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100대 명산과 인기명산을 찾아 열심히 등반하던 때 여수의 영취산 진달래꽃 보러 왔다가 시간이 남아 들리었던 여수 오동도 해상국립공원이다. 이번에는 세월이 흘러 남파랑길(부산오륙도↔남해 땅끝마을)을 걷다 여유시간에 다시 찾는다. 지난번 산행 때에는 홀로 등반하였기에 혼자 오동도를 산책했는데, 이번에는 남파랑길을 아내와 함께 걷고 나서 둘이서 관광한다. 시기적으로 그때는 봄꽃들이 화사하게 피는 계절이었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빨라 아쉬움이 따른다.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는지! 산을 오르던 열정이 이제는 둘레길 걷기로 바뀌어 있다.
< 오동도 열린 관광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6:54, 오동도 해상국립공원 입구 >
< 16:58, 항만과 소노 캄(Sono Calm)여수 >
오동도(梧桐島)의 유래는 멀리서 보면 지형의 생김새가 오동잎처럼 보이고, 옛날에는 오동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어 오동도라 불리었다. 현재는 오동나무는 볼 수 없고, 서식하는 동백(冬柏)이 섬을 붉게 물들여 동백섬이라고도 부르는 여수의 상징이다. 오동나무가 없어진 이유는 고려 공민왕 때 요승 신돈이 봉황이 오동나무 열매를 먹기 위해 오동도에 드나들고 있는데, 이는 왕조에 불길한 징조라 주장하여 모두 베어 버렸다. 오동도 입구의 숙소에 늦게 도착해, 짐을 풀어 놓고서 바로 오동도로 향한다. 안내소 확인하니 입장요금은 무료이고 관람시간은 제한이 없다.
< 17:00, 진입로 서방파제(정문↔서방파제: 768m)를 걸어 >
< 17:03, 진입로 서방파제에서 >
< 17:07, 좌측, 차량진입 차도 및 항만 방파제와 등대 >
입구에 있는 엠블 호텔의 건물은 그대로인데, 이름이 소노 캄(Sono Calm)여수로 바뀌었다. 서방파제(정문↔서방파제: 768m)에 들어서니 바다내음과 확 트인 바다가 가슴을 활짝 펴게 하고 스스로 심호흡을 한다. 약 15분 정도 걷는 방파제 인도에는 여수 미협 작가들이 1개월간 공동작업으로 완성한 벽화들이 인상적이다. 좌측 차도 건너편으로는 항만을 보호하는 방파제 구축물이 설치되어 있고, 양쪽 끝에는 선박을 안내하는 등대가 멋진 풍경으로 다가 온다. 섬 전체를 산책하기로 하고, 이정표 상에 표시된 용굴(450m), 등대(590m) 방향으로 데크 계단을 오른다.
< 17:08, 우측 순환 산책로 입구 계단을 올라 >
< 17:11, 산책로 숲속 사이로 >
< 17:16, 용굴 입구 이정표 >
산책로에는 소나무와 동백이 숲을 이뤘지만 시기적으로 동백꽃을 볼 수 없음이 안타깝다. 오동도에 서식하는 3,000여 그루의 동백은 개화시기인 4월 전후에 섬을 붉게 물들인다. 꽃은 빨간색이며 한 송이씩 잎겨드랑이나 가지 끝에 핀다. 꽃잎은 5~7장이지만 꽃잎의 아래쪽은 서로 감싸고 있으며 꽃받침 잎은 5장이다. 수술은 많고 기둥처럼 동그랗게 모여 있으며 수술대는 흰색, 꽃 밥은 노란색이다. 늦은 시간에 입장하여 어두워지기 전에 산책을 마쳐야 함으로, 바다 쪽에 있는 코스는 생략하기로 한다. 계단으로 내려갔다 올라오는 용굴 구경은 생략하고 통과한다.
