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해외여행

미국서부-샌프란시스코, L.A. 라스베이거스 여행

leepuco 2009. 6. 20. 15:00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둔지도 벌써 6개월이 되어간다. 그동안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로 고생해온 아내를 위한 여행을 준비하였다. 더불어 직장을 그만둔 나에게는 신선한 에너지 재충전도 되고, 5월 기념여행의 의미도 있다.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이다 보니 많은 의미를 두지만, 앞으로는 시간의 여유가 있으니 자주 여행을 다녀야겠다. 이번 여행은 한 달 전부터 계획하여 세계를 지배하는 최대 강국인 미국을 가본다. 그 이웃인 캐나다 는 덤이다.

 

-  입  출  국  -

  한 달 전에 개항한 인천공항에서 ‘유 나이트 항공(UA)’을 이용하여 저녁 6시경 출발 한다. 시차가 16시간으로, 비행기가 이륙하고 몇 시간되지 않아 비행기 밖은 날이 밝았지만 잠은 계속해서 자야만 했다. 몇 해 전 유럽여행 때는 가도 가도 날이 밝지 않고 어두운 밤만 계속 되더니, 이번에는 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또한 가는 도중에 날짜변경선을 지나, 하루 앞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10시간 30분정도 비행하여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하니, 현지 시간은 정오가 지나 12시 30분정도(한국시간: 10일, 새벽4시30분)이다.


  같이 여행할 그룹은 서부지역을 같이 관광하고 하와이로 갈 팀과 미 동부지역(캐나다 포함)로 갈 팀이 함께 한다. 하와이로 갈 팀은 24명으로 지역 계모임에서 온 20명과 부부 2팀 이고, 동부지역으로 갈 팀은 12명으로 전주에 있는 고교 동창모임 5커플과 우리부부로 구성되었다. 전체 인원은 36명으로 많은 편이고, 특별한 것은 모두가 우리보다 연세 많은 분들로 내가 이런 여행에 빨리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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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 리  와  기 후  -

  정식 명칭은 아메리카 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이며 흔히 미국이라고 한다. 본토의 48개주와 하와이 주, 알래스카 주를 포함해 50개주와 1개 컬럼비아 특별구(D.C)로 이루어져 있다. 국토의 면적은 9,158,960㎢로 한반도의 41배 정도가 된다. 종교는 개신교 52%, 로마 가톨릭 24%와 그 밖은 기타종교로 그리스도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기후는 서부해안의 남쪽은 여름에 건조하고 더우며, 겨울은 얼음도 안얼 정도로 따뜻하다. 대부분 해양성기후이다. 그러나 동북부는 해안을 따라 산이 있고 대서양을 끼고 있어 서울과 비슷한 날씨이다. 사계절이 있으며 눈이 많이 온다.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이 많은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도시이다.


- 샌프란시스코 ( San Francisco )  -

  공항에서 현지 가이드를 만나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는데, 하루가 너무 긴 느낌이다. 간단한 설명에 의하면 샌프란시스코는 캘리포니아 해변 중앙에 위치한 세계적인 관광도시이다. 삼면이 바다이기에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항구와 경사진 도로로 유명하다. 평균 기온이 20도로 날씨는 혹독한 추위 없이 일 년 내내 온난하고 쾌적하다. 겨울을 제외하고는 비가 거의 오지 않으며, 명물인 안개는 보통 저녁에 나타났다가 아침이면 사라진다. 우리나라의 봄과 가을이 이곳을 관광하기에 좋은 시기라 한다.

  

-  숙박 과 음식  -

  여행 첫날 저녁은 언덕이 있는 한식집에서 맛있게 하고, 교외로 이동하여 긴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밤늦게 도착해 호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2층 건물의 전원적인 호텔로 건물 가운데는 예쁜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다. 둘째 날은 요세미티공원에서 ‘프레스노(Fresno)'에 도착하여 이곳도 한식집에서 저녁을 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호텔 주위를 아내와 함께 산책 했는데 서울보다 날씨가 더 쌀쌀하다. 3일째는 라플린, 4일째는 라스베거스, 5일째는 L.A의 호텔에서 숙박하며 주로 아침은 호텔식 뷔페, 저녁은 한식, 점심만 현지 식으로 불편함이 없으나, 요세미티 입구의 중국요리 음식은 전혀 먹을 수 없었기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 금 문 교 ( Golden Gate Bridge ) -

