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서울 외곽지역 산행

천마산-남양주,호평동버스종점,정상,마석 산행('08.6.12)

leepuco 2009. 4. 18. 20:44

  경춘가도를 늘 다니다 보면 왼편에 우뚝 솟아 있는 천마산(天摩山)을 오르기로 한다. 하루 쉬고 산행을 다시 하는 것이 무리가 되는 것 같다. 남양주시에 자리한 이 산은 높이가 812.4m로 산세가 험하고 봉우리가 높다. 과거 임꺽정이 이곳에 본거지를 두고, 마치고개를 주 무대로 활동하였다 한다.

 

 

 

  팔당 가는 전철의 도농역에서 9시에 옛 직장 동료를 만난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는 듯하여, 만나는 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 역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165번(청량리-호평동) 경기버스에 탑승한다. 버스 종점까지는 30분정도가 소요된다. 호평동 가는 버스는 많지만, 이 버스만이 등산로 가까이 간다.

 

 

  종점이 어느 한 회사의 아파트 신축공사로 인하여 앞당겨져 있다고 한다. 공사장 옆을 통과하여, 천마산 입구까지 10여분 동안 걸어야 한다. 천마산 입구 표시수진사(修進寺) 입구 표시석이 반갑게 맞아 준다. 오전 9시40분에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새소리, 물소리, 신선한공기가 산에 잘 온 것을 느끼게 한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양 옆에 곧게 뻗은 침엽수들이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조금 후에는 멋지게 만들어 놓은 ‘천마산 군립공원’이라는 대문이 숲속에 잘 어울린다. 이어서 상명학원 생활관 입구 간판이 보이기도 한다. 산허리를 돌면서 계속된 포장도로는 이어지지만, 오솔길 등산로로 진입(9시55분)한다.

 


  ‘잣나무 숲’이란 표시와 산림욕 안내판은 심호흡을 하게한다.  넓은 휴식 공간에서 물 한 모금씩 먹으면서 잠시 쉬었다. 전설에 의하면 천마산의 이름은 고려 말 이성계에 의하여 지어졌다. 이곳에 사냥  나왔다가 높고 매우 험준한 산세를 보고 손이 석자만 길었으면,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15분정도 잣나무 숲길을 걷다보면, 다시 포장된 도로가 나온다. 이 도로는 나무 그늘이 전혀 없어 햇볕이 뜨겁기만 하다. 오르다보면 오른편 언덕위에 서울시 학생교육원인 ‘천마의 집’도 보인다. 5분정도의 콘크리트길 오름이지만, 더운 날씨에 그늘이 없어 힘들다. 태양열 발전 알림판과 마이크시설 밑으로 진입한다.

 

 

  다시 찾은 숲속 길은 한동안 더위에 지친 몸을 시원하게 한다. 오르다 보면 ‘오월 산아’라는 시의 입간판과 함께 벤치가 있다. 낭만까지 즐기며 가라한다. 시의 바탕 색깔이 숲속과 같아, 글귀만 앞으로 튀어나와 가슴에 와 닿게 한다. 봄에는 신록이 아름다우며, 여름에는 짙푸른 녹색이 이 산의 특징이라 한다.

 

 

  10분간 휴식을 하고는 또다시 오른다. 헬기장이 나오면서 그 위로 보이는 봉우리가 정상인데 힘들게 느껴짐은 날씨와 충분한 휴식이 없었던 원인인 것 같다. 같이 간 친구가 유머스러운 유행어를 알려준다.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만 앓다가 죽는다)란 말을 하며, 철지난 유행어라 하는데 처음 듣는다. 그만큼 건강하게 살라는 뜻인가 보다.

 

 

  이번에는 ‘인원이 회답에서’란 시를 벤치에 앉아 감상하게 한다. 화면이 눈 덮인 겨울 산야로 시원함을 가져다준다. 이 산은 가을이면 단풍이 그림같이 물들고, 겨울에는 흰 눈으로 덮여 설산을 이루기 때문에 봄, 여름보다 더 아름답다 한다. 험난한 임꺽정 바위를  오르기 위해서 휴식을 취한다.

