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수입이 900루피이던 식당 웨이터가 퀴즈쇼에 출연하여 역사상 가장 많은 상금 10억루피를 받게 된다. 아직 녹화 분은 방영되지 않았고, 퀴즈 당첨자는 학교도 안 다니고 신문도 읽지 않은 사람이다. 이를 이용해 퀴즈 진행자들은 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부정을 저지르는 과정부터 소설은 전개된다.
결탁된 경찰은 주인공 ‘람 모하마드 토머스’를 불러 속임수를 썼다는 거짓 자백을 강요한다. 어느 변호사가 자발적으로 나타나 퀴즈 녹화 테이프를 같이 본다. 그의 살아 온 삶과 퀴즈가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확인한다. 대부분 문제는 주인공이 불의를 참지 못하고, 성실하게 일하며,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던 일에서 발생한다.
성당에 버려져 신부님 밑에서 커온 과정, 주정뱅이가 된 우주과학자의 가족과의 관계와 죽음, 앵벌이가 되기 전 탈출, 군 대령집에서의 생활, 기차에서 목돈을 빼앗긴 강도에게 권총을 빼앗아 쏘고 도주, 유명 여배우 집에서의 생활과 죽음, 타지마할 관광지의 안내원, 아들의 죽음(광견병)을 눈앞에 둔 아버지에게 병원비 도움 등.
옛날 젊었을 때 본 ‘도망자’라는 T.V 프로가 어렴풋이 떠오른다. 정의를 보면 참지 못하여 사건은 벌어지고, 끝내는 도망을 다녀야 하는 신세가 거의 흡사하다. 파란 만장의 삶을 살아가며 닥쳐온 위기를 스스로 이겨내는 의지 또한 강하다. 퀴즈를 풀어 나가는 것이 행운이 아니라 하나의 인과응보(因果應報)인 듯싶다.
선행을 할 때마다 그것이 문제화 되어 퀴즈를 맞히기 때문이다. 최종 문제에 가서는 퀴즈의 프로자체가 사기라는 것도 알게 되지만, 주인공은 자신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며 퀴즈 왕이 된다. 에필로그를 보면 주인공은 전액에 가까운 상금을 받아,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모두 성취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인도의 소설 속의 시대적 배경은 우리들이 성장하면서 겪었던 오래전의 모습과 닮아 세계 어느 곳이든 사람이 사는 곳에는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최근에 쏟아져 나오는 부정부패와 불신, 황금만능 주의적 경향은 옛날로 다시 회귀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된다.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시대가 도래 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그 길이 멀게 느껴지는 것이 안타깝다. 꿈을 키우는 젊은이, 부정부패를 일삼고 있는 기성세대,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한번 씩 읽어야 될 책인 것 같다. 영화로도 절찬상영중이라 하니 시간을 한번 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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