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서울 시내지역 산행

청계산-서초구,원터골,길마재,매봉정상,옥녀봉,화물터미널

leepuco 2014. 6. 13. 12:25

  어제 서울둘레길 2코스(화랑대역광나루역)를 함께 완주한 아내가 오늘도 청계산(淸溪山, 582m)산행을 하자고 한다. 자주 나가는 산악회에 참여한지가 오래 되어 산우들이 보고 싶어서라고 한다. 3일 후에도 친구들과 산행계획이 있어 무리가 되는 것 같아, 코스를 짧게 하여 중간에 합류하기로 한다. 1시간 늦게 출발하면 매봉 정상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만남의 시간 9시에 집을 나서 원터골로 향한다.

 

 

< 오늘의 산행코스 개념도 >

 

                                     < 청계산 등산 안내도 >

 

                       < 10:00, 산행들머리 서초구 원터골 >

  정상적으로 종주하는 산우들은 신분당선 청계산입구 역에서 만나(9:00), 버스로 옛골로 이동해 이수봉, 석기봉, 만장대를 거쳐 매봉 정상으로 온다고 한다. 원터골을 들머리로 하여 1시간 늦게 오르면서, 매봉 정상에서 선행 팀들을 만나 점심식사를 같이 하기로 한다. 원터골 입구는 그야말로 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등산객들이 붐빈다. 부담 없이 찾기에 좋은 산으로 많은 산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 10:11, 등산안내도를 보고 산행시작 >

 

                       < 10:20, 첫 번째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

 

                        < 10:30, 부드러운 흙길인 숲속 등산로 >

  원터골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했더니,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러한 일이 없었는데,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카메라를 대신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니, 익숙하지 않아 어설프기도 하고, 화질도 좋지 않다. 능선의 깔딱 계단을 피한다고 첫 번째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튼다. 어제에 이은 연일 산행으로 피로하지만, 싱그러운 숲과 부드러운 흙길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 10:40, 많은 계단이 기다리고 >

 

                   < 10:54, 생태경관 보존지역에서 잠시 쉬며 >

 

                       < 10:54, 계단은 계속 이어지고 >

  주어진 시간 안에 매봉 정상까지 도착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일까 오늘따라 계단이 많은 것 같다. 가도 가도 끊이지 않는 계단은 발걸음을 무디게 하며, 거친 호흡과 땀만 흘리게 한다. 우리가 생태경관 보전지역 안을 통과하고 있음을 안내판이 알려 준다. 안내도에 나와 있는 약식 등산로를 보면서 오늘은 길마재에서 직접 오르지 않고, 우회하여 헬기장이 직접 나오는 코스를 택해 올라가기로 한다.

 

                       < 11:04, 오르막에서 편안해진 지능선 >

 

                   < 11:09, 길마재에서 직접 오르는 가파른 계단 >

 

                < 11:09, 길마재에서 우회하여 오르는 완만한 길 >

  가파른 오르막은 끝나고 편안해진 지능선이 당분간 계속된다. 능선이 끝나는 길마재에 정자가 있는데, 많은 산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기서 우회로를 찾으려고 하니, 이정표가 헷갈린다. 많은 이들이 오르고 있는 계단은 빠르게 주능선과 만나는 경사 급한 길이고, 중간에 있는 길로 가려고 하니 이정표는 길마재라 표시했다. 누가 조그맣게 매봉 우회로라고 써 놓았다. 화장실 방향도 청계골 가는 길이라고...

 

                               < 11:18, 완만한 경사의 우회로 >

 

                                   < 11:24, 삼거리 이정표 >

 

                             < 11:27, 헬기장 오르는 경사 길 >

  시간이 촉박하다고 경사 급한 길로 가는 것 보다, 때로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편안한 길이 빠를 수도 있다. 우리네 인생살이도 살다보면 그러한 때가 간혹 있는 것을 보면, 산을 오르다보면 자연으로부터 배우는 것도 많다. 갈림길 삼거리에서 잠시 쉬면서 보니, 길마재에서 오는 산객보다 원터골과 옛골 중간에 있는 청계골에서 올라오는 이들이 훨씬 많다. 헬기장 주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약간의 경사가 있다.

 

                        < 11:35, 넓게 자리한 주능선의 헬기장 >

 

                           < 11:37, 주능선상의 계단이 아직도 >

 

                         < 11:42, 청계산의 정기를 받는 돌문바위 >

  주능선에 자리한 넓은 헬기장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 있는 벤치에서 쉬고 있다. 뜨거워진 날씨에 수많은 계단을 오르다 보면 지치게 됨은 당연하다. 매봉으로 오르는 계단이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아직도 남아 있다. 멀리서 들려오는 목탁소리를 듣고는 동문바위가 가까이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돌문바위를 돌면 청계산의 정기를 듬뿍 받아 한번 돌때마다 젊어진다고 해서, 열심히 돌고 있는 이들이 보인다.

