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테마 산행

서울둘레길 3-2구간(일자산코스)-상일초교에서 수서역까지

leepuco 2015. 6. 2. 11:45

  세월 앞에는 어쩔 수 없어, 3년 동안 친구들과의 즐거웠던 정기적인 산행을 마감하는 날이다. 좀 더 일찍 만나 산행을 시작했더라면 이렇게 서운하지는 않을 것 같다. 아쉬움을 함께 나누면서 지난 산행의 추억을 이야기 하고자, 만남(10:00)의 장소 5호선 강동역 1번 출구로 간다. 가까운 장소이기에 해가 중천에 떠올랐을 때 집을 나선다. 마지막 산행을 같이 하려고 6명 전원이 참석해 주었다.

                                < 서울둘레길 전 구간 안내도 >

                       < 오늘의 트레킹 3구간 고덕. 일자산 코스 >

                          < 10:20, 상일초교 앞 버스 정류장 >

  모친 기일에 참석했다 새벽차 타고 바로 온 산토끼님, 손자 돌봄으로 방학 중이던 샛별님도 참석해 반가움이 더 한다. 마지막 산행이 서울 둘레길 157km의 대장정을 마치는 구간이 되어 더 의의가 있는 날이다. 강동역 1번 출구에서 중앙차선 버스정류장으로 건너가 상일초교 경유 버스에 환승한다. 일자산 오르는 들머리를 찾아 가는데, 일찍 찾아온 불볕더위의 따가운 햇볕이 힘들게 한다.

                      < 10:25, 상일동 화훼단지 거리를 지나 >

                           < 10:28, 좌측 일자산 들머리 >

                 < 10:29, 이정표(해맞이광장:2.52km, 성내천:5.3km) >

  상일동 화훼단지 꽃가게를 지나, 아는 길도 두들겨 가라고 긴장해서 둘레길 들머리를 찾는다. 전 구간 중에서 이곳 3구간이 늦게 완성되어, 작년 1115일 개통 축제행사를 했다. 오래 기다리다가 개통이 1주일 남았으니, 길 표시가 된 줄 알고 아내와 손자랑 왔다가 이정표 미설치로 알바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리를 너무 잘 안다고 방심한 원인도 있지만, 지금은 누구나 알 수 있게 설치되었다.

               < 10:30, 포장된 언덕길로 올라 우측 일자산으로 >

                        < 10:34, 갈림길의 둘레길 이정표 >

                 < 10:42, 꽃향기가 아직도 나는 아카시아 숲 >

  많이 다녔던 포장된 언덕길로 올라야 하는데, 천호대로 따라 마냥 올라갔다. 방향을 알리는 리본이나 이정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우측 아카시아 나무들이 많은 숲속으로 들어오니, 뙤약볕을 거닐며 달구어진 심신을 식혀준다. 꽃은 이미 떨어져 보이지는 않지만, 향긋한 아카시아 냄새가 힘을 실어 준다. 30도를 웃도는 삼복더위 날씨로 인해, 많은 휴식이 필요함을 예고한다.

               < 10:45, 주민들이 올라와 운동하며 쉬는 쉼터 >

                     < 11:13, 편안한 일자(一字) 능선 길 >

               < 11:17, 철탑이 옆으로 지나는 체육시설의 쉼터 >

  휴일도 아닌데 동네 주민들이 뒷동산에 많이 올라 와 걷고, 중간에 있는 운동시설에서 몸을 풀기도 한다. 일자산(一字山, 134m)한 일()모양으로 산이 길게 뻗어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육산이 되어 편안한 산이다. 전에는 등산로에 아카시아 나무들만 많았는데, 이제는 관할구청에서 노력을 많이 하여 가을철 단풍이 볼 만하다고 알려져 있다. 과일도 먹으면서 쉼터마다 자주 쉬어간다.

                          < 11:32, 해맞이 광장(정상) >

                           < 11:33, 해맞이 광장에서 >

                       < 11:47, 둔굴이 있는 데크와 쉼터 >

  정상인 해맞이 광장은 산이 높지 않아 전망은 없지만, 각종 비와 안내문 등을 읽으며 쉬어 가도록 한다. 둔촌 선생께서 후손들에게 이르는 시비에는독서는 어버이의 마음을 기쁘게 하느니 시간을 아껴서 공부하라등 가슴에 와 닫는 문구이다. 둔굴을 보여 주려고 아래 데크로 가니, 내려가는 길이 없다. 이집(李集)선생은 고려 말에 등용된 대학자로 이색, 정몽주 등과 더불어 절개로 알려진 인물이다.

                   < 11:49, 옆으로 감북동 공원묘지를 지나 >

                       < 11:53, 다시 시원한 숲속 길이 >

              < 11:54, 일자산 능선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는 데크 >

  공민왕 17(1368)신돈의 설정탄핵을 계기로 신돈의 박해를 피해 이곳에 일시 은거하는 동안의 고난을 자손 후세까지 잊지 말라고 호를 둔촌(遁村)으로 바꾸었는데, 현재 사용 중인 둔촌동의 동명 유래가 되었다. 왼쪽의 감북동 공원묘지를 지나면, 다시 시원스러운 숲속 능선이 이어진다. 이어서 일자산을 내려가는 하산로가 우측에 데크로 설치되었다. 둔촌동 차도로 내려가 성내천으로 향한다.

