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하면 떠오르는 것이 심하게 막히는 교통체증, 산과 바다, 유명하다고 하는 곳 찾아보기, 맛있는 향토음식 먹기 등을 연상한다. 그러나 이번 휴가는 어린 손자와 함께하는 가족여행으로 특별하였기에 생각하여 보기로 한다. 두 명의 가족이 불어난 승용차 안은 어떻게 보면 정원초과이다.
모든 가족이 시간을 맞춰 함께 한다는 자체가 즐겁기만 한 것이다. 아침 일찍 서둘러 목적지인 설악산의 한 콘도를 향하여 출발한다. 교통체증을 대비 우회하는 영동고속도로와 동해안 도로를 택하니, 다소 늦은 점심을 속초에서 할 수 있다. 이번휴가는 휴식과 맛있는 음식으로 테마를 잡고, 아이들이 스케줄을 세웠다.
설악산이 내려다보고 있는 속초의 시외버스 터미널 옆 식당을 찾는 것부터가 사전 정보에 의하여 진행된다. 터미널에서 영랑호 방향으로 조금 가다보면 ‘정든 식당(033-631-1287)’이 나온다. 기계가 아닌 손으로 직접 하기 때문에 좀 기다려야 한다. 메뉴는 얼큰하고 매운 장칼국수와 맵지 않은 멸치칼국수가 있다.
숙소인 콘도는 자주 오는 곳이지만, 새로운 가족들과 오기는 처음이다. 울산바위가 지척에 있어 보고만 있어도 대자연과 같이 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뒤, 맛있는 저녁을 위하여 ‘가진 해수욕장’으로 출발한다. 속초에서 30분정도 북쪽으로 가다보면 ‘가진 항’ 입구가 나온다.
입구에서 항구로 가지 말고, 마을 골목길로 들어서면 해수욕장과 ‘부부회집(033-681-0094)’이 나온다. 성게, 해삼 등 각종 회와 국수를 얼음에 동동 띄워 말아먹는 물 회는 기가 막힌다. 이 집만 손님이 많은 것은 자연산만 쓰고, 회가 떨어지면 일찍 문을 닫는다. 물 회 1인분 10,000원, 회(中);70,000원이면 충분하다.
조그마한 ‘가진 해수욕장’의 밤바다를 구경하고는 숙소로 돌아왔다. 콘도에서 주관하는 이벤트가 ‘산 아래 호수 위’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한여름 밤에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가족이 함께 생맥주를 마시면서 밤 가는 줄 모른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이 자체가 행복이 아니겠는가!
이튿날 새벽 손자가 ‘장소가 바뀌어 그럴까?’ 좀처럼 잠을 깊게 못 이룬다. 습관적으로 일찍 일어나니 할 일도 없어, 칭얼거리는 손자를 유모차에 태워 호수가를 산책한다. 어느 사람이 한말이 생각난다. 불교에서의 윤회설(輪回說)에 의하면 전생에 ‘아내는 원수였고, 자식은 빗장이었고, 손자는 연인 이었다고’ 한다.
아들이 다니고 있는 직장의 상사가 삼포해수욕장 길 건너 별장으로 우리가족을 초대한 날로 아침부터 바쁘다. 나에겐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다 함께 속초시내 E마트에서 장을 보고 간다. 부모의 작은 가건물 별장으로 아담하게 꾸며져 있다. 상사 가족은 친구 가족과 함께 있으면서 반갑게 맞아준다.
아들이 상사이다 보니, 우리가족 전체도 상사가 되는 부담스러운 자리인데 편하게 해준다. 잘 가꾸어진 정원 잔디마당 위에는 시원한 간이 풀장이 설치되어 있어, 아이들이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는다. 소나무 숲 근처의 나무 밑 평상에 차려 놓은 점심을 맛있게 먹는다. 주위의 텃밭에서 가꾼 야채라 더 맛있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파라솔 아래에서 간단한 주류와 그곳에서 구입했다는 큰물고기를 구이 해 먹는 맛은 휴가 때에나 느낄 수 있는 맛이다. 휴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는, 우리 가족만 길을 건너 삼포해수욕장으로 가서 바다구경을 하였다. 시간적으로 바다에 들어가기엔 시간이 없어 발길을 돌린다.
