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에서 들려오는 화신과 함께 한동안 음식점서 매월 만났던 옛 직장 선후배 모임을 야외에서 갖는다. 2000년도 같은 시기에 퇴직한 선후배의 모임으로, 세월이 흘러 벌써 23년이나 지났다. 이제는 장거리 여행이나 등산이 어려워, 주로 걷는 둘레길이나 산책로를 선호한다. 오늘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행주산성(幸州山城)으로 봄나들이를 간다. 덕양산(德陽山, 124.8m) 능선을 따라 축조된 산성으로 우리가 오르는데 안성맞춤이다. 행주산성 정문인 대첩문에서 출발하는 고양누리길 5코스를 따라 간다.
< 11:08, 경의중앙선 능곡역서 만나 11번 마을버스를 타고 >
< 11:18, 행주산성 입구 정문(대첩문) >
< 11:19, 대첩문 옆 행주산성 안내도 >
경의중앙선 능곡역 2층 에서 11시 만나, 버스정류장에서 11번 마을버스 타고 행주산성으로 간다. 내려와 마을버스를 탔는데, 산성입구 주차장까지는 가까워 5분여 걸린다. 관리소 겸 정문인 대첩문 옆에는 행주산성 안내도가 있다. 대첩문→권율장군동상→잔디광장→토성→충의정영상교육관(스탬프)→행주대첩비→대첩비→덕양정→진강정→수변누리길→88건강계단→팔각정초소전망대→행주산성역사공원입구→메타쉐콰이어길→원점회귀(대첩문주차장)순서로 약 3.7km(1시간30분)를 걷는다고 설명한다.
< 11:21, 입장하여 우측에 있는 권율장군 동상 >
< 11:25, 좌측 잔디광장의 사진 전시회 >
< 11:27, 갈림길에서 좌측 토성(우측 자동차 도로) >
황사와 미세먼지로 푸른 하늘과 조망이 여의치 않았는데, 외출을 축하하듯 쾌청하니 나오기를 잘했다고 이구동성(異口同聲)이다. 입구에 있는 권율 장군의 동상은 1986년 8월에 역사적 고증을 거쳐, 높이 4.5m, 기단이 3.5m로 총 8m에 달한다. 동상 뒤편은 행주대첩 당시 관군, 승병, 의병, 여성들의 치열한 항전 모습을 4폭의 그림에 새겼다. 1593년 권율장군이 이끄는 1만 명의 민.관군이 3만 명의 왜군과 치열한 격전을 벌렸다. 무기가 떨어지자, 여성들이 앞치마에 돌을 주워 날라 대승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 11:28, 고즈넉한 숲속 산책로 따라 >
< 11:29, 급경사 데크 계단 토성 오르기 >
< 11:31, 야자매트가 깔린 토성 흙길 >
도로 좌측의 잔디광장에는 예나 지금이나 사진 전시회가 열리는 공간으로 쉼터도 있다. 아스팔트 포장길로 직진하면 산성의 정상인 대첩비까지 쉽게 갈 수 있지만, 고양누리길 코스는 토성으로 유도한다. 토성 오르는 입구는 옛 토성문지(土城門址) 장소로 복원된 산성구간 중 낮은 곳에 있다. 행주산성의 주 출입구(성문)가 있었던 곳으로 가장 치열한 전투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역사적 전승지로 한산대첩, 진주대첩과 더불어 임진왜란 3대첩지로 꼽힌다. 고즈넉한 숲속 산책로에 이어 급경사 데크 계단 토성을 오른다.
< 11:36, 두 번째 급경사 데크 계단을 올라 >
< 11:38, 충의정 영상교육관의 후면 >
< 11:38, 영상교육관 옆, 고양누리길 5코스 스탬프 함 >
낭떠러지 위 고즈넉한 토성과 급경사 계단을 번갈아 가며 정상을 향해 간다. 토성을 걸을 때는 집 앞에 있는 올림픽 공원 내 몽촌토성을 산책하는 느낌이다. 산성의 남쪽은 한강, 동남쪽으로는 창릉천이 산성을 돌아 한강으로 유입된다. 산성의 동남쪽과 남쪽 일대는 급경사지로 자연적인 요새지의 지형을 갖추었다. 정상부를 에워싼 내성과 북쪽으로 작은 골짜기로 에워싼 외성의 이중구조다. 정확한 축성연대는 알 수 없으나, 신라시대에 쌓았다고 추정한다. 계단을 오르면 넓은 공터와 함께 충의정 영상교육관이 있다.
