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살아가는 이야기

손자와 남한산성에 올라 음식점서 식사한 후 버스타고 내려오다

leepuco 2016. 12. 27. 15:06

  자고 일어나 눈을 뜨면 아파트 창문으로 보이는 산이기에 자주 오르는 남한산성이다. 7년 전(2010, 5살 때) 어린 손자의 손을 잡고, 처음 남한산을 오르게 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다. 최근에 7살인 둘째 손자가 형과 같이 남한산을 처음 오르고 싶다고 졸라서 아들, 손자 둘과 함께 마천동 남한산성 입구로 간다. 오늘은 남한산성의 최고봉인 수어장대까지 오르고, 산성 안을 돌아보기로 한다.  

                                  < 남한산성 안내도 >

                            < 10:25, 마천동 등산로 입구 >

            < 10:34, 남한산 성불사(南漢山 宬佛寺) 일주문 >

   수없이 남한산성에 올라 성곽은 물론 주위에 있는 검단산, 벌봉, 남한산 정상까지 갔지만 산성 안으로 내려가지는 안했다. 첫 산행인 손자와 동행하니 수어장대에서 행궁으로 내려가 식사하고, 컨디션보아 버스 타고 내려오기로 한다. 아들집에서 10시 출발하여, 시내버스를 타고 마천동 등산로 입구에서 내린다. 마지막으로 남한산성에 오른 지도 3년이 되어, 초등학교 친구들과 성곽 일주를 했었다.

                       < 10:34, 성불사 경내 모습 >

                   < 10:35, 성불사 위 산행 들머리 >

              < 10:40, 서문, 연주봉옹성 가는 옛 이정표 >

   남한산은 도심에서 가까우며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산이 높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초보자들이 많이 찾는다. 둘째 손자의 첫 산행을 감안해, 형이 처음 올랐던 완만하고 안전한 코스를 택한다. 마천동 입구 골목을 지나, 성불사 위 들머리에서 배드민턴 연습장 옆으로 오른다. 남한산성은 해발 480m가 넘는 험준한 자연지형을 따라 둘레 11km가 넘는 성벽을 구축하고 있으며 면적은 2.12km²이라고 한다.

                  < 10:41, 새로운 이정표 서문 방향으로 >

                      < 10:44, 능선으로 오르는 계단 >

                < 10:58, 서문 갈림길 지나 연주봉옹성으로 >

   시기가 겨울인지라 숲은 앙상한 가지만 있어, 첫 산행인 어린손자에게는 푸르른 시기에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헬스시설이 있는 체력 단련장 옆 계단을 올라 능선에 도착하여 잠깐 쉬어 간다. 우측 서문 갈림길을 지나 연주봉옹성 가는 능선으로 성곽을 향해 간다. 서서히 경사도가 높아지자 쉬어가는 빈도수도 많아지며, 준비한 행동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며 칭찬으로 힘을 실어 준다.

                    < 11:06, 코코넛 바닥의 편안한 능선길 >

                    < 11:17, 첫 번째 데크 계단을 올라 >

                 < 11:37, 두 번째 데크 계단을 힘겹게 오르고 >

   3년 전 오를 때는 등산로를 보수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초보자도 등산하기 쉽게 완만한 능선에는 코코넛 발판을 깔아 부드럽다. 바위들이 있는 급경사 오르막 힘든 곳에는 데크 계단을 설치해 안전하게 오를 수 있게 했다. 첫 번째 데크 계단까지 힘겹게 오른 첫 산행의 손자는 힘들어 포기하겠다고 한다. 자주 쉬기도 하지만, 주위의 산객들로부터 장하다는 칭찬에 두 번째 계단도 거뜬히 올라선다.

               < 11:47, 산불초소가 있는 평탄한 능선 길 >

                < 11:52, 연주봉 오르는 마지막 힘든 계단 >

                  < 11:57, 첫 성곽의 모습을 보는 연주봉 >

   산불초소가 있는 평탄한 능선을 지나, 연주봉 오르는 마지막 계단까지 무사히 올라 사실상 남한산성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다. 남한산성의 본성은 인조 2(1624)에 통일신라시대의 주장성의 성 돌을 기초로 쌓기 시작하여 옹성 3, 4, 암문 16, 우물 80개 등을 만들었다. 외성은 병자호란 이후 쌓여진 것으로 본성과 시차를 두고 구축하여, 시대별로 성 쌓는 기법이 서로 틀림을 알 수 있다.

                 < 11:59, 성곽 밖의 길은 안전을 위해 통제 >

                      < 12:00, 연주봉 가는 연주봉옹성 >

                     < 12:01, 암문을 통해 성곽 안으로 >

   조망을 즐기면서 서문 방향으로 가던 성곽 밖의 길은 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해 통제되고 있어 아쉬움을 준다. 늘 다니면서도 비가 오던지, 추운 겨울에는 미끄러워 조심해야 될 구간이라 생각했는데, 한편으로는 잘 통제하는 듯하다. 연주봉으로 가는 옹성 진입로를 지나, 암문을 통해 성곽 안으로 진입한다. 북한산성과 함께 도성을 지키던 남쪽의 방어 산성으로 아픈 역사도 함께 전해 주고 있다.

                 < 12:04, 서문(西門) 또는 우익문(右翼門) >

              < 12:08, 서문 주위 성곽에서 본 잠실방향 조망 >

                  < 12:20, 밖에서 본 수어장대와 청량당 >

   서문 앞과 주위에서 바라 본 잠실방향을 조망하면서 손자들에게 아픈 역사 이야기도 들려준다. 1636년 병자호란 때 피신한 인조는 이곳에서 항전하게 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서문을 통해 성을 나와 삼전도(송파구 소재) 청의 진지에 가서 무릎을 꿇고 항복한다. 당시에 성안에서 싸웠던 군사시설은 물론 임금이 머물렀던 행궁과 승병 주둔을 위한 사찰 등 200여개의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고 한다.

