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에 위치한 명산을 가기위해 이른 아침부터 서두른다. 처음가보는 산이라 설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름에 ‘악(岳)’자가 들어가 산이 험하지 나 않을까 걱정을 하면서 출발한다. 방이역→ 5, 7호선 지하철(45분)→도봉산역→ 1호선 전철(15분)→양주역→25번 시외버스(50분)→감악산 등산로입구(범륜사)에 도착한다.
탑승시간 1시간50분과 환승을 위해 30분(도봉산역:10분, 양주역: 20분)을 기다리니 총2시간20분이 소요된다. 시외버스 배차간격도 20분이니, 그 이상의 시간은 소요되지 않는다. 25-1번도 같은 방향으로 가지만, 덕정전철역을 경유함으로 돌아서 간다고 한다. 양주시청을 지나 덕정사거리에서 좌회전 하니, 이제부터는 전원적인 시골길이다.
다른 등산로 입구인 신암리를 지나, 범륜사 입구에 9시40분에 도착한다. 입구에 있는 안내판에 의하면 감악산 (紺岳山 : 675m)은 백두대간이 금강산을 향해 달리다가 분수령에서 서남쪽으로 뻗은 것이 한북정맥이며, 한북정맥 양주에서 갈라져 적성 쪽으로 뻗은 산줄기기가 이산이라고 설명한다.
경기도 파주시, 양주시, 연천군 사이에 위치한 산으로 삼국시대부터 명산으로 알려져 왔다. 예부터 바위 사이로 검은빛과 푸른빛이 동시에 쏟아져 나온다하여 감악(紺岳), 즉 감색 바위산이라 불렀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감박산’으로 더 잘 알려져 있고, 고려사나 동국여지승람에는 ‘감악’으로 표기되어 있다.
또한 조선시대 도성을 중심으로 운악, 관악, 화악, 송악(삼악)과 함께 경기 5악의 하나로 지정되어 있다. 입구에서부터 가파른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만만하지가 않다. 길가 넓은 장소는 모두 승용차들이 차지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15분정도 차도를 따라 오르는 것으로 호흡과 준비운동을 마치게 된다.
범륜사(梵輪寺) 경내에 들어가 대웅전을 보고, 산행을 위한 복장과 스틱 등을 준비한다. 어제 석가탄신일을 맞아 큰 행사를 치룬 후여서 그러한지 경내는 고요하기만 하다. 한편에는 사적비, 석탑, 세계평화 비, 보살님 조각상 등이 눈길을 끈다. 10시가 되자 타종을 하는데, 은은한 울림이 우리의 산행을 축하하여 주는 듯하다.
사찰에서의 이정표는 정상까지 2.5km(임꺽정봉:2.7km)를 표시하고 있다. 넓게 잘 정리된 등산로는 흙길과 너덜길이 반복된다. 오르는 코스가 계곡으로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작은 새들의 흥겨운 노래 소리가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숯 가마터’(10:15)는 넓은 공간의 쉼터로 편안한 나무 흔들의자가 하산길이라면 누워 쉬고 싶게 한다.
200m를 오르니 ‘묵은 밭’(10:20, 화전민 터)삼거리가 나온다. 이정표가 가리키고 있듯이 왼편 계단 길은 능선으로 까치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고, 오른편은 계속 계곡으로 임꺽정봉을 경유해 오른다. 이후는 부드러운 흙길이 나오니 한결 편안한 산행이 된다. 명성 듣고 멀리서 단체로 온 팀들과 가까운데서 아이들과 함께 한 가족 산행이다.
잠시 더 오르니 ‘만남의 숲’(10:25)이 나오며 많은 사람들이 삼림욕과 함께 휴식을 취한다. 여기서부터는 다시 너덜길이 나오며 숨을 몰아쉬게 한다. 바위사이 등산로에 온몸을 드러낸 약수터(10:40)가 한 모금 하고 가라한다. 샘 위에는 수질검사에 합격하였다는 보증서까지 내걸었다. 바닥은 낙엽이 쌓여 늦가을 이고, 위는 푸르러 늦봄이다.
‘악(岳)’자가 붙어진 사유를 설명이라도 하듯 약수터 이후는 바위 들이 많아 길 찾아 오르기도 쉽지 않다. 계곡에서 앞이 훤히 보이는 능선이 나타나면서 목제 계단길이 이어진다. 능선삼거리(10:55)에 도착해 보니 오른편으로 임꺽정봉과 장군봉이 있고, 왼편이 정상이다. 다녀와서 다시 올라야만 한다.
계단을 오른 후, 능선에는 군 시설물들이 많이 보인다. 멀리서 쿵! 쿵! 하는 포 소리는 멀지 않은 곳에 휴전선이 있음을 알려준다. 임꺽정봉과 장군봉이 지척에 있음을 이정표는 말하고 있다. 산위는 위험한 큰 바위들이 많은데, 안전을 위해서 나무계단을 여러 곳 설치하였다. 임꺽정 동굴근처에서 바위사이의 풍경이 마음을 빼앗는다.