< 11:38, 스탬프함에 있는 고양누리길 스탬프 용지 >
< 11:42, 충의정 전망 포인트에서 바라 본 한강 >
< 11:46, 덕양산 정상의 행주대첩비(幸州大捷碑)에서 >
고양누리길 스탬프 함을 보니, 2019년 11월부터 걷기 시작해 전체 14코스를 완주(2020년 1월)하고 완주증서를 받은 기억이 난다. 일행에게 스탬프 찍는 추억을 주려고 함에서 용지를 꺼내 직접 찍어보도록 유도한다. 충의정 영상관에서는 임진왜란과 행주대첩에서의 승리에 대한 영상물을 수시로 상영한다. 충의정 전망 포인트에서 산성을 둘러싼 평야와 한강을 조망하고 정상인 대첩비로 오른다. 대첩비는 임진왜란 당시 권율 도원수가 왜병을 격퇴한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선조 35년 장군의 부하들이 세운 비이다.
< 11:48, 대첩비에서 바라본 대첩비각, 덕양정, 방화대교 >
< 11:50, 아래에서 올려다 본 대첩비각과 대첩비 >
< 11:51, 덕영정(德陽亭)과 정문에서 올라오는 도로와 한강 >
정상에서 조망하니 좌측에는 가양대교, 월드컵경기장, 난지도의 하늘공원 등이, 우측으로는 행주대교, 한강 건너에는 김포공항이 있어 비행기들이 이착륙한다. 대첩비 아래에 최초의 대첩비로 보여 지는 비석을 자연 마모를 방지하기 위해 대첩비각을 지어 그 안에 보호하고 있다. 비문은 행주대첩의 경과와 권율장군의 공덕을 기리는 내용으로, 화강암 재질에 한석봉이 쓴 글씨라고 한다. 그 아래는 한강이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 산 이름을 붙인 덕양정(德陽亭)을 크게 지어 놓았다. 이젠 도로 건너 한강을 향해 내려간다.
< 11:54, 도로를 건너, 진강정(鎭江亭)으로 내려가는 계단 >
< 11:56, SBS방송「식사하셨어요?」드라마 촬영지 홍보판 아랫길로 >
< 11:58, 한강방면(임도 및 강변) 순환로로 내려가는 길 >
분단 반세기만에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한강변 철책선의 오솔길을 가면서 한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길로 내려간다. 계단 아래 오솔길로 내려가면 만나는 진강정(鎭江亭)은 방화대교를 비롯한 한강의 풍경이 잘 보이는 쉼터를 겸한다. 뒤에는 SBS방송「식사하셨어요?」의 촬영지란 홍보입간판이 있다. 행주산성으로 들어오는 쪽문이 있는데, 월요일도 아닌데 문이 잠겨 있어 난감하여 고민하다가 그냥 통과한다. 이정표 표시 따라 행주산성 순환코스로 덕양산(행주산성) 허리를 돌아가는 산책로로 간다.
< 12:00, 행주산성 중턱(덕양산 산허리)을 돌아가는 임도 >
< 12:03, 한강을 옆에 두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임도 >
< 12:09, 임도와 강변(급경사 내리막 데크 계단)의 갈림길에서 >
산성으로 들어오는 쪽문을 벗어나, 우측 산허리를 돌아가는 임도이다. 지금까지는 잘 정비된 성 안을 걸었다 하면, 이제는 성 밖의 임도로 가는데 등산로나 다름없다. 오래전에 평화누리길 완주할 때만 하여도 행주산성 길은 코스에서 빠져 있었는데, 최근에 추가되었는지 고양누리길 리본과 평화누리길 리본이 함께 바람에 휘날린다. 임도와 강변 갈림길이 나오는데, 지금까지는 급경사 데크로 강변까지 내려가는 길이 까마득하게 보여 임도만 택하였다. 이번에는 일행들이 데크 길을 원해, 처음 내려가는 경관을 기대한다.
< 12:11, 강변 수변누리길 데크 산책로 우측으로 걸어 >
< 12:16, 임도보다 급경사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아 >
< 12:23, 수변누리길 표시가 있는 쉼터에서 휴식 후 걷기 >
그동안 강변 데크 길로 가면 어떠할까 궁금했는데, 우연히 일행들이 원해 함께 가다보니 한편으론 다행스럽기도 하다. 강물이 출렁이는 강변까지 내려오니, 산허리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시원스런 풍경이 대조를 이룬다. 산모퉁이를 돌아 갈 때는 길 내기가 어려우면 데크 계단으로 오르내린다. 오히려 임도로 가는 편이 더 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한다. 수변누리길이란 표시가 있는 쉼터 벤치에서 5분여 한강을 바라보며 쉬어 간다. 평일인데도 강변 산책로 따라 따뜻한 봄나들이 겸 운동 나온 주민들이 많이 보인다.
