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박으로 떠난 금정산 산행에서 보너스로 얻은 거가대교와 농소해수욕장을 간다. 오전 중으로 등반을 마친 가벼운 마음과 새로운 관광명소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범어사 주차장을 출발한다. 작년 말에 개통(12.14)하여 화제가 되었던 거가대교는 부산의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다리로, 거제도까지의 거리(140km→60km)와 소요시간(2시간50분→40분)을 단축시켰다고 한다.
부산 시내를 벗어나 가덕도와 연결된 기존 교량을 지날 때 부산이 항구도시임을 새삼 느끼게 한다. 오른편 차창 밖으로 보이는 신항만의 위용에 압도당한다. 항만 양쪽으로 즐비하게 늘어선 대형 크레인과 성냥갑 같이 작아 보이는 컨테이너 와 선적중인 대형 화물선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차량과 컨테이너 박스들은 수출 강국임을 입증한다.
조감도와 같이 1km의 육상터널과 3.7km의 침매터널 그리고 3.5km의 사장교(2개)로 이루어져 총 길이는 8.2km이다. 터널의 일부 또는 전부를 미리 제작해 물에 띄워 계획한 위치로 예인한 후, 가라앉혀 터널을 이루는 국내 최초의 최첨단 침매공법(沈埋工法)이라 한다. 침매터널에는 18기(길이:180m, 높이:9.75m, 넓이:26.5 m)직사각형 철근 콘크리트 침매함이 사용되었다.
1기당 무게가 45,000톤~48,000톤인 콘크리트 구조물은 조선소 도크에서 제작하였는데, 10개월에서 1년 정도 걸렸다고 한다. 가덕도에서 인터체인지를 통해 진입하는데, 통행료가 승용차 기준 편도 10,000원으로 비싸다. 작년 말 까지는 개통기념으로 무료이었다고 한다. 편도를 이용하여 관광을 마치면 괜찮지만, 거제도나 부산시민이 왕복하게 되면 부담이 될 듯싶다.
터널로 진입하니 이곳이 바다 속 48m인지 인식할 수 없고, 곳곳에 설치한 전자 안내판이 수심을 알려 줄 뿐이다. 버스 기장은 안내방송으로 그 수심의 높낮이는 시야로는 구분이 안 되고, 차량의 속도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해저터널을 통과하면 긴 교량에서 흔히 보아온 사장교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양 옆은 남해의 푸른 바다가 섬과 섬을 건너고 있음을 알려준다.
많은 기간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대역사는 물류비 절감 등 경제적 효과도 크다고 한다. 중간에 있는 가덕도 휴게소에 들려 멋진 섬과 바다 풍경을 전망하려고 하였으나, 휴게소로 진입하는 차량이 줄지어 서있어 포기하고 거제도로 향한다. 기대가 많아서인지, 쉽게 지나치는 아쉬움을 휴게소에서 위안을 얻으려 했는데 여의치가 않다. 한번 다녀 온 것에 만족하기로 한다.
생각지도 않고 있다가 거제도를 생전 처음 발을 디딘다. 교량이 끝나는 곳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인터체인지로 내려가서 바다가로 가니, 거제시 장목면 송진포리 소재의 농소해수욕장(農所海水浴場)이다. 거제의 3개 몽돌해수욕장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해변은 길이가 2km이며, 작고 고운 흑진주 빛깔의 몽돌이 깔려 있어 해수욕과 함께 몽돌찜질로 유명하다고 한다.
한여름의 불볕더위에 달구어진 이 몽돌 해변을 맨발로 거닐면 발바닥을 지압해서 만병통치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여름 피서 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아직은 비수기로 어민들의 그물과 경운기 등이 해변을 어수선 하게한다. 산에서 아점을 하였기에 늦은 시간이지만 여유를 가지고 음식점을 물색한다. 버스의 많은 인원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거가대교가 개통된 후 개발이 되고는 있지만, 아직은 미흡한 상태 인 듯싶다. 몇 개의 펜션이 눈에 들어오고, 음식점도 버스가 도착한 해변에는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 밖에 없다. 가까운 곳에 있는 음식점도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몰리니 정신이 없다. 음식점 값도 자연산이라고 비싼 수준으로 일반 관광객이 선택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듯싶다.
입구에 있었던 방파제 어항에 잠시 내려 거가대교를 배경으로 단체 기념사진을 찍는다. 먼 거리에 있어 줌으로 당겨보기도 한다. 처음 온 거제도이기에 관광명소 한 두 곳 더 가주었으면 하는 욕심도 있지만, 상경 길이 너무 멀기에 아쉬움을 달랜다. 덤으로 얻은 여행은 항상 부족함이 따르지만, 그 자체도 추억이 되는 것 같다. 대형버스 탑승으로 차창 밖 풍경을 담기가 어려워 함께한 산우의 사진을 인용할 수 있어 감사를 드립니다.
‘11. 02. 13. 거가대교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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