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결혼식 일자가 정해지면서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나 하루를 보내기로 한다. 숙박 장소를 예약하다 보니 여름 성수기와 겹쳐 어려움이 따른다. 가까이 있는 양평 콘도로 숙소를 정하고 그 주위를 돌아보려하니, 장마철과 겹쳐 비가 억수같이 퍼붓고 호우 주의보까지 내리는 등 어수선하다. 일상에서 벗어나 함께 하루를 보내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자주 다녀온 양평과 가평지역 나들이 길에 나선다.
세미원은 몇 번 들렸던 곳으로 손자들이 가기에는 아직 어린 것 같아 제외하고, 처음 가보는 두물머리 만 잠깐 들려보기로 한다. 입구에 있는 공영주차장은 무료인데, 아이들이 있어 차도 따라 끝까지 들어가니 사설 주차장 이 2,000원을 받는다. 탐방 안내도(12:41)와 이정표(12:42)가 길을 인도한다. 높이 30m, 둘레 8m 인 느티나무(12:43)는 이곳을 찾는 이들의 든든한 쉼터로 400 여 년 동안 자리를 지킨다.
남한강과 북한강의 두 물줄기가 머리를 맞대고 만나, 한강으로 흐른다고 해서 명명된 두물머리에 선다. 주위에 있는 산에 올라서, 차를 타고 지나다가, 옆 세미원에서 본 것이 전부였다. 물안개 쉼터에서 바라 본 북한강 풍경(우측, 12:44)과 남한강 풍경(12:45)이 장마철 운무와 함께 멋진 모습으로 다가온다. 계속되는 긴 장마로 인해 움츠려든 가슴을 활짝 편다. 포토 죤 액자(12:51)가 있는 소원쉼터로 간다.
전에는 느티나무 쉼터만 있었지, 소원쉼터는 없었다고 아내가 설명한다. 최근 여행객에게 추억을 제공하기 위해 사각형 액자를 설치한 듯하다. 양쪽 코너에 앉아 남한강을 배경으로 인증 샷(12:53)을 찍으니, 액자 그림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하다. 소원쉼터는 옛 나루터(12:55)가 있었던 곳으로 소원나무라 불리는 느티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앞에는 소망을 빌며 돌을 쌓아 올린 돌 더미와 돌탑(13:00)이 있다.
본래 이곳 소원쉼터(13:00)에는 돌이 많아 돌 더미라 불렸다는 유래가 전해져 온다. 다온광장을 돌아 갈대 쉼터까지 간다면 북한강과 양수교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아이들과 3일 후 친구들과 이곳을 다시 오기에 그때 들리기로 한다. 굳이 오늘 세미원(洗美院)에 안 가도 아이들에게 연꽃이 가득한 연못(13:07)을 보여 줄 수 있어 다행이다. 넓은 연잎(13:08)과 연꽃을 보자,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떠오른다.
넓은 연잎은 햇볕을 가리는 양산 역할도 했고, 중앙에 구멍을 뚫고 물을 부어 아래 대롱으로 빨아 먹던 기억들이 생생하다. 연밥을 까먹던 추억도... 가까이에 있는 연못에는 주로 백련(13:13)이 가득하다. 잎과 꽃 그리고 활짝 핀 수술과 열매(13:16)의 은은한 각각의 색깔이 연꽃의 매력에 빠지게 한다. 한두 개 피어 있는 홍련(13:17)의 꽃 봉우리는 풍만한 여인의 가슴과도 같이 피어 올라 시선이 머문다.
연꽃은 잎이 크고 꽃대가 올라오는데, 수련(13:19)은 잎이 작고 꽃이 수면위에서 바로 피며 다양한 색깔을 띤다고 한다. 예약한 양평콘도로 가면서 옛날에 자주 들렸던 옥천 냉면(14:19)에서 식사하기로 한다. 동네 한가운데 있는 허술한 본점을 찾았으나, 세월이 흘러 기존 차도 옆의 음식점과 통합됐다고 한다. 돌아 나와 냉면과 완자를 먹어 보지만, 너무 오랜만에 와서 인지? 입맛이 변했는지? 전에 같지 않다.
