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야기/문화 이야기

뮤지컬 올슉업 공연

leepuco 2010. 5. 13. 12:43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딸이 가져다주는 뮤지컬 티켓 두 장은 올해에도 이어진다. 뮤지컬을 보는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보는 즐거움도 서서히 느끼게 된다. 이번 공연은 이름이 생소한 타이틀의 올 슉업(All Shook Up)이다.  딸이 귀띔 해주기를, 왕년의 스타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가 나온다고 한다. 아내와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러 양재동 한전 아트센터로 간다.

 


  지금까지 뮤지컬 공연을 본 횟수가 열손가락 안에 들어오다 보니, 공연을 보러 갈 때나 보기 전의 마음은 기대나 설렘은 아직 없다. 공연장에 도착해보니, 3월말부터 6월 중순까지 열리는 공연이어서 그러한지 썰렁하다. 시간이 되어 공연장으로 들어가도 반 이상의 좌석이 비어있고, 주로 고객은 젊은 사람이며, 나이가 든 사람은 몇 명되지 않는다.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주옥같은 명곡 24곡이 나온다고 한다.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음악에 대한 무뢰한이 과연 알아들을 수 있는 음률이 몇이나 될지도 궁금하다. 우리 세대가 학창 시절이던 당시의 그의 인기와 특별한 복장 그리고 헤어스타일이 추억 속에 떠오른다.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기다리니, 무대는 어느새 막이 오른다.

 


  옛날의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과 헤어스타일에 기타를 들고 자유분방한 남자 주인공 채드(송영진 분)가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한다. 오토바이 수리를 위해 이방인 채드는 마을의 정비 센터에 들린다. 여기에서 일하고 있는 여자 주인공 나탈리(박은미 분)와 만난다.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뮤지컬로 주위의 이야기까지 함께하며 재미있게 엮어 나간다.


  일반적인 스토리보다는 가창력이 풍부한 배우들이 들려주는 빠르고 경쾌한 음악과 역동적인 춤 그리고 화려한 무대는 누구나 사랑을 하고 싶도록 만든다. 우여곡절 끝에 주인공 두 사람은 물론 주위에 있던 사람까지 모두 사랑을 하게 되는 해피엔딩으로 1부 80분과 2부 60분이 지루하지 않게 끝난다. 흥겨운 음악은 2년 전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았을 때와 같다.

 


  순간순간 자주 바뀌는 무대하며, 무대의 조명이나 장치도 훌륭하다. 젊음을 느끼게 하는 감동적인 무대는 관람하는 동안 자신이 그들과 함께 젊음을 나누는 착각 속에 빠지게 한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이 이루어지며, 관객과 하나가 되어 부르는 열정적인 무대는 환상적이었다. 같이 일어나 흔들어 보고도 싶지만, 아직 열정은 있는데 용기가 없는 듯하다.


  무대는 막이 내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길이 가볍기만 하다. 복잡하던 머리가 갑자기 깨끗해져 청량감을 느낀다. 어떠한 물질이나 금전보다도 더 갚진 선물이었다. 한편으로는 나에게도 저런 젊은 날이 있었든가 되돌아보게 된다. 내년 가정의 달 까지 또 기다려야 할까!


 


  


                                     ‘10. 5. 06.  뮤지컬을 보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