. 그때의 추억들을 떠 올려 보며, 당시에 작은 소망을 기원하기도 했다. 기원한지 15년이 지난 오늘, 아들과 함께 골프를 쳐 작은 소망을 이뤄 기쁘다.
< 2005. 8. 2. 리아 빈탄 골프장(Ria Bintan Golf Club) >
< 2005. 8. 2. 리아 빈탄 골프장(Ria Bintan Golf Club) >
해외 첫 골프는 가족이 함께 떠난 싱가포르 여행에서 시내관광을 마치고, 페리를 타고 빈탄 섬(인도네시아)으로 가 리조트에서 보내었다. 아내와 찾은 인근 골프장은 언덕에 있어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탁월한 풍경과 불어오는 해풍이 시원하다. 골프채는 렌트하고, 두 명이 티업도 가능하였다. 전동 카 뒤에 캐디가 타고, 페어웨이 잔디 위를 질주하며 치니 싱겁게 빨리 끝난다. 남자도 반바지 착용이 가능해, 처음으로 간편하게 공을 치니 잘 맞는다.
< 2006. 12. 20. 아롱만 골프장(Yalong Bay Golf Club) >
< 2006. 12. 20. 아롱만 골프장(Yalong Bay Golf Club) >
중국의 하와이라 부르는 해남도(하이난)로 피한여행을 가서 삼아에서 제일 좋다는 골프장을 찾는다. 조인을 시켜주는데, 우리나라 젊은이 2명(처남, 매형 사이)이어 다행이었다. 가족 전체가 여행 와서 골프장 인근에 숙소를 정하고, 아이와 엄마들은 골프 이외의 다른 레저를 즐긴다고 한다. 부모와 형제가 함께 라운딩하며, 뒷 팀이 부모와 형제들이다. 나의 장래의 작은 소망을 그 가족을 통해 보는 듯 해 부럽고, 나도 이뤄지기를 소망했다.
< 2009. 1. 18. 수트라 하버 골프장(Sutera Harbour C.C) >
< 2009. 1. 18. 수트라 하버 골프장(Sutera Harbour C.C) >
세 번째 골프를 쳤던 여행은 지인의 초청으로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보르네오 섬의 동쪽 끝에 있는 항구도시이자, 말레이시아 사바주의 주도인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로 자유여행을 떠났다. 이틀 동안 골프를 치면서, 하루는 차량으로 키나발루산 중턱인 1,850m(정상: 4,095m)까지 올라 국립공원 체험관광을 하였다. 첫날 라운딩한 수트라 하버골프장은 도심서 가까운 명문 골프장으로 지인으로 이뤄진 여성1팀과 남성1팀으로 라운딩을 즐겼다.
< 2009. 1. 20. 사바 골프장(Sabah Golf C.C ) >
< 2009. 1. 20. 사바 골프장(Sabah Golf C.C ) >
두 번째 찾은 사바 골프장은 클럽하우스에서 멀리 키나발루산 정상이 보인다. 정상 모습이 누워있는 사람의 얼굴모양과 흡사하다. 18홀 규모의 코스는 난이도가 심해, 오랜만에 골프채를 잡으니 부담이 된다. 또한 페어웨이는「떡 잔디」라 하는데 풀이나 다름없어 채가 잘빠지지 않는다. 어제 많은 비로 필드에 전동 카마저 못 들어가니, 풍경만 즐겨야 할 정도이다. 코스가 길고 어렵게 설계되어, 국내서 싱글 골퍼들도 90타 치기 힘들 정도라 한다.
< 가족이 함께하는 라운딩 첫 홀 티샷 전에 >
< 2 번 홀 티 박스에서 본 페어웨이 >
우리네 서민들이 국내서 자녀가 성장해 골프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학교를 졸업하면 취업을 해야 하고,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어느 정도 성장하기 전에는 꿈도 꾸지 못하는 운동이다. 15년 전에 중국 하이난 아롱만 골프장에서 기원했던 작은 소망도 사라져가는 것이 아닐까 했는데, 작년 말부터 아들이 골프를 배우기 시작하여 기대를 갖게 되었다. 최근 머리를 얹었다하여, 축하하려고 아들 휴가기간에 맞춰 퍼블릭골프장으로 부킹한다.
< 짧은 3 번 홀 티 박스(PAR 3) >
< 긴 4번 홀 티 박스(PAR 5) >
아들도 필드 경험이 2~3회 뿐이고, 아내와 둘이는 국내서 골프친지 20년이 넘었다. 외국 여행하면서 몇 번 채를 잡기는 했지만, 제대로 라운딩이 되지는 않았다. 아들을 비롯하여 아내와 나는 모두 초보자나 다름없다. 과연 20년 만에 공치는데 제대로 맞을지 걱정되어, 우선 퍼블릭 골프장에 가서 18홀을 돌며 각자의 실력을 체크하기로 한다. 잘 맞으면 이후에 정규 골프장으로 가기로 잠정 합의한다. 3명만 치기를 원했는데 1명을 조인시킨다.
< 미들 5번 홀 티 박스(PAR 4)에서 >
< 귀가 길 인근의 풍천장어에서 뒤풀이 >
연세(80세)드신 사장님께서 조인되니, 더 민폐나 되지 아니할까 걱정된다. 막상 티업을 하니, 괜한 걱정했다는 식으로 잘 맞는다. 아내도 기본을 잘 배워, 조인하신분이 칭찬을 많이 해준다. 아들도 평소 야구를 즐겨하더니, 잘 배우고 빨리 익숙해진 듯하다. 드라이버는 잘 맞는 편인데, 아이언이 잘 안 맞는데 그것은 모두 겪는 일이니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20여 년 전에 치던 습관이 몸에 남아있는지, 스코어가 보기 플레이 정도라 기쁘다.
< 맛집 풍천장어(천장어)의 메뉴와 가격표 >
< 주문한 장어의 식단 상차림 >
골프를 마치고 귀가 하는 차 안의 분위기도 라운딩 이야기로 화기애애하다. 전비용을 스폰서 한 아내가 아들과 처음으로 라운딩을 해서인지 제일 기뻐한다. 당초 나의 바람은 며느리와 딸 그리고 사위까지 온가족 6명이 함께 치는 것 이었지만, 딸이 결혼을 늦게 하여 아이들 때문에 시기상조이다. 오늘 조인한 사장님이 80세인데도 가볍게 치는 모습을 보고 놀라웠다. 딸에게 5년은 더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으니, 그 안에 골프를 배우라고 말한다.
이제는 시범 라운딩을 통해 자신을 얻었으니, 시간 나는 대로 정규 골프장도 부킹이 되면 가기로 한다. 이제 골프를 칠 날이 그렇게 많이 남지는 않았지만,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는 최고인 듯하다. 15년 전의 소망이 일부만 이루어졌어도 하루가 즐거웠다. 이제 남은 소망은 온가족 6명이 같이 하였으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딸만이라도 함께 하고 싶다. 이러한 마음이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꿈이자 소박한 소망이라고 생각한다.
2020. 7. 17(金), 아들, 아내와 함께 라운딩을 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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