임꺽정 동굴 앞을 지나면서, 동굴의 유래도 주의 깊게 읽어본다. 관군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숨어 지냈다는 굴로 북쪽의 산들은 주로 임꺽정이 활동하던 무대였다. 천마산의 꺽정바위와 동굴 그리고 불곡산의 임꺽정봉과 공기돌 바위가 그렇다. 임꺽정봉 정상(11:05, 670m)에 오르니, 감악산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며 명산임을 느끼게 한다.
차를 타고 오며 보았던 신암리 등산로 입구에서 올라오는 코스로 추정되는 ‘신암저수지’ 풍경도 아름답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장군봉(640m)은 바라보는 것으로 끝내고, 정상의 철탑을 향하여 온 길을 되돌아간다. 이곳은 삼국시대부터 군사적 요충지로 한반도의 지배권을 다투던 삼국간의 혈투장 이었다고 한다.
거란침입 때도 이곳에서 많은 피를 흘리며 싸웠으며, 한국 전쟁 때도 고랑포 싸움의 주전장이었다. 지금도 주변에 군부대가 많이 있음을 오면서 보아 왔다. 다시 삼거리(11:20)로 회귀하여 철탑을 보면서 계단을 오르는데, 우측에 있는 고릴라 바위가 반갑게 맞아준다. 드디어 정상(11:25)을 밟으니, 넓은 터 한쪽에 표시석과 감악산비가 있다.
글자가 마멸된 ‘감악산비’는 북한산 순수비와 형태가 흡사하다 하여 ‘진흥왕 순수비’라고 주장하는 설과 당나라 장수 설인귀가 이 고장 출신이라고 하여 ‘설인귀비’라는 속설이 각각 전하여 진다. 군부대 철조망 안의 철탑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한편에는 아이스크림 파는 상인이 있고, 반대편 벤치에서 준비한 점심을 한다.
날씨가 좋으면 임진강과 개성 송악산 까지 조망이 가능하다는데 운무로 안타깝다. 등산 안내도를 보면서 올라 온 길을 확인하니, 1→2코스로 계곡만 고집하였다. 하산코스는 운계능선의 4코스로 결정한다. 하산(11:55)을 시작하여 5분정도 내려오니 팔각정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팔각정 아래는 넓은 공터로 단체 등산객들이 식사를 한다.
까치봉 능선 시작되면서 내려다보이는 산의 모습들이 계속하여 발길을 잡는다. 건너편 까치봉을 카메라에 잡아보고는 10분후 까치봉 정상(12:10)에 오른다. 정상이 나무가 없어 뙤약볕인데 반하여 오히려 능선은 숲길이면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지쳐있는 몸의 피로를 어루만져 준다.
화전민 터(묵은 밭)로 하여 범륜사로 가는 길과 휴게소(주차장)로 가는 능선 길 삼거리(12:30)에 도착한다. 쌍소나무가 있는 쉼터에서 5분간 휴식을 하는데, 솔향기에 취하고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감싸니 눈이 살며시 감기려 한다. 암릉 길(12:45)이 조금 나오면서 바위에 로프가 매달려 있다. 또한 철제기둥에 걸쳐진 로프 도 재미를 더 한다.
삼거리에서 많은 사람이 화전민 터로 내려가고, 능선은 사람을 만날 수 가 없다. 한참 만에 만난 등산객 한사람은 오르다가 밑에서 70근 정도의 멧돼지를 만났다고 한다. 그러나 덤비지는 않으나, 조심하라 하니 은근히 걱정이 된다. 헬기장(12:50)을 지나자 군 시설이 길을 막는다. 좌측의 급경사로 내려오니 군사도로(12:55)인 듯 한길이 나온다.
길옆의 야생화도 보면서 비포장도로를 15분정도 내려온다. 개울을 건너니 주차장과 옆으로 휴게소가 자리한다. 도착한 시각은 13시10분으로 총산행시간은 3시간30분이다. 주차장에서 적성 방향으로 이동하며 버스정류장을 찾는데 버스가 와서 탑승한다. 운계폭포를 보지는 못하였지만, 계곡과 암벽이 어우러진 멋진 산세의 명산임을 확인한다.
뒤풀이는 수락산 산행을 하고 내려온 산방의 산우들과 함께한다. 수락산역(3번 출구)에서 나와 등산로 입구로 올라가다보면 유원지가 나오고 그곳에 있는 ‘수락산 사계’ 카페에서 시원한 맥주로 한다. 집근처의 ‘장수 바지락 칼국수’에서 맛있는 저녁으로, 산을 통한 오감만족의 하루가 되었다.
‘09. 5. 03. 감악산 산행을 하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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