즐거운 오후시간을 보낸 뒤 숙소로 돌아오며 저녁을 한다. 돌아오는 7번 도로에서 백촌 들어가는 이정표를 보고 어렵게 찾아가면 ‘백촌 막국수(033-632-5422)’가 나온다. 메뉴는 메밀국수(5,500원) 와 편육(大:13,000원) 두 가지다. 시골 한구석 가정집이지만, 시원한 동치미 육수와 메밀 면발이 잘 어울린다.
셋째 날 새벽도 손자와 함께 하루를 연다. 콘도 내 ‘워터피아’에서 종일 보내기로 하고 오전11시경 입장한다. 입장료가 천차만별 머무는 시간대, 평일과 주말, 일반요금과 투숙객요금 그리고 각종 제휴카드에 따른 할인혜택 등 셈이 좋지 않은 나에게는 혼돈만 가져온다. 일반성인 평일기준 39,000원(주말:46,000원)이다.
아무래도 계산은 여자들이 남자보다 빠르다. 입장해서는 그 안에서 사용할 예상금액을 미리 지불하고 소유한 키에 전자입력 시킨다. 물론 사용하고 남은 금액은 퇴장 시 환불하여 준다. 우선 실외와 실내를 번갈아 다니면서 아이들 위주로 놀이와 수영도 해보고, 각종 이벤트 코스도 다녀본다.
시간대 별로 실시되는 파도타기 풀장이 최대인기를 끌어 큰 혼잡을 이룬다. 젊은 사람과 같이 어울릴 수 없는 자신의 나이가 들어있음을 실감한다. 점심식사도 그곳에서 하고는 각종 실외 온천탕이 준비되어 있는 곳을 전전한다.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이 아닌 따뜻한 온천탕에서 피로를 풀어본다.
당일 입장권이 오전10시에서 오후 5시까지로 그 시간 안에 나와야 추가요금이 없다. 저녁을 위하여 속초 중앙시장으로 간다. 지하 수산물 센터로 내려가 미리 파악된 ‘현대조개’집에서 각종 조개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명주조개, 칼 조개, 대합, 가리비, 바지락 등 다양한 조개를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온다.
미리 준비한 찜용 삼발이에 쪄먹기도 하고, 국물을 내어 건져 까먹는 맛도 일품이다. 조개국물에 라면사리를 넣어 끓여 먹는 맛 또한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을만하다. 거기에 곁 드리는 소주 한잔의 맛은 어느 좋은 음식점에서 비싼 돈을 지불하고 먹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다.
마지막 날만큼은 꼭 구경하기로 한곳을 간다. 다소 늦게 ‘가을 동화’라는 드라마를 감명 깊게 보고는 꼭 가서 ‘갯배’를 타봐야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또한 드라마에서 나오던 은서네(송혜교 분)슈퍼도 인상적이다. 속초에 올 때 이곳 청초호에 몇 번 와서 ‘갯배’를 보기는 하였지만, 무관심하게 지나쳤다.
작은 어촌 마을은 실향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 그 중에 함경도 사람들이 많다보니 그 곳 사투리를 이용해 ‘아바이 마을’이라고 불렀다. 분단으로 인한 실향의 아픔과 억척스러운 삶의 현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갯배는 역시 줄에 의하여 움직이는데, 타보니 밧줄이 아닌 쇠줄로 잡아당기며 당기는 것도 쇠고리이다.
오전 구경을 끝내고 미시령고개 구 길을 따라가다 두부마을 촌에서 ‘김영애 할머니 순두부(033-635-9520)’ 집을 찾았다. 메뉴가 순두부백반(6,000원) 한가지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철두철미 한 정보에 의하고, 산이나 바다에서 보내지 않고도, 편하게 맛있는 음식과 함께할 수 있었다. 설악산의 대청봉은 언제나 올라갈 수 있을까! 생각하며 즐거운 여행을 마친다.
‘06. 7. 29. 설악산 여행 다녀와서.....
'여행 이야기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동진-휘닉스파크 여행 (0) | 2009.06.19 |
---|---|
봉평-대관령,금진항 여행 (0) | 2009.06.19 |
정선-5일장,아우라지,화암동굴 여행 (0) | 2009.06.19 |
온산-장안사,간절곶 여행 (0) | 2009.06.19 |
부산-태종대,해운대 여행 (0) | 2009.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