  제일 먼저 간곳은 샌프란시스코 상징의 다리로, 사진으로만 보다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롭다. 선박의 왕래가 많아 눈에 잘 띄도록 실제 다리색깔은 빨간색이나, 석양을 받으면 황금색으로 빛나기 때문에 금문교(金門橋)로 명명되어 내려오고 있다. 빨강색 다리는 샌프란시스코의 풍경과 조화를 이루어 한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건설하는데 4년 6개월 소요되어 1937년에 개통된 이 다리는 전체길이 2,789m이고 수면으로부터 높이 67m로, 걸어서 건너면 40분정도 걸린다. 버스로 다리를 통과하니 바로 ‘비스타 포인트(Vista Point)’ 광장이 있다. 그곳에서는 바다 건너 샌프란시스코의 고층 빌딩이 즐비한 스카이라인과 짙푸른 바다와 ‘앨카트래즈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방향을 조금 돌려서 보면, 지나온 다리모습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위한 혼잡함은 관광 온 기분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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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셔맨스 워프(Fisherman's Wharf)  -

  금문교를 다시 건너와, 다리와 앨카트래즈 섬을 가까이 볼 수 있는 베이 크루즈(Bay Cruise) 관광을 위해 일명 ‘어부들의 선창가’라는 피어 39(Pier 39)라는 부두가로 왔다. 이곳은 해안을 따라 레스토랑과 상점, 노천카페가 일렬로 늘어서있는 것이 서부영화에 나오는 거리를 연상하게 한다.

 

 

  출발시간이 정해져 있고, 바람이 심하면 출항할 수 없어서, 오전에는 출항을 못했다 한다. 많은 사람이 기다리어 지루했지만, 바람이 약해져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출발하는 선착장 주변에서 한가롭게 낮잠을 즐기는 바다사자 무리가 평화롭게 보인다. 승선하고 금문교를 향하여 얼마쯤 가니 바닷바람이 거세어 큰 유람선은 요동을 치기 시작한다. 바닷바람은 배 멀미까지 할 정도로 심했다.

 

  운항 중의 안내방송은 바람과 파도소리에 들리지도 않았지만, 바다에서 보는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운 시가지 모습은 색다르게 느껴진다. 뾰족한 삼각 건물인 '트랜스 아메리카 피라미드'는 특이하여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다. 금문교 밑을 통과해서 유턴하여 ‘앨카트래즈 섬’으로 향하는데 다리 밑에서 금문교를 올려다보니, 그 모습이 장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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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카트래즈 (Alcatraz Island) 섬 -

  이 섬은 골치 아픈 흉악범들의 유배지이자 감옥으로 마피아의 대부 ‘알 카포네’도 4년 정도 여기서 보냈다. 섬 주변을 흐르는 빠른 조류와 사계절 내내 낮은 수온으로 인해 '탈출이 불가능한 섬'이란 명성으로도 유명하다. 1934년부터 1962년 폐쇄까지 탈출자가 1명도 없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이곳에서 촬영한 ‘더 록(The Rock)'이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현재는 감옥을 박물관으로 변경하여 공개하는데, 많은 관람객이 찾아 사전예약이 필요하다. 1시간 정도를 유람선상에서 보내고 출발장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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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식 정원 ( 금문 공원 )   -

  첫날 마지막 일정으로 1894년에 조성된 아담한 일본식 정원 을 찾았다. 경내는 작은 시내가 흐르는 다리와 오층탑, 그리고 제법 운치 있는 목조건물 찻집, 산책로 등이 있다. 특히 공원 초입에 있는 돌다리가 너무 예뻐서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붐비었다. 여기가 미국이 아니고 일본에 온 것 같은 다양한 조형물을 갖추고 있다.

 

-  요세미티 공원 가는 길 -

  내일 코스인 ‘요세미티 공원’을 가기 위해 시내 경계를 벗어나는 Bay Bridge를 통과 하는데, 처음 보는 2층 다리가 신기하다. 이 다리는 샌프란시스코의 동쪽 만과 오클랜드를 연결하는 것으로 13.5km이며 1936년 개통되었다 한다. 그 당시 선견지명이 있어 2층으로 건설한 듯하다.

 

  이 나라가 광활한 대륙을 가진 나라임을 실감케 한다. 차창 밖을 보니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으로, 미국 전체 와인 생산량의 85%가 이 곳 캘리포니아산 포도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캘리포니아 산 건포도’ 가 생각난다. 또한 캘리포니아 주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한반도 전체의 2배에 해당된다니 얼마나 큰 나라인가를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된다.