 

 

  이제는 두 갈래 길이 나와 오른쪽 능선 길은 꺽정 바위를 거쳐 정상으로 가는 길과 왼쪽 길은 들꽃이 많이 자라 자연미가 넘치고 산길 자체가 부드러운 돌핀 샘 길이다, 친구는 임꺽정이 놀던 곳을 보여 주려고 오른쪽 길을 택했는데, 처음부터 험난하게 보인다. 위험 경고판까지 서 있는 것이 약간의 걱정을 하게 한다.

 

 

 

  이제 정 바위를 옆으로 하고 밧줄을 힘껏 당기며 올라간다. 꺽정바위 사이로 동굴과 같이 넓고 길게 파인 곳을 가리켜 친구는 정 졸개들이 놀고 자던 곳이라 한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커다란 바위를 생각했는데, 비탈길을 오르면서 옆으로 스치기만 한다. 좀 아쉽지만 오르면서도 다른 조망을 볼 수는 없다.

 


  바위 위로는 나무로 만든 계단을 한참동안 올라야만, 시야가 트인다. 우선 평내동과 호평동 일대의 아파트 숲이 선명하게 보이며, 한편으로 멀리 오남리 방향은 아파트와 저수지가 아름답게 보인다. 조망을 끝내고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가다보면, 능선이 칼바위로 통행이 안 되는 곳이 있다.

 

 

  밑으로 우회하여 내려갔다 올라와 능선을 조금가면 정상이다. 정상을 알리는 비석이 있다. 정상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20분으로, 오전 안에 정상 도착이다. 정상에서 이정표를 보니 호평동까지 3km이다. 1시간40분 걸렸는데, 날씨가 더워 자주 휴식을 취한 원인이다.

 

 

  정상 한편에는 국기봉이 있는데, 태극기는 게양되지 않았다. 천마산을 보면 산세가 마치 달마대사가 어깨를 쫙 펴고 앉아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웅장하고 차분한 인상을 준다고 하여 열심히 찾아보려 했다. 그러나 햇볕으로 인해 오래 머물 수 없어, 그늘이 지는 바로 밑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서로가 준비한 간식을 서로 내 놓고, 식사를 한다. 오늘의 준비물중 친구가 가지고온 캔 맥주가 단연 으뜸이다. 처음 맥주 마실  때의 그 맛이 나오며, 시원함과 함께 갈증을 해소한다. 이야기 나누다 보니 50분정도가 흘러 12시10분에 하산을 시작한다. 이정표  를 보니, 정상에서 마석 관리사무소 까지도 3km이다.

 

 

  정상으로 가기 전 능선이 막혀 우회 하여 내려왔던, 그 지점까지 거의 다가서 좌측으로 하산한다. 능선을 따라 내려오며 뾰족 봉 과 비석바위 등 을 통과한다. 능선에 큰 바위는 없지만, 작은 바위들이 쉽게 내려갈 수 없도록 한다. 그 때마다 밧줄과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발을 디딜 수 있는 철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능선을 내려오면서는 바위와 돌은 많고 나무가 없다보니, 햇볕에 직접 노출되어 무척이나 덥다. 능선에서 나무계단을 통하여 한참을 내려오니, 깔딱 고개로 ‘깔딱 샘’이 있어 목을 축이도록 하고 있다. 관리사무소를 1km 앞두고는 쉼터 광장이 크게 있다.
 

 

  쉼터에서 내려오니, 파란 다리가 보인다. 줄로 연결된 다리로 건너는데 약간씩 흔들린다. 다리의 설명 문구가 없다. 친구는 별칭 ‘콰이강의 다리’라 하여 웃고만 말았다. 다녀온 등산코스지도가 잘 그려져 있어, 지나온 길을 생각해 보게 한다.

 

 

   천마산 도립공원 대문은 다음에는 이쪽으로 오라 한다. 도착시간은 오후 1시20분으로 총산행시간은 3시간 40분이다. 여름의 더운 날씨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는 코스이다. 가을과 겨울이 더 멋진 산이 될 것 같다. 마석 시내까지 걸어가서 청국장을 하며, 친구의 건강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천마산 등반과 건강공부까지 시켜준 친구한테 감사하다.

 

 


                                       ‘08.  6.  12.  천마산 산행을 하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