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외암 민속마을 나들이

 

 

  고향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외암 민속마을은 언제라도 시간을 내면 다녀 올 수 있다는 생각이 그만 늦게 가도록 한다. 고향 가는 시기 또한 명절 때만 가다보니, 마음은 있어도 쉽게 다녀 올 수가 없다. 이번에는 일부러 시간을 내어 아내와 함께 민속마을만 보려고 출발한다. 옛 선비들의 고향이며 양반들의 집성촌이라고 하는 곳에서 옛날의 향수도 함께 느껴보고자 한다.

 

 

 

 

 

 

  천안에서 국도로 예산, 홍성 방향으로 가면, 아산시 전(前)에 신도리코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송악 외곽도로인데 그 길가에 외암 민속마을이 있다. 행정상 소재지는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이다. 소정의 입장료(아산시민은 무료)를 내고, 다리를 건너면 안내도가 있다. 여러 장승들이 반갑게 맞이하는 입구에서 왼쪽은 민속관, 오른쪽은 민속마을로 가는 갈림길이다.

 

 

 

 

 

 

  민속마을부터 가기로 한다. 커다란 물레방아가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돌아간다. 이 마을은 설화산을 주봉으로 하여 남서쪽에 약한 구릉지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부락 입구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이 마을의 평화를 지키며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작은 고랑에는 산에서 내려온 맑은 물이 담장 아래로 이어지며 마을을 가로 질러 흐르고 있다.

 

 

 

 

 

 

  500년 전부터 부락이 형성되어, 충청 고유격식인 양반의 고택과 초가돌담, 정원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다량의 민구와 민속품을 보유하고 있다. 마을 전체가 돌담인데, 밭과 집터에서 나온 돌로 쌓아 그 길이가 6km나 된다고 한다. 지금도 가옥 주인의 과거 관직명이나 출신지명을 따라서 참판 댁, 참봉 댁, 증손 댁, 영암 댁 등으로 택호가 정해져 있다.

 

 

 

 

 

 

  이 마을의 동쪽에 자리한 목조기와집 두 채가 참판 댁이다. 큰집은 돌담을 둘러서 집안의 공간을 구분하고 대문 앞에 돌담을 쌓아 아늑함을 주는 등 공간분할을 운치 있게 하였다. 작은 집은 사랑방 앞에 대청 양쪽 전체에 드리는 긴 창살문인 분합문을 둔 고방을 설치하여 과방, 뒷마루 등 여러 용도로 이용하였다. 길옆의 디딜방아에서 선인들의 지혜를 엿보게 한다.

 

 

 

 

 

 

  현재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의 절반은 예안이씨 라 한다. 시작은 참봉 ‘진한평’이 딸만 셋 두었는데, ‘이사종’이 장녀와 혼인하면서 이 마을에 들어와 살게 된다. 크고 작은 전통적인 가옥에서 생업에 종사하며 살고 있다. 마주치게 되니 우리가 송구스러워하지, 주민들은 아무렇지도 않다. 길가 핀 봄꽃들과 돌담에 핀 진달래꽃이 화사하게 봄의 절정임을 알린다.

 

 

 

 

 

 

  조선시대의 양반주택과 서민주택의 어우러져 있는 중부지방의 전통마을임을 보여주고 있다. 돌담길을 이곳저곳 거닐면서 어릴 때 보았던 고향의 모습도 그려본다. 개나리와 어우러진 빨간 꽃 그리고 초가지붕 위 봄꽃들은 좋은 시기에 찾아 주었다고 하며 반갑게 맞아준다. 집안의 정원은 넓으며, 전통적인 모습의 꽃나무들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돌담 옆 대문은 오랜만에 보는 문으로 활짝 열려 있어 이 마을의 정겨운 인심을 나타내고 있다. 몇 백 년 된 것으로 보이는 소나무들이 마을풍경을 고즈넉하게 함은 물론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마을임을 입증한다. 이제는 마을 외곽으로 나가 마을사람들의 농사짓는 텃밭을 본다. 마늘 밭 외 전답을 돌다보니 마을입구로 다시 나오고, 좌측에 있던 민속관으로 발길을 돌린다.

 

 

 

 

 

 

  입구 좌측에 개울 따라 있는 민속관은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최근에 지은 기와집과 초가집으로 보이며, 고풍스러운 멋을 살렸다. 실내와 마당에는 옛날에 사용하였던 가구들과 생활도구 외에 농기구, 조형물 등이 눈길을 끌게 한다. 실내에 있는 다듬이판과 방망이를 보니 고향에서 듣던 다듬이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헛간에 있는 맷방석과 지게 등은 언제 보아도 정감이 간다.

 

 

 

 

 

 

  마당 한구석에 있는 우마차를, 뒤뜰에는 장독대와 월동을 위한 움막, 헛간에는 짚을 이용한 광주리 등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어린 시절 우마차 타고, 장에 가던 생각이 난다. 전통체험과 농촌체험을 함께 느낄 수 있게 조성되어 있다. 아이들에게 좋은 학습 장소가 될 것 같다.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젊은이에게는 선인들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그러나 너무 기대를 많이 하지 말고, 부담 없이 다녀가면 후회는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