  어느 지역을 통과 할 때, 산등성이 마다 하얀 풍력 발전기 수백 대가 가지런히 서있고, 해안바람을 맞아 날개가 여유롭게 돌아가는 모습은 장관이다. 그것을 보고 지하에 많은 자원이 묻혀 있음에도 자원을 아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가끔 석유를 지하에서 시추하는 상하 움직이는 장면도 볼 수 있다.

 

 

-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 -

  버스에 의한 ‘투어’로 장거리 이동이 시작되어, 농산물을 판매하는 휴게소 한 곳을 들린 후 요세미티 공원에 도착할 때까지 4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버스를 타고 공원 안으로 입장하여 계곡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울창한 산림이 눈앞에 펼쳐진다. 또한, 높은 산위에는 빙설이 그대로 남아있었고, 그 물이 녹아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무척 깨끗해 보였다. 이 공원 안에는 각종 식물군과 함께 200여종에 이르는 야생조류, 곰, 사슴 등이 서식하고 있어 자연 생태계의 보고라 한다.

 

  버스가 하차한 곳에 '엘 캐피턴(El Capitan)'이라는 세계 최대의 화강암 바위가 버티고 서 있다. 암벽 등반가들의 사랑을 받는 곳으로 수직1,000m이상 솟아 오른 거대한 바위라 암벽에 매달린 사람의 모습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정도였다. 도보로 걸어서 500m정도 가면 이 공원의 상징인 '요세미티 폭포'가 있다.

 

 

   3단계 폭포로 이루어진 폭포의 총길이는 무려 739m에 이르기 때문에 미국 전역에서 첫 번째 높은 폭포라 한다. 비록 동부의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웅장한 멋은 없지만, 좁고 긴 계곡을 따라 쏟아지는 물줄기만 으로도 찾아볼 가치는 충분하다. 다음으로 구경한 곳은 높이 2,164m의 절벽위에 위치한 전망대 글레이셔 포인트(Glacier Point)로 요세미티를 가장 넓게, 가장 아름답게 전망할 수 있는 곳이다.

 

 

 동서남북 어느 쪽을 바라보아도 멋있는 광경이 펼쳐지지만 특히 하프 돔의 전망이 뛰어나며 노을이 질 무렵의 모습은 환상이라 하는데 오늘은 시간 일정상 노을을 볼 수가 없었다. '하프 돔(Half Dome)'은 말 그대로 둥근 형태의 돔을 칼로 뚝 잘라버린 모양의 암벽으로 특이한 상징물이 되고 있다.


  구경을 마치고 공원을 돌아서 내려오는 길에 보니 산 한쪽이 안타깝게도 작년에 원인모를 산불로 인하여 완전히 타서 검정 잿더미가 되어 황폐화되었다. 산림이 너무 우거져 있으면 바람에 나무끼리 부딪혀도 화재가 일어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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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하비 사막 ( Mojave Desert )  -

  ‘프레스노’를 아침에 출발하여 ‘그랜드 캐니언’으로 가기 위해 종일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이동하는데  사막지대가 나온다. 캘리포니아 주의 1/3정도, 거의 우리나라 크기 정도가 사막이고 그 중에서도 2/3는 모하비 사막이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사막지대로, 처음에 사막이라 하여 모래만 있고 모래의 이동에 의한 굴곡이 표시 되는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은 연평균 강우량이 127mm정도 되어서 벌거벗은 사막은 없다.


  강수량이 적기 때문에 그곳에 적응할 수 있는 선인장 종류의 식물이 군데군데 자라고 있었고, 사막 지하에는 석유와 광맥이 많이 매장되어 있다.   오후도 역시 버스를 타고 사막을 가로질러 수없이 달려가다 보니,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사막도 있다.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고, 비행기의 무덤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중고 '비행기 판매장'이다. 이곳은 비가 오지 않아 습기가 없으므로, 철이 부식되지 않기에 비행기를 오래 두어도 쉽게 상하지 않기 때문이라 한다.


-  휴  게  소  -

  가는 도중에 휴식 차 휴게소에 들렸는데, 그곳 화장실은 대형 슈퍼마켓  매장을 통하여 가도록 되어 있다. 가는 길목에 아메리칸 커피를 따라 마시는 장소가 있다. 일행 거의 대부분이 서비스로 제공되는 커피로 알고 고맙게 마시고 그냥 나오니, 가이드가 아우성이다. 사전에 가이드가 주지를 시켰어야 했는데 잘못한 것이다. 모르고 그런 것을 어찌 하리! 

