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지방 원정 산행

검봉산-강촌,강촌역,강선봉,정상,구곡폭포 산행('08.7.13)

leepuco 2009. 4. 19. 04:39

 

  밤새도록 내리는 장대비로 처음 멀리 가는 원정 산행을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 새벽에 그친다. 오늘의 산행은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와 백양리 경계에 있는 해발 530m의 검봉산(劍鋒山)이다. 기차여행 겸 산행을 동시에 즐기는 코스이다. 옛날부터 강촌은 주위의 경관이 아름다워 많은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제서 경춘선 열차를 처음 타보니, 강촌역이 처음인 것도 당연하며 쑥스러운 일이다. 돌아오는 열차에서의 어느 산우가 히트 친 말 ‘덜 영그럿다(덜 여물다)’가 생각난다. 그렇다면 젊었을 당시에 분명 나는 ‘덜 영그럿던’ 것이 분명한가 보다. 이제서 라도 늦지 않고 갈수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기만 하다.

 

 

 

  7시57분 기차(요금:4,700원, 하루:19편)로 청량리역 2층 대합실에 만난다. 집결시간은 7시40분으로, 새벽부터 준비하는데 기차를 탄다고 하여 그럴까! 기분이 다른 날과 틀리다. 주말에는 차표 구하기가 힘들어 사전예매를 하여야 한다고 한다. 예약된 인원 21명이 도착하여 출발하는데, 두 번째 산행으로 낯설지가 않다. 

 

 

 

  강촌역 도착시간은 9시31분으로 1시간 30분정도의 알맞은 여행 거리이다. 차창너머 북한강과 산이 어우러지는 멋진 풍경이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릴 수가 없다. 기차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찐 계란은 두 산우가 한판씩 삶아와 1인당 기본이 3개씩이다. 박하 향 같은 톡 쏘는 듯한 옛날 사이다 대신 석류 쥬스로 한다. 
 

 

  역시 옛날 생각과 분위기로 평소 즐기지 않던 계란도 맛있다.  석탄 타는 쾌쾌한 냄새와 이동식 판매원이 있었다면 옛날 생각이 더 나련만 아쉽다. 온통 역의 벽에는 젊은이들이 낭만이 담긴 낙서만이 반겨준다. 역에서 내리는 사람들 대부분은 등산복 차림의 장년, 노년층이다. 젊은 층에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일까! 

 

 

 

  역에서 준비를 끝내고 10시경 산행 시작이다. 칼을 세워놓은 것처럼 생겼다고 하여 칼봉 또는 검봉이라고 불리 운다. 차도를 따라 조금 가다보면 상가 록키슈퍼와 풍경밥집 사이 좁은 골목으로 진입한다. 많은 광고에 비하면 조그맣게 검봉산 입구표시가 되어있어, 그냥 지나치기 쉬워 주의를 하여야한다.

 

 

  10분쯤 올라오다 보면 동네길이 끝나자, 그 곳에서 오늘 산행 할 산우간의 인사와 체조로 몸을 풀어본다. 입구가 민둥산이 되다보니, 완전 강한 햇볕과 밤에 비로인한 지열 때문 지치기 시작한다. 몇 해 전 일어난 산불이 원인이라고 하니, 한사람의 부주의가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중간쯤에 ‘강선사’ 사찰을 우측에 두고 통과하게 된다. 이렇게 뜨거운 햇볕아래 출발한 일행은 10시25분경에나 나무숲이 있는 그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이 첫 구간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진한 일행은, 검봉이라는 이름과 같이 가파르기만 한 등산로를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10분 오르고 10분 쉬기를 두 번씩 하고나니, 485m의 강선봉에 11시15분에 도착한다. 중간에 북한강의 멋진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바위가 있었는데, 너무 힘들어 사진 찍는 것을 다음으로 미루다가 기회를 잃었다. 강선봉에서 이불을 펴고는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다음은 정상을 향하여 더 올라가야 하는데, 강선봉에서 급 하강을 한다. 이렇게 힘들게 올라왔는데, 내려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조금만 내려오면 북한강 줄기와 경춘 국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관망대가 나온다. 이후부터는 울창한 숲속의 평탄한 평지와 함께 흙길이 나오니, 누군가가 낭만의 길이라고 한다. 

 

 

    숲속의 산책길을 여유있게 걷다보니, 입구부터 보아오던 고압선 철탑도 지나게 된다. 정오에 정상의 오르막길을 앞에 두고 점심식사를 시작한다. 각자가 몇 가지씩 준비한 반찬은 약속이라도 한 듯 중복되는 것이 없다보니, 진수성찬에 맛도 최고이다. 역시 땀 흘린 뒤의 식사가 맛이 있다는 것을 오늘도 확인할 수 있다.

