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인기명산 100위(한국의 산하)

8. 북한산-불광동,밤골,숨은벽,바람골,북한산성 산행('09.08.30)

leepuco 2009. 9. 1. 12:08

 

  그동안 산방에서 배운 학습으로 홀로 산행을 체험하다가, 2개월여 만에 다시 참여한다. 결정을 하고나니 며칠 전부터 오랜만에 만날 산우들의 얼굴이 떠오르며 기다려진다. 역시 사람은 같이 어울려 정을 나누며 살아야 하는가 보다. 인터넷 검색, 가는 교통편, 산행코스 결정 등 사전준비와 걱정이 필요 없다. 오늘은 편하고 여유가 있다.  

 


 만남의 장소 불광역은 비가 오는 날씨인데도 등산객들로 붐빈다. ‘숨은벽’을 오르기 위해 11명(남산우 8명, 여산우 3명)이 함께한다. 반가움의 인사가 모처럼 고향을 찾았을 때 느껴보던 정겨운 분위기이다. 산행코스는 공지와 같이 밤골→숨은벽→바람골→북한산성으로 하고, 우천으로 인해 최대한 안전산행을 한다고 대장께서는 강조한다.

 

 


  다른 날과 같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9:50)하는데, 사정에 의해 리딩 대장이 뒤 버스를 타며 ‘밤골’에서 내리라한다. 정류장 안내방송이 들리지 않을 정도의 일부 등산객들의 무절제한 목소리는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방송도 버스부착 정류장 표시도 ‘밤골’은 없다. 목적지 3-4개 정류장을 지나, ‘솔고개’에서 급히 하차한다.

 

 

 


  704번 버스를 타고 효자2동 정류장(10:30)으로 되돌아오니, 여기가 ‘밤골’이다. 3개월 전에도 이곳에서 산행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알바를 하였다. 밤꽃이 피는 계절이 지나, 향기가 없어서 인 것 같다. 정류장에서 의정부 방향으로 가니, 국사당 입구 간판과 함께 들머리 표시가 있다. 산행은 시작되고, 오전에 그친다는 비는 계속 내린다.

 

 

 

 

  국사당 앞에 서있는 장승들이 다시 찾아 왔다고 반갑게 맞아준다. 이곳을 지나서 간단하게 서로 인사(10:40)를 나누고, 산에 오를 준비를 모두 마친다. 넓고 한적한 산길을 가볍게 우산을 받치고 올라가는 정취가 낭만적이다. 우비를 입을 정도의 비는 아니고 마냥 걷고 싶은 그런 길이다. 밤골 계곡이 시작된다는 안내판(10:50)를 확인한다.

 

 


  어제 오후부터 내리는 비가 계속되어, 계곡을 흐르는 물과 신선한 공기가 그동안 더위에 찌든 가슴을 시원하게 어루만져 준다. 알바를 해서 그러한지 일찍 10분간(10:55-11:05)쉬면서 떡과 막걸리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작은 폭포가 이루어 내는 생동감이 힘을 더해 준다. 이제부터 산행하기에 좋은 계절이 다가왔음을 미리 알린다.

 

 


  폭포 옆으로 철 난간을 잡고 바위를 오르니, 그곳에는 더 멋진 2단 폭포(11:10)가 있다. 비경에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절로 나온다. 첫 단체사진을 찍고는 내려와, 작은 폭포위로 계곡을 넘어 능선으로 오른다. 비가 그치면서 시야가 좋다고 능선을 타기 위함이다. 4년 전에 올랐다는 길은 찾는 이가 없어서인지, 나뭇가지를 헤치며 길을 만든다.

 

 

 


  능선에 도착(11:25)하여 한숨을 돌리며 서로 옷차림을 보니, 흙과 물기로 마치 작업을 마치고 나온 모습들이다. 더 오르니 사기막골에서 올라오는 능선임을 알리는 안내판(11:35)이 세워져 있다. 조망은 예상한데로 운무에 쌓인 염초봉과 은평구 도심건물이 뚜렷이 보인다. 두 번째 휴식(11:40-11:50)을 가지고 에너지를 재 충진 한다.

 

 


  이제 백운대까지 1.6km 남았다는 이정표(11:55)는 반 정도 올라 온 위치임을 알려준다. 어느 정도 예상하였던 깔딱이 시작되면서 땀과 호흡을 쏟아 낸다. 전망바위(12:20)로 보이는 곳에 내려준 자일을 잡고 안전하게 오른다. 조금이라도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곳에는 항상 대장의 배려가 있다는 것이 이산방의 매력이다.

 

 

 

 

  인수봉 뒤에 숨었다고 하여 붙여진 숨은벽은 마치 인수봉과 염초봉 사이를 오르는 구름다리 같이 보여 진다. 장관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벅차올라 숨이 막힐 것 같다. 왼편에는 상장능선 너머로 도봉산의 오봉과 운무에 쌓인 자운봉이 선명하게 보인다. 바로 옆은 지난 6월에 처음으로 숨은벽을 보았던 542봉이다. 산사람들이 올라 있다.

 

 


  전망바위는 다른 길이 없기에 올랐던 길로 다시 내려온다. 내려 올 때는 자일을 잡고만 있어도 안심이 되어 쉽게 내려온다. 모든것이 마음에서 오는 것 같다. 해골바위 모습이 흡사 닮은 모양으로 양쪽에 물이 고여 있다. 멀리 위에서 보아야 제 모습이 나온 다는데, 가까이에서 찍었다. 542봉을 보면서 난간을 잡고 우회(12:30)한다.