 

 ‘바스토우(Barstow)'라는 교통 요충지의 휴게실에서 점심을 간단한 뷔페 식 으로 해결하고 한동안 나무 그늘 밑에서 쉬고 있었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철길에는 셀 수도 없는 많은 량의 화물을 단 기차가 아주 서서히 움직이는 것을 보고, 기차의 움직임도 여유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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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플 린 ( Laughlin )  -

  오후 늦은 시간 하루 종일 버스에 시달려 도착하니, '콜로라도 강'과 선박모양의 호텔이 반갑게 맞아준다. 사막 한가운데 흐르는 콜로라도 강가에 카지노를 갖춘 호텔들이 늘어서 있는 풍경이 아름답다. 라스베가스가 젊은 층과 부호들을 위한 곳이라면 라플린은 은퇴 노인이나 서민들을 위한 휴양지로 리틀 라스베가스 라고도 불린다.


  이 도시는 네바다 주 남단에 있는 소도시로 사막 한가운데에 있으며 콜로라도 강을 사이에 두고 애리조나 주와 경계를 이룬다. 호텔에 도착해서 일찍 여장을 풀고 저녁 식사 전 콜로라도 강을 구경하였다. 석양빛을 받은 강 위로 크고 작은 유람선이 다니는 것이 너무 환상적이다. 선박 모양을 한 식당으로 올라가니 대형 뷔페식당으로, 먹을 것도 많았고 오랜만에 맛에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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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에서 내려와 여기저기 구경하며 소화를 시킨 뒤, 아내와 함께 카지노  를 구경하면서 재미로 동전 칲을 넣고 당기어 보는 슬롯머신(Slot Machine)을 해보기로 하였다. 나는 1달러 칲으로 시작하고, 아내는 10센트 칲으로 시작을 하여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자고 했는데, 갑자기 아내의 기계가 계속하여 칲을 정신없이 쏟아내기 시작했다. 내 쪽을 포기하고 아내한테 가서 배팅을 올려 계속하는데, 기계에서 미친 듯이 칲이 우수수 떨어지니 재미있다.


  옆에서 같이 하던 미국인 부부 중 할머니께서 다가와 같이 즐거워하고 코치도 해준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그 부부는 우리의 은혼식 여행을 축하해주었다. 보기 좋은 노부부의 모습이었다. 밤새도록 하고도 싶었지만 내일은 새벽 4시에 일어나 출발해야하기 때문에 칲을 바꾸러 갔다.


  칲을 한바구니 가지고 가서 정산을 해보니, 아내의 10센트는 100불이 넘는 금액으로 바뀌었다. 아내는 너무 좋아하며 숙소에 돌아와서 내일 저녁에 만나게 될 라스베가스 친구한테 전화를 한다. 카지노 딜러인 친구가 볼 때는 100불 딴것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같이 즐거워 해주는 것 같다. 역시 오늘 저녁의 일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듯싶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흐뭇한 미소를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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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캐니언 ( Grand Canyon ) -

  새벽 4시경 일어나 깜깜한 밤에 추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라플린을 떠났다. 대부분 나이 드신 분들이라 잠이 부족하여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는 측은한 생각마저 든다. 2시간여 가다가 주유소와 함께 있는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다시 끝이 안 보이는 사막 한가운데 길을 달리는데 날이 밝기 시작한다. 먼 사막 대지 위에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대지가 전부 붉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모습은 장관이다. 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과는 다른 면이다.


  동이 트고 한참을 달려 ‘그랜드 캐니언’으로 들어가기 전, 식당가 마을에서 아침식사를 했는데 이렇게 일찍부터 와서 식사하는 여행객들이 많았다. 식사 후 입구로 들어서니 눈발이 날리고 있었고, 어제 내린 눈으로 쌓인 도로는  미끄러워 서행하여야 했다. 고도차가 커서 온도의 변화가 심하고 특히 아침, 저녁에는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간다. 어제 오후에는 눈이 많이 내려 개방을 중지 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눈이 내리지 않아서 가이드는 우리보고 운이 좋다고 한다.

 


  이곳은 지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살아 숨 쉬는 자연사 박물관, 신이 빚어낸 최고의 걸작이라 불리며 미국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많은 관광객이 온다고 한다. 총길이 446km, 평균폭 16km의 웅장한 협곡은 마치 거대한 미로를 방불케 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무척 추워 준비한 모든 옷을 다 끼워 입는다. 이곳의 투어 방법은 경비행기, 셔틀버스, 헬리콥터, 도보 등 다양한 상품이 있으며, 전망하는 지역도‘ 사우스림(South Rim)’, West Rim, East Rim, North Rim의 4곳이나 된다.