 

 

 

 

  50분간의 점심시간이 끝나고는 내려온 것과 높이의 차이만큼을 더 올라야 하는데, 식사 후 오르막이라 쉽지가 않다. 30분을 천천히 오르니 정상 530m의 표시석(뒷편 표시석이 진짜)이 고생했다고 반겨준다. 13시20분 두 번째 이불을 편다. 동행한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정상에 서있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15분간 정상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하산을 준비한다. 처음 시작이 힘들었기에 정상에서의 기쁨이 더 큰 것 같다. 산행 게시판에는 코스중 봉화산(486m)이 있어 혼자 걱정을 했었는데, 구곡폭포로 간다니 다행이다. 조선시대 외적의 침입을 알리던 봉수대가 있던 산으로 규모는 작으나 입구의 경관과 편의시설이 좋다한다.

 

 

 

  후미대장의 이야기로는 그곳까지 종주하려면 7시간 정도의 산행이라고 하니, 기우를 했나보다. 하산 길도 흙길로 마냥 걸어보고 싶은 생각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 볼 것 같다. 내려 올 때의 이정표가 더 많은 것은 문배마을 때문일까! 30분정도 내려오니 문배마을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오늘의 뒤풀이와 이동버스가 정해져 있기에 반대편 구곡폭포로 기수를 돌린다. 문배마을은 이야기를 들어보면 2만평 규모의 분지로 되어있다.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하며, 산행 인을 위한 산채비빔밥, 그곳에서 직접 키운 토종닭요리가 특히 맛있다 한다. 독한 막걸리 또한 특산품이라고 하는데, 비싸다고 한다.

 

 

  내려오면서 숲속은 원시림처럼 우거져 있고, 나무들도 그대로 넘어 진체 그대로 방치하여 보존되고 있다. 내려오는 길은 폭이 넓게 정리된 산악자전거(MTB) 코스이다. 그러나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는 사람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코스로 오다가, 폭포를 가는 지름길 등산로를 일부 이용한다. 

 


 

 

 

  14시20분에 도착한 구곡폭포는 47m 높이에서 떨어지는 하얀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밤사이 많은 비로 인하여 폭포의 힘은 강하고, 웅장하고, 물보라는 멀리 서있는 사람까지 옷을 적시게 한다. 특히 겨울철 빙벽은 전국에 알려져, 많은 빙벽 등반인들이 찾는다고 한다. 산우들은 하나같이 동심으로 돌아가 기뻐한다. 
 

 

  우리나라에서 보는 멋진 폭포 중의 하나가 될 것 같다. 물론 일자를 잘 맞추어 오는 것도 복이 아닐 수 없다. 돌아갈 기차시간의 여유도 있었지만, 폭포의 장관과 많은 물이 흐르는 계곡의 아름다움에 1시간을 보낸다. 아직 흐르는 물이 깨끗하지는 안 해도 많은 사람이 족욕을 한다.

 

 

   폭포를 두고 계곡을 개발하여 유원지화 한 관리사무소에서는  입장료를 1600원씩을 받고 있다. 주차장에서 음식점이 제공하는 소형버스로(4km로 10분이내 거리: 걸으면 30분이상) 강촌역 인근 ‘춘천 닭갈비집’에 도착한다. 도착시간 15시30분으로 오늘의 산행 총소요시간은 5시간 30분이다.

 

 

   뒤풀이로 닭갈비와 소주, 맥주는 오늘의 갈증과 피로를 잠시 잊게 한다. 출발시간이 17시46분으로 시간 여유가 있어, 유원지까지 자전거 타기는 음주운전이 되어 포기했다. 청량리로 오는 기차 안은 밖에 보이는 교통체증과는 상관없이 흥겨운 소리로 시끄럽다. 나이 드신 어른들이 못 마땅한 얼굴로 앉았다 일어났다 한다.

 

 

  

  젊은이들의 통기타와 노래 소리가 들릴까 했는데, 오히려 뒤편에서 나이든 사람들의 ‘고향역’ 노래가 합창으로 들려온다. 우리의 음주가무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것은 세월이 가도 여전하다. 청량리역 19시23분 어김없이 도착하여 해산함으로 즐거운 산행도 끝난다. 좋은 산행을 이끌어 준 진행자분들께 감사한다. 

 


   


                                      ‘08.  7.  13.  검봉산 산행을 하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