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를 보기위해 꽃이 필 때면, 강 건너 구리 한강둔치를 찾는다. 가까운 곳에 있어 오고가다 늘 보아오던 곳을 오늘은 아내와 손자가 함께 간다. 강변북로의 마지막 부분으로 올림픽대교와 천호대교의 교차로 지점을 통과한다. 토평I.C부근의 차도에서 둔치로 내려온다. 매년 9월 중순이면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에도 예외 없이 3일간 열린다고 한다.
축제기간에는 각종 이벤트행사가 있어 볼거리도 많고, 즐겁게 구경할 수 있지만 혼잡함은 감수해야 한다. 조용히 코스모스와 함께 호흡을 같이 하고자 하면, 평일에 가 보는 것도 좋다. 축제 때는 둔치로 내려가는 길이 혼잡하지만, 주차장은 넓어서 주차에 불편함은 없다. 축제기간에는 먹 거리가 많지만, 평상시는 약간의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어느 사람은 핸드폰으로 중국집에 자장면을 시켜먹기도 하는데, 좀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일단 둔치로 내려오면 시원한 강바람이 여름내 더위에 찌들었던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이른 오전이면 옅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한강은 모든 근심과 걱정을 잠시 잊게 해준다. 입구에 우뚝 솟아있는 광개토대왕비(복제 비)는 고구려의 웅대한 기상을 느끼도록 하여준다.
파란 잔디광장은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되어있다. 손자와 함께 들어가 한번 뛰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한강을 따라 걷다보면 오른편으로 산책로 옆에 실개천이 흐른다. 인공으로 만든 실개천으로 보이지만 흐르는 물가에 수초와 꽃들이 수줍은 듯 피어있다. 종이배라도 접어 떠내려 보내고 싶은 동심으로 돌아간다.
이제는 강변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코스모스의 장관을 보게 된다. 흔히 우리는 시골마을 입구의 신작로 가에 피어서 바람에 하늑거리는 꽃만 보아왔다. 그러나 이렇게 큰 단지의 풍경은 지금까지의 생각하던 이미지를 바뀌게 한다. 한 송이, 한 송이의 코스모스에서 느끼지 못한 화사함을 느껴본다. 여러 가지 꽃 색깔의 조화가 더욱 아름답다.
국화과의 한 해 살이 풀로 원산지는 멕시코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자생하던 꽃처럼 너무나 친근감을 가져다주는 꽃이다. 구경 온 사람들이 대부분 여성으로, 남성들보다 더 좋아하는 꽃임을 말해 준다. 그것은 가는 줄기에도 바람에 꺽 이지 않고, 화려하지 않고 단아한 꽃을 피우기 때문인 것 같다.
꽃밭 속에는 원두막을 설치하여 정취를 느끼게 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까지 설치되어 있다. 여기저기에서 여인들이 꽃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의 흔적을 남기려 포즈잡기에 바쁘다. 꽃 속에 파 묻혀 오래있다 보면, 너무 단조로움도 느끼기 시작한다. 주위에는 꽃 단지 이외에도 여러 가지 볼거리를 마련하여 둘러보게 하였다.
중간에 있는 작은 연못에는 각종 수초와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한강의 둔치라는 특성 때문에 많은 나무를 심지 못하는지, 햇볕을 피할 그늘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중간에 설치하여 놓은 천막과 파라솔이 전부인데 충분하지가 않다. 연못 주위에서 간단하게 준비한 음식을 들 수가 있다. 오랜 시간 머물기에는 날씨가 많이 좌우한다.
벤치가 있는 휴식 공간에서 쉴 수 있는 쉼터에서 잠시 머무른다. 연못 한가운데서 뿜어져 나오는 조그마한 분수가 아직 따가운 한낮의 더위를 식혀 준다. 한쪽 연못가 천막에서는 전에 지도자였던 분의 모임이 있어 분주하게 많은 사람들이 움직인다. 많이 보아왔던 원로 정치인들도 보인다. 이색적인 모임 인 듯하나, 우리 서민들이야 알 수 없는 일이다.
차도 옆에는 자전거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으나 평일이어서 그러한지 자전거는 보이지 않는다. 가까운 곳에 이러한 좋은 휴식 공간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누구나 가을을 맞으러 발길을 한번 돌려 가을 추억을 만들기에는 충분한 장소 인 듯싶다. 짧은 한나절의 나들이가 생활의 활력소가 되기를 바라면서 알찬 나들이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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