< 12:27, 임도와 강변 데크 길이 합류하는 지점 >
< 12:29, 88 건강 계단 데크 계단 >
< 12:32, 팔각정 초소 전망대 >
산허리 돌아오는 임도가 강변으로 내려와 데크 길을 만나더니, 바로 88 건강 계단 데크 계단이 있다. 88개의 계단을 오르면 건강해 진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붙인 듯하다. 강변으로 오기 때문에 위에 있는 초소 전망대는 지나친 줄 알았는데, 계단을 오르니 그곳에 위치한다. 전에 군인들이 경계를 서던 초소를 말끔히 단장한 팔각초소 전망대(북 카페도 함께)이다. 전망대 좌우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한강을 조망하면서 잠깐 쉬어간다. 미리 와있던 주민에게 부탁하여 일행의 단체 인증 샷도 한강을 배경으로 한 장 남긴다.
< 12:33, 전망대에서 바라 본 한강 조망 안내판 >
< 12:34, 전망대에서 가는 방향의 행주산성역사공원 조망 >
< 12:36, 날머리를 향해 내려가는 길 >
한강 조망 안내판을 보면서 좌측의 방화대교, 중앙 건너편의 올림픽대로, 우측의 신.구 행주대교, 계양산, 개화산 등을 찾아본다. 가는 방향의 바로 아래는 고양누리길 6코스와 평화누리길 4코스가 지나는 행주산성역사공원이 내려다보인다. 공원 한강변 둔치에는 넓은 잔디광장이 길게 뻗어 있어, 가족과 함께 어린이들이 즐겁게 뛰어 놀 수 있다. 자연과 사람이 어울리는 광장으로 인근 행주산성, 행주서원 등 역사적인 장소와 연계하는 유익한 교육공원이다. 한국농어촌공사 행주양수장 정문이 있는 날머리로 내려간다.
< 12:39, 고양누리길 5코스 행주산성 역사누리길 포톤 존 >
< 12:43, 행주산성으로 회귀하는 메타세쿼이아 길 >
< 12:53, 행주산성 주차장 원점회귀(평화누리길 4코스 시작점) >
날머리에는 전에 없던 고양누리길 5코스 행주산성 역사누리길 포톤 존이 설치되었다. 각기 인증 샷을 찍고는 메타세쿼이아 길 따라 가다가, 삼거리에서 좌측은 음식문화거리이고 우측 도로를 이용한다. 저 멀리 행주산성 대첩문이 있는 주차장과 6코스 시작(평화누리길 4코스 공용)대문이 보인다. 넓은 주차장 광장 앞 6코스 대문 앞에서 5코스를 종료한다. 짧은 코스이지만 가는 곳마다 역사를 설명하고, 군 경계지역으로 통제 되었던 오솔길은 걷기 좋았다. 거리가 짧아 여성이나 노약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코스이다.
< 13:01, 아! 이 맛이야 장작철판구이 본점에서 뒤풀이 >
< 13:03, 아! 이 맛이야 철판구이 메뉴 >
< 13:03, 원탁 철판구이가 여러 곳 >
1시간35분(12:53~11:18)동안 트레킹을 마치고, 기대되는 장작 철판 장작구이로 간다. 처음「동네 한바퀴」프로그램을 보고서 찾게 된 음식점은 그동안 여러 사람들과 자주 오는 동안 옆에 별관을 차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며칠 전에는 다른 방송국「서민갑부」프로그램에서 자세하게 소개하는 영상이 나올 정도로 사람들이 찾아 평일인데도 손님이 많아 만원을 이룬다. 흑돼지 삼겹살 2인과 목살 2인을 주문하니, 전에 처럼 김치와 마늘을 듬뿍 넣어 고기와 함께 굽다가, 콩나물과 부추를 넣고 더 구워 마무리한다.
< 13:08, 고기와 김치 그리고 마늘을 넣고 구운 다음 >
< 13:14, 익힌 콩나물과 부추를 듬뿍 넣어 구운 다음 >
< 13:15, 손님 좌석 앞으로 조리된 음식을 삽으로 밀어 줘 >
앉은 좌석 앞으로 조리된 음식을 긴 삽으로 밀어주는 장면도 특이하여 더 맛이 있다. 커다란 철판에 한 두 명이 와도 다른 손님과 합석하면 조리된 음식을 삽으로 밀어주니 환영이다. 막걸리 한잔과 함께 하는 흑돼지 철판구이는 궁합이 환상적이다. 식사는 이 지역이 국수로 소문난 마을이기에 국수를 소량 주문하여 나눠 먹어도 좋다. 오랜만에 나들이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이젠 계절의 변화가 옛날 처럼 즐겁지가 않다. 여행가서 가이드로부터 들은 세계에서 가장 귀한 금 3가지 중 하나라는 지금(外, 황금과 소금)을 오늘과 같이 즐기는 것이 행복인 것 같다.
2023. 3. 16. 행주산성(고양누리길)을 걷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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