< 17:17, 바람골 계곡과 전망대 >
< 17:18, 동백나무 숲속 산책로 >
< 17:19, 시누대(신이대나무) 터널(이정표) >
용굴(龍窟)에는 비가 오면 오동도에 사는 용이 지하통로를 이용하여, 이곳과 통하는 여수시 연등천의 용굴로 가서 빗물을 먹고 온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두 번째 바다가로 내려가는 바람 골은 계곡 사이로 데크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데, 바다바람이 계곡사이로 불어 올라와 시원하다. 세 번째 포인트 물개바위도 오르내려야 하기에 통과해 평지 산책로 따라 간다. 섬 전체에 자생하는 시누대가 터널을 이뤘는데, 오동도의 다른 전설과도 연관이 된다. 한 여인이 도적 때로부터 정절을 지키기 위해 벼랑창파에 몸을 던졌는데, 이후 무덤에 동백꽃과 신우대가 돋아났다고 한다.
< 17:19, 오동도 등대 입구 >
< 17:20, 오동도 등대와 전시실 >
< 17:22, 해돋이 전망지 입구 >
섬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오동도 등대 옆 전시실에는 등대와 바다에 관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전망대 이용시간은 동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다른 기간은 오후 6시)까지로,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1952년 5월에 처음 불을 밝혔던 등대는 철거되고, 2002년 8월에 높이 27m의 백색 8각형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개축하였다. 지난번에 전망대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조망하였더니, 바로 아래로는 오동도 섬의 모습이, 멀리는 돌산대교, 자산공원, 여수신항, 2012엑스포(EXPO)개최장소 등이 조망된다. 등대에서 발길 돌려 해돋이 전망지로 향한다.
< 17:23, 해돋이 전망지에서 바라본 파노라마(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7:24, 해돋이 전망지에서 >
< 17:26, 남근목 형상의 후박나무 >
해돋이 전망지로 가는 네 번째 계단이 포함된 산책로는 신이대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서방파제 출입구 반대편 쪽에 있는 전망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수평선과 하늘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넓은 바다뿐이다. 멀리 수평선에는 외국으로 가는 화물선들이 작게 보인다. 해돋이시간 보다는 일몰시간에 가깝다 보니, 우측 서편에 노을이 지기 시작한다. 전망지를 기준으로 유턴하여 반대편 산책로로 출구인 동방파제 방향으로 간다. 지금까지 산에서 남근석은 수없이 많이 봤지만, 후박나무의 줄기에 생긴 남근목은 관광객들에게 재미있게 하려고 이름을 붙인 듯하다.
< 17:27, 바다로 돌출되어 나온 갯바위 >
< 17:28, 동백꽃으로 피어난 여인의 순정 포토 존 >
< 17:29, 포토 존 옆에 있는 오동도의 전설 >
바다로 돌출되어 나온 넓은 갯바위는 가까이서 보아야 제격인데, 시간이 없다고 순환 산책로에서 보니 계곡처럼 보인다. 동백꽃으로 피어난 여인의 순정이 담겨진 전설의 포토 존과 옆에 있는 오동도의 전설 기념비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은 보이지 않는다. 어두워지기 전이라 관광객이 많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섬 전체 높이가 100m 내외의 완만한 구릉지로 형성되어 있어 산책하는데 불편함은 없다. 이제 총거리 1.290m에 달하는 산책로도 서서히 끝나 출구를 향하여 내려간다. 1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다면, 동백나무 숲을 거닐면서 사색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다.
< 17:29, 출구를 앞둔 동백나무 숲 길 >
< 17:32, 산책로 출구 앞 종합상가 >
< 17:35, 동방파제 등대 산책로 길 >
울창한 동백나무 숲이 끝나는 곳이 산책로 출구로, 좌측에는 광장이 우측에는 종합상가 건물이 위치하고 있다.「코로나-19」영향인지, 아니면 비수기 저녁 무렵이어서인지 상가 분위기가 썰렁하다. 지난번에는 상가까지만 왔었는데, 이번에는 늦었다고 빨리 돌아서인지 아직 어둡기 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다. 상가를 지나 바다 쪽으로 나가니, 멀리서 보았던 등대가 있던 동방파제 길이 산책로로 연결이 되어 있다. 방파제 입구에서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서쪽으로 지는 아름다운 일몰광경을 여러 포즈를 취하면서 핸드폰 사진으로 추억을 담고 있어 동참한다.