양평콘도에 도착(15:08)하여 수속을 밟고 여장을 풀고는 밖으로 나온다. 비가 오락가락 하기는 하지만, 걸어 다닐 때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다행스럽다. 이곳부터 시작해 주위의 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안내도( 16:13)가 있다. 이정표(16:13)를 보니, 농다치고개에서 내일 새벽 중미산을 잠깐 오르려 계획 했었다. 고개부터 오른다면 높이 올라가지 않아도 되는데, 비가 온다하여 포기했다. 산책로 따라 오른다.
국지성 호우가 이곳에도 비를 많이 뿌린 듯, 산책로 주위에 있는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수량과 소리가 굉장하다. 아이들과 더 이상 오르는 것은 무리라 판단되어 선녀탕(16:22)까지 간다. 선녀탕 위 작은폭포(16:24)도 오늘 만큼은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건물 앞 다리를 건너(16:36) 이곳저곳 쉼터를 거닐어 본다. 저녁에는 준비해 간 음식들로 한상 차려 놓고, 딸이 결혼하기 전 갖는 의미 있는 가족식사를 한다.
그동안 못 했던 이야기들이 그렇게 많은지 초저녁부터 시작해 자정이 넘어도 그치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니, 가기로 한 쁘띠프랑스가 있는 가평지역에 폭우 주의보가 내린다. 망설이다 강행하면서 신청평대교를 건너는데, 호명산 아래의 청평댐(12:03)은 수문을 모두 연 모습이 장관이다. 다리를 건너 청평호를 끼고 산 아래로 들어가니 쁘띠프랑스(12:26)이다. 안내도(12:28)를 보니 한번 와서 낯설지가 않다.
지난겨울 친구들과 왔을 때는 순환버스를 타고 와서 주차장이 안보였는데, 경사면 따라 올라가니 넓은 주차장과 함께 후문(12:28)이 연결된다. 좁은 통로를 따라 누각에 매달린 사랑의종(12:36)을 한 번씩 치게 하였더니 그 소리가 예상 밖으로 컸던지 놀란다. 이렇게 두 손자들이 보고, 들으면서 커가는 모습이 대견스럽고 즐겁기만 하다. 제일 멋진 모습의 풍경인 분수광장(12:37)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
광장에서 가족이 함께 기념 인증 샷(12:46)을 찍는다. 프랑스 국조(國鳥)인 닭(12:49)들 조각상이 많은 실내에서는 닭띠인 큰 손자가 제일 관심이 많다. 프랑스 전통주택 전시관에 들려서 소품인 모자를 각각 써 보기도 하고,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모 방송국 베토벤바이러스의 실내 세트장에서 주인공 강마에의 책상에 앉아 본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본 청평호의 모습(13:05)이 눈 덮인 겨울보다는 좋다.
주변에는 각종 예쁜 꽃에 벌과 나비(13:03)들이 장마와 무관하게 여유를 즐긴다. 지난번에 이어 오늘도 술꾼의 어설픈 표정(13:06)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강마에 카페에서 팥빙수로 더위를 식히고 유럽인형의 집(13:38)에 들려 어린왕자 앞에서 손자들 인증 샷으로 마무리 한다. 유리판 위를 걷게 하니 작은 아이가 무서워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귀엽다. 인형극 공연을 보려 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아쉽다.
입장료(8,000원)를 보면 성인은 한번 만 올 정도이고, 아이들에게는 어린왕자와 함께 꿈을 키워주는 훌륭한 공간이 될 듯싶다. 양수리 부근에 오면 늘 들리는 두 번째 추억의 맛 집을 찾아(14:56) 늦은 점심을 한다. 뽕잎 해물 칼국수(15:14)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맛으로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이동할 때는 비가 오고, 구경할 때는 비가 그쳐 나들이를 축하 해준다. 날씨마저 도와준 가족 나들이는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2013. 7.13~ 7.14. 두물머리와 쁘띠프랑스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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