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서울 시내지역 산행

불암산-상계동,상계역,정암사,정상,공릉동 산행('08.8.3)

leepuco 2009. 4. 21. 19:38

 

  늘 머릿속에서 맴돌기만 하던 불암산(佛岩山)을 난생처음 가보게 된다. 주위에 있는 산을 갈 때나 옆을 지날 경우에는 꼭 가본다 하며 미루어 오기만 하였다. 해발 508m로 높지도 않고, 교통이 나쁜 것도 아닌데 왜 못 갔을까! 돌이켜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산을 좋아하지 않았고, 다녀온 산도 많지 않은 것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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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비가 내리더니 오늘 아침도 안개비는 오는데, 일기예보는 날씨가 개이며 오후부터는 찜통더위가 시작된다고 한다. 최근 기상대가 신뢰를 잃어서, 집을 나서면서도 불안하기만 하다.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서 지하철역으로 가는데, 대로변 화단에 비를 맞고 활짝 핀 무궁화 모습이 예뻐 카메라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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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4호선 상계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이다. 사전 정보에 의한 재현 중.고교4번 출구에 표시가 되어있다. 출구로 나와 보니, 역사 옆 전봇대 높이에 불암산가는 안내표시가 있다. 불암산 입구까지 420m 표시에 따라, 지상전철 당고개 방향으로 따라간다. 왼쪽은 고가 철길이며 오른쪽은 상가들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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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진하다 보면 큰 차도 오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두 아파트(대림아파트와 경남아파트)사이가 등산로임을 확인하여본다. 오르게 되는 산은 노원구 상계동, 중계동과 남양주시 별내면의 경계에 솟아있는 나지막한 바위산이다. 정상부근의 큰 바위 봉우리가 중의 모자를 쓴 부처의 형상이라 하여 이름 지어졌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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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계역에서 산의 모습이 보인다 했는데 운무로 보이지 않는다.  오늘의 등산은 상계역, 하산은 당고개역으로 하려 했으나, 단순한 코스라 하여 조정한다. 정상에서 내려와 능선을 타고 가는 태릉방향으로 변경한다. 양쪽 아파트 사이 길을 벗어나니 ‘불암산 공원’이라는 조각석이 등산로의 입구임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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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에서 조금 올라가니 빨간색 벽돌로 지어진 공원관리 사무소 건물이 나온다. 비록 길은 아스팔트 포장길이지만 숲속으로 들어선다. 숲속의 공기가 아침까지 내린 비로 인하여 더욱 신선하여 심호흡을 하게한다. 입구에서 올라가는 코스가 여러 곳 인 듯하여, 1차 목표를 정암사로 정하고 서서히 몸을 달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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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길로 오르는 계단이 보이면서 이정표가 정상까지 1,860m를 표시하고 있다. 상계역에서 정상까지는 3km정도가 된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이산은 원래 금강산에 있었는데, 조선왕조가 도읍을 정하는데 한양에 남산이 없어 결정을 못한다는 소문을 듣는다. 남산이 되고 싶어 금강산을 떠나 한양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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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중에 지금 이 자리에 도착하니 이미 남산이 자리를 잡고 있어, 되돌아서 금강산으로 가려한다. 그러나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돌아 선채로 머물게 되어, 서울을 등지고 있는 형상이다. 옆에 개울가 물이 간밤의 비로 힘차게 흐르는데 너무 깨끗하다. 어린 중학교 시절 보문산 자락 개울가에서 목욕하던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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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며 보니 왼쪽은 개울, 오른쪽은 상계역 출구 표시에서 보았던 재현 중고등학교의 담장과 교실이 보인다. 10시30분경 등산로가 오른편 계곡으로 있는 곳에 도착한다. 포장된 도로의 끝과 등산로 없음을 알리는 간판이 있다. 그곳이 정암사 사찰로 일단 올라가 보기로 한다. 크지는 않지만 아담한 사찰의 대웅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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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찰에서 내려오는 길가에 예쁜 노란 꽃을 보았는데, 꽃 이름을 모르니 미안 할뿐이다. 조금 내려와 등산로 다리를 지나니, 본격적인 등산코스가 시작된다. 산 이름과 같이 돌이 많아서 그러한지 돌로 길을 닦아 놓아 편하게 오를 수 있지만, 역시 무릎에는 약간의 충격을 느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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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m정도 오르다 보면 정상으로 가는 다른 길 표시의 이정표가 나오는데, 깔딱고개 방향을 택한다. 옛날에 지어진 이름인 듯, 지금은 나무로 만든 데크계단으로 되어있어 숨이 가쁘지 않는다. 계단을 전부 오르면 정상을 300여m 앞둔 능선에 11시에 도착한다. 정상을 다녀 이곳으로 와서 다른 코스로 가는 것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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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부터는 바위를 오르면서 정상을 가야한다. 아내는 산에 오면 바위를 올라야 재미도 있고, 산에 온 것 같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은 힘들기만 하다. 처음 오르게 되는 바위가 거북바위인데, 그냥 지나치기 쉽다. 오르기 전 멀리서 보아야 모양이 나온다. 거북바위를 오르면 더 올라야 하는 주봉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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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골모양의 바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오르다가 앞에 있는 바위가 비슷하여 사진에 담았다. 왼편 멀리서는 올빼미 모양의 바위도 시선을 끈다. 바위를 오르는데 운무는 오히려 서늘하게 하여 편하게 한다. 바람에 운무가 잠시 걷히고 햇볕이 내려쬐면 무척 덥다. 10분간 휴식하며 행동 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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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식하며 건너편 산을 보니 앞에서 왼편으로는 북한산 인수봉이, 오른편으로는 도봉산 자운봉이 운무로 희미하게 보인다. 또한 올라온 상계역 건너편에는 수락산이 우뚝 솟아있다. 사진에 담았으나 회색의 아파트 숲만 보인다. 발아래 펼쳐진 올라왔던 바위와 나무숲의 조화가 멋있다.