 

                              < 11:51, 매봉 정상 표시석 >

 

                             < 12:50, 식사 후 하산을 시작 >

 

                       < 12:52, 매봉 정상 아래에 있는 매바위 >

  돌문바위를 지났는데, 만나기로 한 리딩 대장께서 어디쯤 오느냐고 전화가 온다. 매봉에서 기다리고 있다하여 바삐 올랐더니, 정상 표시석 앞에서 참여한 6명이 단체 인증 샷을 찍으려 한다.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는 뛰어 올라가 극적으로 동참한다. 정상아래 숲속으로 내려와, 맛있고 즐거운 점심(11:55~12:48)을 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혼잡한 매봉 표시석 보다는 아래에 있는 매바위 표시석이 한결 한가롭다.

 

                         < 12:53, 매 바위에서 인증 샷 한 장 >

 

                          < 12:53, 매 바위서 본 시내 조망 >

 

                          < 13:04, 청계골(길마재) 급경사 길 >

  매 바위에서 아내와 함께 인증 샷을 찍고는 서초구 시내를 조망해보니, 미세먼지 내지는 황사로 인해 흐릿하다. 주능선을 타고, 멀리 화물터미널까지 가는 길만 남았다. 길마재에서 우회로를 이용해 올라왔던 헬기장(13:01)까지는 갔던 길을 다시 돌아가게 된다. 우회하지 않고 급경사 계단으로 올라오면 만나는 주능선의 이정표이다. 대부분의 산객들이 피하고 싶어 하는 주능선의 많은 깔딱 계단을 내려간다.

 

                            < 13:16, 원터골 갈림길 이정표 >

 

                         < 13:18, 옥녀봉 오르는 길과 이정표 >

 

                           < 13:34, 헬기장을 겸한 옥녀봉 >

  원터골에서 많이 오르고 내려가는 갈림길 이정표부터 계단이 별로 없는 흙길이 날머리까지 이어진다. 이곳에서 날머리까지는 거리가 길기 때문에 많이 이용하지 않는 코스이다. 5년 전 이때쯤(2009.6), ...광 종주를 한다고 화물터미널에서 시작하여 광교산 까지 간 이후 오늘 두 번째로 이 길을 간다.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넓은 옥녀봉(375m)은 봉우리가 예쁜 여성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 13:34, 옥녀봉 아래 편안한 길 >

 

                              < 13:39, 평탄한 육산의 오솔길 >

 

                    < 13:41, 아직도 갈 길이 먼(2,300m) 쉼터에서 >

  옥녀봉 아래로 편안한 능선 길이 계속 이어지면서 어렵지 않은 산행을 예고한다. 5년 전에 화물터미널에서 시작하여 왔던 길을, 이번에는 역으로 가다보니 처음 온 것 같이 낯설기만 하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코스가 아니기에 조용하고 호젓해서 좋다. 삼거리 갈림길 쉼터에서 대장께서 꺼내 놓은 청포도를 먹으면서 한동안 쉬어간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정겨운 이야기들이 마냥 즐겁게 한다.

 

                    < 14:02, 재미있는 이정표 - 입맞춤 길 >

 

                          < 14:19, 직각으로 돌아서는 길 >

 

                  < 14:20한참을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는 길 >

  갈림길 이정표에 입맞춤길이란 재미난 표시가 있다. 가리키는 방향은 거리표시도 없고, 길도 조금 가다 끊긴 것 같다. 산객들의 인적이 드문데다 숲도 우거져 있어, 이곳을 지나는 연인들은 그 길로 들어가 입맞춤하고 가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는 듯하다. 간혹 이곳을 지날 때 젊은 연인들이 이정표 주위에서 입맞춤하는 장면을 본다고 한다. 직각으로 방향을 바꾸더니 아래로 한참을 내려갔다 다시 오른다.

 

                                < 14:37, 날머리 등산로 입구 >

 

                               < 14:37, 날머리의 등산 안내도 >

 

                              < 14:38, 서울 추모공원 가는 도로 >

  리딩하는 대장 따라 화물터미널로 내려왔다 생각했는데, 날머리 이정표를 보니 위치가 밤나무골 입구이다. 내려오면서 방향이 바뀐 것 같은데 몰랐다. 날머리에서 내려오니 터널이 있어 물어보니, 서울추모공원으로 진입하는 전용터널 이라고 한다. 오래전에 시내에다 추모공원을 세운다고 서초구 원지동 주민들이 반대했던 기억이 나는데, 벌써 준공한지 3(2011.11)이 되어 간다고 하니 세월이 빠르다.

 

                                  < 14:44, 양재대로 차도 >

 

                < 14:45, 양곡도매시장과 서울추모공원 입구 입간판 >

 

                         < 14:58, 양재역 인근 호프집서 뒤풀이 >

많이 다니던 양재대로에 익숙해져 있는 빌딩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추모공원과 양곡도매시장 입간판이 있는 좌측의 양재동 화물터미널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양재역으로 이동한다. 이른 시간에 하산하여 저녁식사를 하기도 이르고, 뒤풀이로 간단하게 생맥주 한잔씩 하고 아쉽게 헤어진다. 오랜만에 만난 산우님들 너무 반가웠고, 리딩해 주신 인대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또한 처음부터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2014. 6. 8(). 청계산 산행을 하고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