  우리 일행은 ‘사우스림’을 택하여 첫 번째 '야바파이포인트(Yavapai Point)'로 갔다. 이곳은 1540년 스페인 탐험대가 최초로 이곳을 발견하게 된 장소로 전망대에 서보니 몇 십리길 낭떠러지로 이루어진 협곡은 현기증을 느낄 정도였다. 또한, 높이에 따라 다른 모습의 지층과 까마득하게 밑에 콜로라도 강 물줄기가 보이며, 인디언 촌도 보였다. 너무 추워 옆에 있는 박물관 실내에 들어가니 따뜻하였다. 박물관에는 이곳의 지형과 역사자료 화석 등이 전시되어 있었고, 옵션사항인 '아이맥스(I Max)'영화감상은 시간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

 


  다음으로 간 장소는 주차장을 건너 반대편에 있는 '마더 포인트(Mather Point)'로 전체 포인트 중에서도 그 경관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라 한다. 처음에는 안개가 끼어 전혀 앞이 보이지 않다가 기다리니 안개가 한쪽으로 걷히며 겹겹이 이어지는 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쪽에서도 인디언 촌이 보였다. 이 곳 두 개의 포인트만 구경하고 다음 일정으로 옮기려 하니 기대를 많이 했던 곳이라 그러한지 너무 일찍 가는 것 같아 서운하기도 했지만, 날씨가 추워 빨리 벗어나고픈 생각도 들었다. 이곳의 여행 적기는 6월-9월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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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버 댐 ( Hoover Dam )  -

  ‘라스베이거스’를 가기 위하여 또 다시 사막지대를 지나다 보니, 남동쪽으로 40km 떨어진 곳에 웅장한 댐이 있다. 이 댐은 1930년대 후버 대통령이 대공황 타개책의 일환으로 계획한 사업이며 경제공황을 탈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1936년에 완성되었으며 이 댐의 건설로 세계최대의 인공호수 ‘미드호(Mead Lake)'가 생겨났고, 연간 40억 와트의 전력을 만들어 캘리포니아, 네바다, 아리조나주에 공급한다. 규모는 높이 221m, 길이 379m로, 발전실은 지하 52층으로 내려가야 볼 수 있다.


폭발시킨 바위만도 900만톤 정도로 이는 만리장성을 쌓을 량이라 한다. 댐이 네바다 주와 아리조나주의 경계선이고 시차도 1시간이 난다. 사막지대를 지나면서 차창 밖으로 '신기루(Mirage)현상'을 보라고 가이드가 설명한다. 멀리 사막이 파란 호수로 변하여 보이는 것이다. 이는 사막위의 공기가 강렬한 햇볕으로 뜨겁게 가열되고,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급속히 냉각되므로 밀도와 굴절률이 커지기 때문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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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베이거스 ( Las Vegas )  -

 사막 한가운데를 낮에 도착해 보니, 여기가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이며 찬란한 밤의 도시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초원이라는 뜻을 가진 ‘라스베이거스’는 사막위에 오아시스였다. 숙소는 초창기에 중심지였던 구시가지인 다운타운에 있다.


  아내의 친구는 가지고 온 승용차로 가까운 쇼핑몰로 안내해 간단한 쇼핑을 하게 한다. 어둠이 찾아오자 야경을 구경시켜 준다고 거리로 나섰는데, 승용차 천정이 오픈되어 있으니 그곳으로 몸을 내놓고 구경하며 캠코더로 촬영을 하라는 것이다. 낮과는 완전히 다른 화려한 불빛, 불야성을 이루는 화려한 볼거리가 ‘라스베이거스’에 온 것을 실감하게 한다.


  화려한 모습과 현대적인 분위기의 유흥지역 시내를 사선으로 길게 이어지고 있는 '스트립(Strip)'을 차로 서서히 운전하며 구경시켜 주는 것이었다. 거리 양쪽으로 다양한 호텔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호텔에서는 대형 카지노뿐만 아니라 개성을 자랑하는 테마공원으로 각종 전 세계 조형물들이 꾸며져 있어 ‘라스베이거스’ 관광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벨라지움 호텔 앞 인공호수에서 벌어지는 분수 쇼는 1,000개 이상의 물줄기들이 엄청난 높이로 솟구치며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춘다. 불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였다.