< 17:36, 일몰과 동방파제 풍경 파노라마(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7:40, 아름다운 선세트(Sunset)를 배경으로 >
< 17:43, 다른 방향에서 본 일몰 풍경 >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려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사진을 찍다 보니, 어느새 우리부부도 잠시 나이 든 것을 잊고 동화가 된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느끼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은 것 같다. 일몰의 명소가 전국에 많이 산재해 있지만, 우연히 찾은 이곳 오동도 동방파제에서 본 일몰도 멋지다. 언제 보아도 일몰은 일출과 달리 정적(靜的)이어서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등대가 있는 동방파제 끝까지 가보고도 싶지만, 해가 지니 어두워지기 시작하여 걸어왔던 서방파제 방향으로 간다. 지난번 활기찬 물줄기를 높이 뿜어대던 음악분수대는 동절기라 휴식중인 곳으로 간다.
< 17:46, 동백열차 타는 정류장 >
< 17:46, 오동도 영문 포토 존 >
< 17:48, 세계 최초 철갑선인 거북선 전시장 >
선율에 따라 시원스럽고 아름답게 물줄기를 뿜어대던 음악분수(音樂噴水)는 동절기(12월~2월)가 되어 동파관계로 중지되어 볼 수 없어 아쉽다. 다양한 모습의 물줄기에 매료되어 한동안 넋 놓고 보았던 추억이 떠오른다. 너비 45m, 높이 30m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분수대라고 한다. 입구까지 운행하는 동백열차 정류장을 지나니, 세계 최초의 철갑선인 거북선의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 전인 1591년(선조 24년) 이순신은 전라좌수사로 이곳 여수에 부임하여 왜적의 침입에 대비하여 특수전함인 거북선을 만들 것을 착안했다고 한다.
< 17:51, 우측으로 올랐던 산책로 입구로 회귀 >
< 17:54, 서방파제를 다시 걸어 숙소로 >
< 18:05, 입구에 위치한 숙소 오동도 호텔 >
산책로 입구로 원점 회귀하니, 순환 소요시간은 43분(17:08~17:51)으로 서둘러 관광을 마친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는 소노 캄(Sono Calm)여수와 여수 신항을 보면서 서방파제를 걸어 정문으로 돌아와 마감한다. 숙소가 정문 옆에 있어 늦어도 여유 가지고 편안하게 돌아 볼 수 있어 좋았다. 숙소인 오동도 호텔 2층에 있는 정식마을 & 회명가 음식점을 찾아 저녁식사 한다. 지난번 영취산 등반을 마치고는 이곳에서 여수 10미(味)중 하나라는 서대회 무침에 소주 한 잔하자는 동료의 요청을 뿌리치고 오동도 관광에 나섰던 기억이 난다.
< 18:11, 정식마을 & 회명가 음식점 내부 >
< 18:12, 음식점 메뉴 차림표 >
< 18:30, 주문한 특정식 2인분 상차림 >
오래전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음식 메뉴 중에서 서대회 무침이 들어간 특정식 2인분과 여수밤바다 소주를 주문한다. 서대회는 지금이 제철은 아닌 것 같은데, 새콤달콤하고 약간 매운 맛이 있어 소주 안주로는 최고이다. 갈치조림, 간장게장, 양념게장, 꽃게 된장국에 푸짐한 밑반찬이 상을 가득 채운 만찬이다. 여수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이 모두 상에 올라 온 듯 푸짐하고 맛이 있다. 짧은 오동도 관광이었지만, 아내와 함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한 즐거운 산책이 되어 기쁘다. 1박2일의 남파랑길 트레킹의 남은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튿날 무사히 상경하여 늦게 정리한다.
2022. 2. 8. 여수 오동도 해상국립공원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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