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책 이야기

무 소 유 - 법정스님

leepuco 2010. 4. 29. 11:37

 법정스님의 수필집 ‘무소유’를 늦게나마 읽게 된 것이 다행스럽다. 35편의 짧은 수필이 수록된 작은 책 한권이 무겁게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스님은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는 무소유 개념을 말씀하신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가지고 온 것도 아니고, 이 세상을 하직 할 때 가져가는 것도 아니다. 언젠가 이 몸뚱이도 버리고 갈 것인데.....’.

 


  우리가 커 온 어린 시절은 소유욕을 고취하며 성장했던 시기인 듯싶다. 즐겨하던 놀이만 보아도 땅을 누가 많이 차지하느냐 하는 땅 따먹기 놀이,  딱지의 종류에 관계없이 많은 수량을 가지려는 딱지치기, 많은 량의 구슬을 확보 하려는 구슬치기 등이 있었다. 어려운 시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삶의 지혜, 아니면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놀이였던 것 같다. 


  성장하면서 사회는 황금만능주의로 변천해 가고,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해결된다는 사고가 팽배해 간다. 가진 자만이 사회에서 우대를 받고 인정을 받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그래서 부정부패는 계속되고, 정치는 경제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한 채 후진성을 면치 못한다. 즉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금전에 대한 욕심은 그칠 줄 몰랐다. 


  어떠한 일을 할 때는 늘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말을 들어 왔지만,  현실은 스님의 무소유와는 괴리감이 있다. 지나온 삶을 돌이켜 보면, 부질없는 소유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신없이 살아왔다. 너무나 많은 것을 얻으려 하다가 더 많이 잃기도 한다. 끝없는 욕심은 항상 채워지지 않고 갈증만 느끼게 하였다. 지나온 시간이 덧없음을 알고부터는 마음속이 허전하다.


  이러한 시기에 읽게 된 책은 무소유 의미를 조금 알게 해준다. 우리는  모든 유무형의 사물을 볼 때 비교를 하게 되고, 비교의 차이가 욕심을 불러오는 것 같다. 스님의 말씀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번쯤 생각해 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


  스님은 얼마 전 열반에 드시면서‘다비식이 끝나면 절대 사리를 찾지 말라. 당신이 쓴 책에 대하여 더 이상 출판하지 마라. 장례식도 간소화 하게 해라.’는 유언을 남기셨다. 입적하신 후에도 남긴 것이 아무것도 없는 무소유를 실천 하신 것이다. 글 중에 스님께서는‘난초를 친구가 놀러 왔기에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의 의미 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라고 하셨다. 이제 는 책을 통해 무소유의 의미를 깊이 성찰(省察)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또한 평소의 생활에 이 책을 지침서로 활용한다면, 앞으로의 삶이 편안해 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