  헤어진 후 룸으로 올라가기 전 어제저녁 생각이 나서 호텔 카지노로 향하여 한 번 잡아당겨 봤지만 어제와 같지 않아 일찍 올라와 잠을 청했다. 어제 저녁에 노래를 불렀던 한인상가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는데 밤사이 화려했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아침거리는 조용하기만 하다.    


-  아내 친구 부부와의 만남  -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하여 호텔에 여장을 풀고는, 신시가지의 한국인 식당가로 저녁식사를 하러 가니, 미리 통화를 한 아내의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부터 우리부부는 일행의 저녁 관광 일정과는 별도로 움직이게 되었다. 아내 친구와 쇼핑과 시내 야경을 마친 후, 남편과 약속한 일식집에서  오랜만에 맛있는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 후에는 남편이 지배인으로 있는 호텔로 가서 값비싼 와인 1병을 마시고, 호텔 내부를 구경했다.

 


  호텔 안은 또 다른 별천지로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개방되어있다. 저녁식사를 위해 갔던 한인 상가 쪽에 있는 노래방에서 두 부부가 함께 맥주를 마시며 노래를 하다 보니 자정이 넘었고, 숙소로 돌아와 헤어졌다. 친구 부부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신세를 많이 지었다. 자다보니 아내가 없어져서 걱정을 했는데, 새벽에 친구가 와서 그 시간에도 오픈하는 쇼핑센터가 있어 다녀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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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

  뉴욕시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이자, 우리에게 친숙하게 알려진 L.A에 도착한다. 해안선을 따라 산줄기가 완충작용을 하여 여름의 무더위나 겨울의 혹독한 추위가 없다. 평균 기온이 18도이며, 한겨울도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드물다.

 

  일행 중 한명이 몸이 많이 좋지 않아 인근 한인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장시간 한국인 면세점 가게에서 기다려야 했다. 버스로 한인 타운을 지나가는데, 미 서부에 사는 재미교포의 50%이상이 이곳 ’코리아타운‘에 모여 살아서 인지 거리 전체가 한글로 뒤덮여 있다. 이곳은 영어를 한마디 못해도 전혀 불편한 것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여행자가 가볼만한 특별한 볼거리도 없다 한다.

 

 

  그곳에서 조금 더 가니 멀리보이는 산등성이에 여기가 바로 '헐리우드(Holly Wood)'라는 영문글씨가 눈에 크게 들어오면서 ‘스타의 거리(Walk of Fame)'가 시작되었다. 영화, 텔레비전 스타, 유명 뮤지션의 이름이 새겨진 별모양의 브론즈 2,500여 개가 약 5km에 걸쳐 보도에 깔려있다.

 

 

  브론즈 판에 새겨진 각종 마크는 활동분야를 나타내는데 촬영기는 영화, TV세트는 TV, 레코드는 음악, 마이크는 라디오를 상징한다. 거리를 지나면 '맨스 차이니스 극장(Mann's Chinese Theatre)'이 나온다. 중국 사원풍의 호화로운 건축양식의 이색적인 영화관으로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가 되었다. 그 곳은 170여명의 영화계 명사들의 손과 발자국, 사인 등이 새겨져 있어 구경하는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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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버리 힐스(Beverly Hills)'는 버스로 지나며 설명을 들었다. L.A의 부를 상징하는 곳으로 헐리우드를 빛낸 스타와 거부들이 모여 산다. 먼지 하나 없는 주택가엔 대저택이 즐비한데 안까지 들어가려면 별도의 투어를 택하여야 하는데 주택 입구에서 집구경하는 정도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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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데오 드라이브(Rodeo Drive)'는 고급 쇼핑가로 구치, 샤넬, 크리스챤 디올 등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일류 브랜드 상점으로 모두 이곳에 있다. 새하얀 캐딜락이나 롤스로이스 등을 부티크 앞에 세워놓고 이것저것 사들이는 대부호의 모습도 간혹 눈에 띈다.

 

  5박6일( 4.9~4.14 )의 서부여행을 끝내고 전주의 고교동창 커플 팀과 우리 부부는 동부로 가고, 나머지는 하와이로 가기에 헤어졌다. 단지 아쉬운 것은 L.A까지 와서, 널리 알려진 테마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와 ‘디즈니랜드(Disney Land)’를 못 가보고 떠나는 것이다. 


 

 

                      2001.  5 월 여행을 정리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