 

 

 

 


  드디어 태극기가 휘날리는 정상에 11시40분에 도착한다. 높지 않아서 일까 잠자리 떼들이 축하 비행을 하여준다. 건너편 바위산 절벽의 모습도 아름답다. 증명사진을 찍을 표시석이 없고, 대신 누군가가 깃대 밑 바위보다 1m정도 낮은 곳에 철판에 표시하여 부착하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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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과 정상주는 바위를 2/3정도 내려와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12시부터 45분간 가졌다. 산의 숲 경관이 바람에 의하여 운무가 가렸다, 맑았다 하는 과정이 구름위에 앉아 있는 듯하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특별히 주는 선물인 듯싶다. 바람까지 불어주니 땀이 식으면서 추위를 조금 느낄 정도, 피서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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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라왔던 능선 사거리에서 이정표를 보고 헬기장으로 향한다. 20여분 걸으면 헬기장 마당이 나온다. 간이음식점 밑 방향(학도암  이정표)으로 계속하여 내려간다. 능선이 길게 뻗어 있어 경치가 아름다운 태릉 외곽모습도 조망해본다. 내려오면서 들리던 사격장 총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는 것이 불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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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시간쯤 내려오니, 커다란 바위 밑 옆을 통과한다. 부근에 장수 막걸리 파는 쉼터를 뿌리치고 내려오니 삼거리 이정표가 나온다. 학도암 가는 길을 포기하고 공릉동(효성APT) 방향을 택하며 5분간 휴식을 한다. 휴식 후 바로 육모정 쉼터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두서 명이 자고 있는 것이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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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려오다 보니 총소리 진원지가 8일 개최되는 올림픽 대표 팀  크레이 사격장이었다. 맨발 길이 있듯이 산길이 험하지 않아, 가끔 매스컴에서 태릉선수촌 선수들이 이산을 뛰어 오르면서 훈련하던 모습도 떠오른다. 한때는 등산로가 폐쇄되었던지 철조망 출입문이 한 구간에 걸쳐 있다. 약 6km 정도의 하산 길(공릉동-효성APT)은 지루한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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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릉동지역 등산안내도를 보니 입구가 다양하다. 14시50분에 원자력병원 옆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총 4시간 50분의 산행 중 하산코스가 길어 좀 지치게 했다. 아무튼 산이 낮기는 하지만 울창한 숲,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스릴을 느낄 수 있는 바위, 맨발도 가능한 흙길이 추억으로 남을 즐거운 산행이었다.   

   


   

                                        ‘08.  8.  3. 불암산 산행을 하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