 

 

 


  5분정도 더 오르니 넓은 바위가 하늘 식당으로 바뀌었다. 많은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식사를 하느라 바쁘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한쪽에 자리를 잡는다. 각자 준비한 점심(12:35-13:30)은 분위기와 함께 맛을 더 한다. 옅은 운무가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어 보지만, 똑딱이의 한계를 실감한다.

 

 

 

 

  식사가 끝나고 올라야 할 봉우리와 능선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늦게 오르기 시작해, 예정된 장소이전에서 식사를 마쳤기에 식사 후 산행이 어렵다. 맛이 있다 보니 과음과식까지 한 원인이다. 오르다 뒤돌아보니, 식사를 하고 쉬었던 곳이 별천지이다. 오를수록 숨은벽은 좀 더 감동적으로 다가서며,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누른다.

 


 

 

  백운대가 아직도 1.2km 남았다는 이정표(13:40)를 지나니, 왼쪽으로 우회길이 있지만 조망을 위해 바위 길로 오른다. 바위능선이 만만치 않아 주의를 요한다. 멀리 보이는 상장능선과 도봉산 그리고 수락산 등이 아래에서 보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아래로는 아름다운 산세와 위로는 숨은벽에 압도되어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많이 본 듯한 조각품 같기도 하고 어느 동물모양 같기도 한 바위가 시선을 끈다. 넓은 바위지대(14:00)에서 가까워진 숨은벽과 함께 단체사진도 다시 찍어본다. 이제야 숨은벽에 대한 궁금증이 서서히 풀린다. 바위만 보이기에 큰 걱정을 했는데, 지금까지는  오를만한 난이도 다. 곳곳에 우회로가 있어, 바위를 오르지 않아도 된다.

 

  

 


  우이동에서 백운대로 오르며, 늘 보아왔던 인수봉 직벽과는 다른 모습이다. 보이지 않는 뒤에서 튼튼하게 받혀주고 있기에, 앞에서는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음을 자연의 이치를 통해서 배운다. 빨래판 바위를 자일과 함께 오르고 있는 산악 전문가들의 모습(14:10)이 부럽기만 하다. 출입제한 구역 안내판과 함께 까마귀 울음소리가 음산하다.

 

 

 

 


  큰 두 개의 바위틈으로 내려가니, 이정표(14:15)는 백운대까지 800m를 표시하고 있다. 많이 들어오던 호랑이굴은 날씨 때문에 통제 될 수도 있고, 오른다 하여도 몇 시간 전까지 내렸던 비로 미끄러워 위험하다고 한다. 아쉬움은 있지만 당초 계획대로 바람골로 오른다. 숲속길이 되어 답답한데다, 예상했던 바람은 한 점도 없다.

 

 

 


  내려왔던 길을 뒤돌아보니, 양쪽의 두 바위가 각기 다른 모습이다. 응달과 숲으로 인해 어둡고 습기가 많은데다, 너덜 길과 바위들로 결코 쉽지 않은 코스다.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듯, 오르고 내려오는 등산객도 없다. 20여분 후 염초봉과 원효봉사이 산성에 도착(14:35)한다. 자일로 바위에 오르는 연습을 하며 30분 휴식(-15:05)이다.

 

 

 


  하산 길에 식당바위(15:20-15:40)에서 건너편 노적봉을 바라보며 녹지 않아 남아있는 보약을 모두 처리한다. 정비된 등산로가 나오면서 본격적인 하산을 서두른다. 릿지학교 연습장이라고 하는 바위 밑을 지나면서, 관심을 가져보지만 받아줄지가 의문이다. 바위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언제나 해방이 될지? 기약이 없다.

 

 

 


  쇠줄로 연결된 난간을 잡기도 하며, 계곡으로 내려오는데 너덜지대가 계속된다. 하산 길에 만난 이정표(16:00)를 보고서, 백운대를 기점으로 산성 탐방지원센터까지 거리가 4.1km 임을 확인해본다. 옆으로 대동사(16:05)라는 사찰이 올려다 보이는데, 규모가 커 보이지는 않는다.

 

 

 


  원효봉으로 오르는 삼거리(16:13)를 지나 내려오다 보니, 보리사 대웅전(16:20)앞을 지난다. 보리사 입구부터 음식점 간판들이 보이면서 고기 굽는 냄새와 연기로 계곡이 몸살을 앓고 있다. 옛날의 한가했던 모습은 찾을 수 없고, 지금은 많이 늘어난 등산객만큼이나 복잡한 시장을 연상케 한다.

 

 

 


  간편한 복장으로 계곡을 찾은 사람들은 많지가 않아 여유가 있다. 원효봉 아래 많은 음식점 중에서 자주 찾는 음식점 ‘금강산장’에서 뒤풀이(16:30) 겸 오늘의 산행을 정리한다. 이정표로 볼 때 6-7km(백운대 기점 : 등산 3.1km, 하산4.1km) 거리를 6시간이나 소요되었다. 멋진 코스의 소개와 안산, 즐산을 리딩해준  대장께 감사를 드립니다.

 

 


 

 

 


                                         ‘09. 8. 30. 삼각산 산행을 하고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