         < 12:20, 수어장대(守禦將臺)와 청량당(淸凉堂) 입구 >

             < 12:21, 남한산성 최고봉 수어장대(守禦將臺) >

                          < 12:22, 수어장대 앞에서 >

   수어장대 가는 성내 도로에서 왜 그 곳까지 가느냐고 성화이든 둘째 손자도 성내 최고봉까지 무사히 오른다. 수어장대는 지휘와 관측을 위한 군사적 목적에서 지은 누각이다. 남한산성에 있던 5개의 장대 중 유일하게 남아 있으며, 성안에 남아 있는 건물 중 가장 화려하고 웅장하다. 인조 2년 남한산성 축성 때 단층으로 지어 서장대라 불리던 것을 영조 27년에 2층으로 다시 짓고 수어장대란 편액을 달았다.

              < 12:27, 수어장대 내려와 이정표 종로 방향으로 >


                < 12:28, 서문방향의 아름다운 성곽 풍경 >

                     < 12:30, 종로로 내려가는 숲길 >

   수어장대 옆에 있는 청량당(淸凉堂)은 성벽을 쌓을 때 억울하게 죽었던 축성 담당자였다고 전해지는 이회장군을 위해 세운 사당으로 그의 두 부인과 실제로 성벽을 쌓았던 벽암대사도 함께 모시고 있다. 수어장대가 있는 산 이름이 청량산이기에 청량당이라 이름 지었다고 하며, 공개하지 않고 있어 안에는 들어 갈 수가 없다. 입구로 다시 나와 서문 방향으로 우틀하니 종로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있다.

                < 12:33, 메말라 물이 흐르지 않는 약수터 >

                    < 12:35, 소나무 숲 속의 계단 길 >

                         < 12:40, 영월정(迎月亭) >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남한산성 식당에서 매식하고, 또한 아이들 교육을 위해 행궁을 들려보기로 했다. 남한산성을 수없이 올라 왔어도 성곽에서 성 안으로 내려간 적이 한 번도 없어, 어디로 가야될지 망설인다. 이정표에 있는 종로 방향으로 내려가니, 물이 흐르지 않는 약수터와 달맞이 정자인 영월정도 있다. 소나무 숲을 이룬 편안한 내리막길은 예상보다 길다. 아이들은 재미있게 뛰어서 내려간다.

                  < 12:43, 남한산성 행궁(200m) 방향으로 >

                   < 12:44, 측면 높은 곳에서 본 행궁 모습 >

                            < 12:48, 행궁 입장 매표소 >

   방향 바꿔서 남한산성 행궁으로 내려가니, 행궁의 측면이 나온다. 초가집 형태의 매표소는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어 내려가야 한다. 입장요금은 성인 2,000, 청소년 1,000원이고 경로는 무료이다. 생각보다 넓게 보이는 행궁 안이 궁금하여 입장하려 했더니, 아이들이 산행으로 힘들어 해서 다음으로 미룬다. 행궁이란 임금이 서울의 궁궐을 떠나, 도성 밖으로 행차하는 경우 임시로 거처하던 곳이다.

                           < 12:50, 행궁 입구인 한남루 >

                              < 12:51, 한남루 앞에서 >


                 < 12:54, 행궁 앞 주차장과 상가 건물들 >

   남한산성 행궁은 전쟁이나 내란 등 유사시 후방의 지원군이 도착할 때 까지 한양 도성의 궁궐을 대신할 피난처로 사용하기 위하여 인조 4(1626)에 건립되었다. 10년 후 병자호란이 발생하자 인조는 이곳으로 피난하여 47일간 싸웠다. 이후에도 숙종, 영조, 정조, 철종, 고종이 여주, 이천 등의 능행길에 머물러 이용하였다고 한다. 다음에는 혼자 올라와서 구석구석 돌아보며 역사 공부 좀 해야겠다.

                      < 13:01, 로터리 부근의 실비 음식점 >

                          < 13:02, 저렴한 음식의 메뉴 >

                   < 13:14, 주문한 음식으로 점심을 하고 >

   젊은 시절 이웃들과 함께 맛 집이 있다고 하여 차를 가지고 올라와 식사하고 내려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이곳저곳 다녀 보아도 어린이들이 식사할 만한 마땅한 음식점이 없다. 대부분 성인들의 음식으로 전문화된 고급 음식점들이다. 버스타기 편리한 로터리 부근의 한 대중식당에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한다. 큰 손자는 마천동으로 걸어서 원점회귀 하자는데, 처음 올라온 작은 손자는 힘들어한다.

                     < 13:42, 로터리 우측 버스 정류장 >

                  < 13:48, 8호선 산성역 가는 9-1번 버스 >

                  < 14:00, 8호선 산성역 3번 출입구 >

   예상한 것보다 버스 노선도 2개 코스가 있고 배차간격도 짧아 자주 있다. 로터리 버스 종점에는 산을 좋아하는 초보자나 노약자들이 많이 줄서서 기다린다. 산성역으로 직접 간다는 버스(9-1번)를 산성 와서 처음 타고,  10분 만에 도착한다. 귀가하며 첫 산행을 무사히 끝낸 손자는 보람을 느끼는지, 신나서 다음 주는 어느 산에 가느냐고 성화다. 아무쪼록 산을 좋아하며, 산 같이 크게 성장해 주기를 바란다

   

                                  2016. 12. 18(日). 남한산성 오른 후, 버스로 내려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