                  < 11:58, 일자산 날머리(강동그린웨이 길 병행) >

                            < 12:06, 서하남 사거리 >

                   < 12:20~14:00, 점심식사 장소, 천장어 집 >

  일자산을 내려와서는 성내천을 비롯해서 대부분 그늘이 없는 둘레길이 수서역까지 이어지는데 날씨가 뜨거워 걱정이다. 서하남 사거리을 지나면, 화훼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한동안 꽃길을 간다. 차가 다니는 대로에서 우측 방이동 생태경관 보전지역 골목(12:15)안으로 진입해야 하는데, 천장어 장어구이집에서 점심을 하기 위해 직진한다. 남은 구간이 평지이기에 식사를 하고서 또 걷기로 한다.

 

                     < 12:30, 보양식 장어소금구이(셀프) >

                         < 14:14, 방이생태공원 좁은 길 >

                 < 14:23, 올림픽 아파트에서 U-턴하면 성내천 >

  6명이 장어 4kg을 주문하니, 별도의 식사가 필요치 않을 정도로 푸짐하고 배부르다. 에어컨이 시원한 음식점에서 보양식을 먹으며 1시간40분 동안 3년 간 즐거웠던 이야기들을 나눈다. 샛별님은 삼성산 삼막사의 남녀근석, 산토끼님은 팔봉산의 해산굴, 바다님은 강화도 마니산의 설산, 거북이님은 불곡산의 악어바위를 말한다. 나는 6학년 때 수학여행 갔던 수덕사와 부여를 다시 함께 갔을 때가 좋았다.

                       < 14:30, 평화로운 성내천의 풍경 >

                   < 14:37, 수양버들과 빨리 다가선 여름 풍경 >

                         < 14:45, 성내천 공원 표시석 >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남은 구간 트레킹에 나선다. 방이생태공원 입구까지 왔던 길을 되돌아가 좌측으로 진입한다.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내 성내천에서 U-턴하여 남한산성 방향으로 직진한다. 집이 이웃하고 있어 많이 찾았던 산책로이기에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같은 코스를 작년 가을에 돌 때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 좋았는데, 녹음이 짙은 지금도 멋지다.

                           < 14:57, 성내천에 잉어들이 노닐고 >

                     < 15:01, 고가차도 아래에서 성내천을 벗어나 >

            < 15:18, 거여동사거리 위 체육동산의 메타세콰이어 길 >

  주로 바닥이 진흙이고 물 흐름이 느린 큰 강이나 호수에서 자란다는 잉어들이 한강에서 올라 왔는지?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 잉어들의 모습이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위로 지나가는 서울 외곽순환 고속도로(판교-구리)아래에서 성내천을 벗어난다. 고가 밑으로 거여동 사거리까지 올라가서, 대각선 방향에 있는 체육동산으로 진입(15:11)하니 멋진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기다리고 있다.

                     < 15:43, 장지근린공원 쉼터 휴식 >

                          < 15:55, 장사바위를 지나 >

                     < 15:59, 이정표 따라 언덕을 올라 >

  도착한 장지공원 정자에는 동네 할머니들이 음식을 싸가지고 와서 식사하고 휴식을 취한다. 옆에서 커피와 냉수를 마시면서 더위를 식힌 다음 출발한다. 공원 산책로는 뒷동산으로 이어지고, 내려오니 장사바위란 표시석이 있다. 이씨조선 인조 때 임경업 장군께서 앉아 쉬었다하여 장수바위라고 한다. 큰 차도가 나오면서 이정표는 언덕 위 인도로 오르게 하고, 건너편에 는 문현초등학교가 보인다.

                             < 16:02, 송파 글마루 도서관 >

                        < 16:11, 장지천으로 내려가 산책로로 >

                     < 16:17, 산책로 위로 가든-5 건물이 >

  최근에 건립된 것으로 보이는 송파 글마루 도서관이 이색적이다. 외곽순환도로 방음벽이 나오더니, 작은 규모의 버들 어린이 공원이 있다. 장지천 산책로로 내려가니, 성내천과 같이 잘 정비된 걷기 좋은 산책로다. 장지천은 서울시와 성남시가 경계를 이루고, 마을이 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청계천을 옛 모습으로 복원하면서, 상인들의 이주 대책으로 마련된 가든-5 복합 상가 건물이 따라 온다.

                       < 16:19, 붓꽃이 아름다운 장치천 산책로 >

                        < 16:45, 장지천과 탄천의 합수지점 >

                      < 17:14, 탄천을 건너면 수서역이 바로 >

  장지천부터 그늘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교각 밑뿐이니 힘든 트레킹이 계속된다. 먼 옛날 옥황상제는 동방삭(東方朔)이 하천근처에 살고 있음을 알고 그를 잡기위해 사자를 보낸다. 사자는 옥황상제가 시킨 대로 숯을 씻고 있다가 그를 사로잡았다고 하여 탄천이라 불리어진다. 용인시 구성면에서 발원하여 성복천, 분당천, 야탑천, 양재천 등이 합류해 한강으로 유입되는 35km의 긴 하천이다.

                < 17:18, 서울둘레길 확인 스탬프가 있는 곳 >

                           < 17:25, 수서역 5번 출구 >

                   < 17:30, 수서역인근 호프집에서 갈증 해결 >

  제방으로 올라서면, 서울둘레길 3코스의 날머리에 둘레길 확인 스탬프가 빨간 우체통 안에 비치되어 있다. 8구간으로 나누어진 서울둘레길 전 구간을 수서역 5번 출구에서 종료하니 기쁘다. 산토끼님이 마지막 산행인데 그냥 헤어지기 서운하다고 생맥을 쏘아 갈증을 해결해주어 감사하다. 1년에 한두 번 만나다가, 산을 오르면서 한 달에 두 번씩 만나 정이 들었는데... 더운 날씨에 수고 많았습니다.

 

                                      ‘15. 5. 27.() 서울둘레길 일자산 코스를 마치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