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 있는 상암동 하늘공원과 월드컵 경기장을 가족과 함께 가본다. 다니던 직장이 처음에는 근처에 있어, 늘 가까이에서 보아오던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뿌연 먼지와 냄새로 지나가기가 어려웠던 곳이 공원으로 변신하여,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되었다. 소문을 듣고, 다소 늦게 공원을 찾는다.
대중교통수단인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어 누구나 오기 쉬운 시민공원이 되었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나오니, 이름이 다른 공원 이정표가 어리둥절하게 한다. 경기장 주위에는 몇 개의 공원이 더 조성되어 있다. 매립지 모습이 뒷동산이 되었고, 오랜 세월이 흘러 이렇게 초지와 숲을 이룬 공원이 되었다는 것이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입구에 오니 데크 계단이 지그재그 형식으로 모양을 내면서 갈 길을 막는다. 유모차가 있어 우회하여 차도로 오르는데, 경사가 있어 쉽지는 않다. 아직도 쓰레기 매립으로 인한 가스가 발생하고 있어, 커다란 가스관이 지나가고 있다. 이 가스를 모아 전기를 일으켜 공원 자체 내 소요전기에 충당한다고 하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차도로 오르다보니, 계단위로 오르던 정점이 어딘지 궁금해진다. 내려가는 길에서 우측 방향으로 올라서서 가보니, 시야가 확 트이는 것이 야산에 올라온 듯하다. 바로 밑에 월드컵 경기장이 보이면서, 주위에 있는 아파트 단지가 여기가 도시임을 알려주고 있다. 오르면서 거칠어진 숨결을 고르고, 공원 산책길로 들어선다.
하늘공원임을 알리는 표시석이 잘 정리된 화단위에서 반갑게 맞이한다. 지나칠 때는 조그마한 동산이었는데, 한때는 섬이라 불리었던 것처럼 넓기만 하다. 옆에는 이 공원(19만㎡)보다 넓은 노을공원(34만㎡)이 퍼블릭 골프장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소풍 온 유아들이 자리를 잡고 즐겁게 노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내년쯤이면 손자도 저 대열에 끼어 원적을 다닐 생각을 해보니 세월이 빠르다. 분지 형식의 광활한 초지 위에 여러 길이 있어 어느 곳을 먼저가야 할지 머뭇거리게 한다. 우선 소문대로 가을을 느끼기 위하여 억새풀 사이 길로 접어드니, 억새의 키에 완전 파묻히게 된다. 한층 자연 속에 동화되어 작아진 듯한 느낌이다.
시민들이 자연 속에 푹 빠지게 만들고 있는 억새풀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쓰레기 매립으로 척박한 토지위에 크게 네 개 구역으로 나누어 각종 식물들을 구분하여 심어 놓았다. 억새의 흔들림에 뒤지지 않으려는 듯, 가끔 눈에 띄는 코스모스의 모습이 가을의 전령사임을 외롭게 자랑하고 있다.
공원의 자체 전력공급을 위한 바람개비의 모습이 억새와 같이 하늘 높이 서있다. 이러한 풍력발전기가 이공원에 5개나 있어, 자체 뿜어져 나오는 가스와 함께 자체 동력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규모는 일반적인 것보다 작아, 발전량이 많지 않아 보인다. 많은 시민들이 이 공원을 찾아, 줄을 지어 다니고 있는 곳은 억새 길이다. 가을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 행렬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억새와 갈대를 구분하기 어려웠는데, 입간판의 설명도 를 보니 쉽게 이해가 된다. 간단하게 틀린 점은 줄기가 비었느냐? 차 있느냐? 이고, 같은 점은 조상이 벼라는 것이다. 장소를 옮기어 한강이 보이는 곳에 갔더니, 요트들이 한가롭게 떠 있는 것이 이국적인 멋을 낸다. 어느 곳에서 쉬었다가 음료수라도 한잔하고 싶은데, 마땅한 자리가 없다.
마지막으로 나오려고 하니, 길거리 전시장이 눈길을 끌면서 쉬어가라 한다. 또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여러 가지의 조형물이 발길을 붙잡는다. 이렇게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데, 결코 먼 곳에서만 찾을게 아니다. 마지막으로 가까운 곳에 있는 월드컵 경기장을 늦게나마 찾아 그분위기를 기억해 보기로 한다.
2002년 월드컵 경기 때에는 인천 문학경기장을 한번 가보기는 했지만, 상암 경기장은 처음이다. 관중석은 66,800석으로 대규모 인원이 입장하는데, 전용구장으로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들리는 듯하다. 그라운드는 녹색의 물결로 그 자체만 보고 있어도 마음의 평화를 가져온다. 비록 게임이 국내 프로축구 경기이기는 하지만, 전용구장의 특성 때문인지 현장감이 있다.
난생처음 아이들이 사전 예약을 해서 귀빈석(Sky Lounge)에서 관람을 한다. 입장료는 얼마인지 모르겠으나, 경기를 관전하는 동안 경양식과 간단한 주류와 음료가 제공되어 한층 분위기를 고조시켜 준다. 주로 개인보다는 그룹이 이용하는 비즈니스 룸 이라고 한다. 경기장 상단에서 경기를 관전하며, 제공 되어진 와인과 함께 브라보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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